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모듈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 개선 … 한화·OCI 등 실적 대폭 개선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ESS 등 내년 고성장 기대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ESS 등 내년 고성장 기대
■ 2015 되돌아 본 산업계
(8)태양광
2013년 이후 구조조정의 혹한기를 거친 국내 태양광 업계는 올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꾸준한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에 주요 제조업체의 자구노력으로 점차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던 한화큐셀은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 3분기에는 전 분기보다 40배나 늘어난 4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빠른 실적개선을 이어갔다. OCI 역시 폴리실리콘을 포함한 베이직케미칼 부문의 누적 영업적자 31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980억원)보다 적자 폭을 3분의 1 이하로 줄였다. 3분기 공장 가동 중단과 폴리실리콘 가격의 내림세 등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만 나아지면 충분히 흑자 전환이 가능한 숫자다.
태양광 발전 설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데다 셀·모듈 등 주요 부품의 구조조정이 이 같은 실적 개선의 주 요인이다. 세계 태양광 설치 규모는 용량 기준으로 올해부터 5년 동안 연평균 10% 수준의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200개가 넘었던 중국 모듈회사들은 올해 약 80개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시장의 성장세를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열린 파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이후 미국과 중국 등 121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태양광 연합'을 결성해 1조달러(약 1161조원) 규모의 국제 기금을 만들기로 했고,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줄이기 정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주요 지표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태양광 모듈 수급은 수요가 55.5GW, 공급이 557GW로 공급과잉 상황이 한층 개선할 전망이다. 이미 셀과 모듈 가격은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고순도(9N+) 폴리실리콘 가격은 최근 올해 들어 가장 낮은 1㎏당 13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바닥을 찍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태양광 발전과 전력저장장치(ESS) 연계 시장의 확대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에너지저장협회(ES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는 2019년 ESS 연간 설치 규모가 858㎿로 2014년에 비해 13배, 올해보다 4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늘고 있는 데 비해 발전량과 발전 시점이 불규칙한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ESS로 시간대별 전력 공급량을 일정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는 과거 증설경쟁에 나섰다가 공급 과잉으로 고전한 적이 있는 만큼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하고 있다. 아직 미국 등의 구체적인 정책 변화가 없고, 일본과 미국이 내년 말 이후로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지원금 규모를 줄이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새로운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나 세계 각국의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정치가 나오지 않아 시장에서도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35년 전체 발전용 에너지원 중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가장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이면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 규모가 1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박정일기자 comja77@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