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제면기술 차별화… 라면 시장 트렌드 주도
CJ는 쌀·고추 등 부가가치 높은 종자 사업 진출
SPC, 프랑스 진출로 'K-푸드' 확산 교두보 마련
CJ는 쌀·고추 등 부가가치 높은 종자 사업 진출
SPC, 프랑스 진출로 'K-푸드' 확산 교두보 마련
■ 2015 되돌아 본 식품ㆍ외식업계
올 한해 식품·외식업계는 과감한 R&D 투자와 상품 혁신, 글로벌화로 신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히 힘썼다.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대표 제품에 대한 리뉴얼과 신제품 개발은 물론 해외 시장과 신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을 발빠르게 실행에 옮겼다. 외식업계는 해외 시장 공략 속도를 내고 K푸드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특히 창립 반세기를 넘긴 굴지의 식품기업들이 소비자의 욕구와 트렌드에 맞춘 과감한 시도를 해 주목을 받았다.
◇소비자 만족 목표…과감한 제품 혁신=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라면 강자' 농심은 주력 제품 라면에 대한 일대 변신을 시도했다.
"스프로 맛을 차별화해 시장을 선도한 농심의 미래 반세기는 제면 기술이 이끌어갈 것"이라는 신춘호 농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면발 혁신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혁신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은 '우육탕면'으로, 국내에서 가장 굵은 면발인 너구리보다 굵은 3㎜ 납작면을 선보였다. 출시 2개월만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시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자 오뚜기, 팔도 등도 굵은면 시장에 합류했다. 농심의 시도로 국내 라면 시장에 굵은 면 시장이 열린 것이다. 농심은 이에 멈추지 않고 굵은 면에 다시마를 가미한 '짜왕'을, 이어 면 단면에 홈을 판 '굴곡면'을 적용한 '맛짬뽕'을 통해 국내 최초로 선보이면서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내년 60주년을 앞둔 오리온은 과대 포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불식시키기 위해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감행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에도 불구하고 신뢰 확보가 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포카칩, 초코파이 등 8개 제품의 가격을 올리지 않고 내용물의 중량을 늘렸다. 아울러 21개 제품은 포장재를 축소, '질소 과자'라는 오명을 벗는 데 앞장섰다. 또 지난 3월부터는 연간 약 88t의 포장재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환경친화적 포장재 개선작업도 병행했다.
◇현재보다 미래에 투자=국내 식품업계의 최강자 CJ제일제당은 미래 먹거리로 종자에 주목, 올해 3월 종자 관련 법인 CJ브리딩을 설립했다. 쌀, 고추, 배추, 콩 등 부가가치가 높은 우수 종자를 연구·개발해 우수 식품을 만들고 나아가 종자 독립국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제일제당은 토종 종자 개발을 통해 현재 500억달러 규모인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 환갑을 맞이하는 대상은 IMF 외환위기로 접었던 라이신 사업을 올해 재개했다. 최근 화학제조업체 백광산업으로부터 1207억원에 라이신 사업 부문을 인수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초로 라이신을 개발했지만 도중에 사업을 접었던 아픈 경험을 딛고 시장에 다시 진입, 오랜 경쟁자이자 업계 1위를 달리는 CJ제일제당과 55년 만에 경쟁을 벌이게 됐다. 대상은 라이신 사업 인수로 2017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서 K-푸드 확산=창립 70주년을 맞은 해방둥이 기업 SPC그룹은 해외 시장 중에서도 특히 빵의 본산인 프랑스에서 맹활약했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6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회사가 프랑스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한국식 빵의 우수성을 알리고 나아가 유럽 시장까지 뻗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지난해 파리 1호점을 냈을 당시 만 해도 '빵의 본산에 한국 빵집을 열었다'는 상징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SPC그룹은 파리 오페라 지역에 올해 2호점을 열고 유럽 진출의 든든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1호점인 샤틀레르점 매출은 국내 매장 평균의 3배 이상에 달한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단팥빵을 프랑스식으로 재해석한 '코팡'을 출시해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코팡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아 올랑드 대통령과의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양국 협력의 모델로 삼자며 언급해 유명해지기도 했다. SPC그룹은 미국에서도 가맹사업을 시작해 2030년까지 총 매장 수를 1만2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SPC그룹 한 관계자는 "파리바게뜨의 해외 진출은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K-푸드 확산의 시발점이 될 것이며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 무대에서 일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