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자금 투입 등 활성화
현실성 고려 부품인증제기준 재검토도
현실성 고려 부품인증제기준 재검토도
■ 자동차 튜닝
자동차 튜닝이 핫이슈로 떠오른 계기는 지난해 대통령 주재의 규제개혁 회의에서 푸드트럭 개조가 규제에 막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부터다. 이후 관련 부처가 서둘러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있어 현재 푸드트럭을 포함해 차량 개조 규제는 대폭 완화돼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정부는 지난해 자동차튜닝산업을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와 연계해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정부는 관련법을 개정해 자동차 튜닝을 둘러싼 규제를 풀고 관련 기술개발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올 초 튜닝부품인증제도 도입했다. 지난 6월에는 산업부가 튜닝산업활성화를 위한 R&D자금 198억 원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현재 연간 약 7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튜닝산업 규모를 2020년까지 4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자동차 튜닝산업은 외국에서는 어엿한 산업 갈래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은 튜닝산업 규모가 35조 원, 일본은 14조 원에 이른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에 비추어 국내 튜닝 산업은 그동안 불모지에 가까웠다.
◇ 관련 규제 완화되며 튜닝카 관심 급상승 =그동안 국내 튜닝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데는 여려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가 제도적 장벽이다. 도로교통법, 자동차관리법 등 각종 관련법이 안전을 구실로 자동차 개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다음으로는 경제적 이유다. 해외 사례로 볼 때 보통 자동차 튜닝이 고개를 들고 활성화되는 데는 캠핑 등 아웃도어 스포츠의 붐과 맥을 같이한다. 대략 국민소득이 2만 5000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넘어가는 시기다. 이런 조건이 충족된 게 최근 3년 내외다. 여기에 튜닝에 대한 좋지 못한 시각이 작용했다. 소음을 내며 지나가는 튜닝 차량은 혐오의 대상이었다.
이제 튜닝에 대한 시각은 놀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일 년에도 서너 번씩 대형 튜닝카 전시회가 개최되고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한 콘퍼런스가 열린다. 무엇보다 푸드트럭으로 대표되는 실용적인 튜닝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캠핑 열풍을 타고 나만의 캠핑카와 캐러밴을 원하는 사람들이 튜닝업체를 찾는다.
이런 흐름을 타고 정부까지 나서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초 킨텍스에서 열리는 '오토모티브위크'의 튜닝카 경진대회를 지원한다. 튜닝시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튜닝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국토부는 튜닝부품인증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인증 기준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일부 기준이 지나치게 현실과 동떨어져 있거나 비용이 많이 든다는 지적 때문이다. 올 초 튜닝부품인증제가 시행됐으나 인증 부품은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현재 등화장치를 비롯해 휠, 소음기, 에어필터, 오일필터 등 다섯 가지로 국한된 인증 대상 품목도 넓히는 것을 고려 중이다.
정부가 튜닝산업 육성에 관심을 보이자 각 지자체들도 튜닝산업 관련 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튜닝산업단지를 기획하는 등 적극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는 레이싱카와 관련한 정비와 디자인 산업을, 대구시는 튜닝전문지원센터를 계획하는 등 튜닝산업의 메카가 되기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인천과 경기도, 충북, 전남도 저마다 튜닝산업과 연고를 들어 자동차 튜닝 붐에 편승하려 하고 있다.
◇부품인증제 이어 튜닝 전문인력 양성 시급= 정부와 각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튜닝산업 육성을 말하고 있지만, 정작 튜닝산업을 키우려면 마땅한 인력이 공급돼야 한다. 현재 인력양성은 뒷전인 양상이다. 튜닝은 자동차 정비창에서 그저 두드리고 깎고 맞춰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의 제1 미덕인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고도의 기술적 디자인적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해외의 경우 튜닝전문 학과가 개설돼 있는 등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배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튜닝협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문튜닝인력은 1만 2000명, 용품 액세서리는 18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대부분 범용 인력이고 전문적인 튜닝을 배운 인력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부의 튜닝산업 육성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인력 양성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튜닝 차량의 안전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인력이 책임감을 갖고 자기 브랜드로 튜닝카를 제작하는 환경이 자리 잡아야 한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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