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 예상액 460억달러
34% 급락…2008년래 '최저'
총 50만가구 분양 50% 급증
내년 공급과잉 등 시장 불안
34% 급락…2008년래 '최저'
총 50만가구 분양 50% 급증
내년 공급과잉 등 시장 불안
■ 2015 되돌아 본 건설ㆍ부동산
올해 건설업계는 해외 수주에 울고 아파트 분양으로 웃은 한 해였다. 건설업계는 이슬람국가(IS) 사태와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중동발 해외건설 발주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작년 실적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다행히 국내 부동산시장은 회복세를 맞아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분양물량을 쏟아내며 고분양가, 공급과잉 논란까지 나왔다. 이 가운데 14일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방안을 발표, 부동산시장의 둔화가 유력해 내년 업계의 사업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해외건설 2008년 이후 가장 부진= 올초 업계의 해외건설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었다. 국토교통부는 해외건설 진출 50주년과 누적수주 7000억달러 달성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 그러나 IS사태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상황은 급반전됐다. 1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는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대대적으로 늘리며 3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쳤고, 오일머니로 재정을 충당하는 중동국가들은 예정했던 대형 프로젝트들을 잇따라 취소 또는 연기했다. 이에 따라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에서 50% 이상을 차지했던 효자 시장인 중동은 걱정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해 업계가 거둔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660억달러. 이 가운데 중동에서 거둔 실적은 312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15일 현재 해외 수주액은 438억달러로 33.6%나 감소했고, 중동은 절반 수준인 149억달러에 그쳤다. 중동을 비롯해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에서의 수주액도 작년 수준에 미치지 못 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해외수주 예상액은 460억달러로 지난 2008년(476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해외건설 시장도 낙관하기 힘들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중동과 중남미 국가들은 긴축재정이 불가피해 토목·인프라·플랜트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기업의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해외건설 개척자금을 지원하거나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를 통한 금융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중동지역 담당자인 김종국 지역2실장은 "올해 수주도 과거와 비교하면 그리 나쁜 건 아니며, 최근 4∼5년간 해외건설 수주가 매우 좋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내년도 국제유가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고 대형 프로젝트 발주도 없어 중동을 대체할 아프리카 등 다른 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며 "국제 상황으로 인해 시장이 4∼5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인 만큼 기업들은 사업 수익성 관리 등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시장 호황, 내년 시장은 불투명= 해외와 대조적으로 국내 분양시장은 2000년 이후 가장 큰 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분양 아파트는 약 50만가구로, 작년(34만가구)보다 50% 이상 증가한 규모이며, 2000년 이후 최대 공급 물량에 해당한다.
특히 올해 분양시장은 정부의 청약제도 간소화, 저금리 기조, 전세난 등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여건이 회복되면서 신규 주택 수요가 살아나면서 업체들이 분양물량을 대거 쏟아냈다. 일부 건설사는 내년에 계획한 공급물량까지 앞당겨 분양할 정도였다. 그러나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과잉과 고분양가 우려가 나왔다.
올해 수도권에서 공급한 아파트는 29만가구로 작년보다 140% 증가한 수준이다. 서울은 67% 증가한 5만600가구, 경기는 158% 증가한 21만4000가구가 시장에 나왔다. 지방은 작년 수준과 비슷한 22만가구에 그쳤다. 이 가운데 3분기 기준 전국 분양 아파트의 계약률은 87.7%로 2분기(92.2%)보다 4.2%포인트 떨어졌다. 10가구 가운데 최소 1.2가구는 미분양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 강남 재건축단지 아파트의 일반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을 돌파하는 등 고분양가 논란에도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14일 내년 2월부터 수도권, 5월부터 지방의 은행 주택담보대출 시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가계부채 대책이 발표됐다. 앞으로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시 대출심사 원칙을 담보 위주에서 대출자의 채무상환능력으로 변경하고 변동금리 대신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 또 거치기간도 1년 이내로 크게 줄여 원금과 이자를 대출 초기부터 함께 상환해야 해 신규 주택 구입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여 내년 주택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올해는 저금리, 전세난, 매매전환 수요, 정부의 유동성 지원 등으로 작년보다 주택 거래량 가격이 좋았다"고 총평하고 "내년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인해 올해보다 수요 심리는 둔화되고 거래량과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대출규제, 여신심사 강화 등이 시장을 어느 정도 위축시킬지는 1분기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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