30억원씩 출자 올해 상반기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키로
5년간 1조 투자 원천기술 확보
3년 뒤처진 기술 단기간 추격
현실성 부족 전시행정 지적도
지능정보기술연구소 설립키로
5년간 1조 투자 원천기술 확보
3년 뒤처진 기술 단기간 추격
현실성 부족 전시행정 지적도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
삼성, 현대차, LG, SK, KT, 네이버 등 6개 대기업이 공동 출자하는 민간 인공지능 연구소가 정부 주도로 설립된다. 정부는 연구소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분야에 앞으로 5년간 1조원을 투자,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구글·IBM 등 해외 기업에 비해 3년 이상 뒤처진 인공지능 기술을 단기간에 따라잡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하지만 또다시 기업 팔을 비틀어 전시행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17일 청와대에서 인공지능 발전 방안을 담은 '지능정보산업 발전 전략'을 박근혜 대통령에 보고했다.
미래부는 앞으로 인공지능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기술을 결합한 지능정보기술이 다가올 제4차 산업혁명 시기의 핵심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단기 집중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인공지능 관련 산업은 오는 2019년 37조원을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미래부는 우선 국내 6개 대기업과 함께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이르면 상반기 설립키로 했다. 연구소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KT, SK텔레콤, 네이버 등 6개 기업이 각각 30억원씩 출자하는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된다. 정부는 인공지능 연구개발 사업을 이곳에 제안하고 연구비를 지원할 뿐 직접 운영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독일의 인공지능연구소(DKFI) 방식을 벤치마크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능정보기술연구소는 6개 기업 출신이 아니라 학계·연구계의 최고 전문가 50여명으로 구성되며, 기업이 독자적으로 연구하기 어려운 인공지능 기초 기술 위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연구 성과물은 6개 대기업이 '특허풀'(공동특허) 형태로 나눠 갖되, 원하는 중소·벤처 기업에 개방할 계획이라고 미래부는 밝혔다. 연구소 부지는 경기도 판교가 유력하다.
미래부는 앞으로 5년간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연구소가 추진할 언어, 시각, 공간, 감성, 요약·창작 등의 기초 인공지능 기술개발 분야에 우선 3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기존에 추진해온 뇌과학, 신경망칩(뉴트로칩), 산업수학 등 인공지능 관련 연구개발 예산을 인공지능 기술개발 예산으로 묶고, 기획재정부로부터 추가로 예산을 지원받아 연간 2000억원,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는 게 미래부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정부 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앞으로 5년간 투자한다는 1조원은 대부분 미래부가 기존 ICT·과학 분야에서 추진하던 R&D 예산이 대부분으로, 투자액을 부풀렸다는 지적이다.
민간기업 중심의 연구소 역시 성과가 불투명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09년 삼성전자, 현대차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공동연구를 추진했지만 큰 성과 없이 끝났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참여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번 6개 대기업 공동 참여 연구소도 서로 이해가 달라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전시행정으로 끝날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ICT 분야에서 3년 차이는 300년 차이와도 같다"며 "정보통신부가 해체되지 않았다면 AI에 대한 준비를 했을 것이다. ICT분야의 5년 공백이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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