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전통에 개별 여행객 타깃 서비스 차별화
명동 → 신세계 → 남대문 → 남산 '관광 올레길' 구축
남대문시장 활성화 기대… 주차장 확보도 안정적
명동 → 신세계 → 남대문 → 남산 '관광 올레길' 구축
남대문시장 활성화 기대… 주차장 확보도 안정적
■ 서울 면세점 누구 품으로
(4) 신세계DF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의 숙원이기도 한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국내 1호 백화점인 명동 본관(명품관)을 통째로 면세점으로 전환하는 '묘수'를 내놨다. 이를 위해 일찌감치 면세독립법인인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하고 면세점 운영 전문가들도 영입했다. 신세계의 전략은 세가지로 축약된다. 수요가 있는 곳(명동)에, 개별 관광객을 겨냥해 프리미엄으로 승부하고, 남대문 상권까지 살리겠다는 것. 여기에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쟁탈전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주차난 해결 전략도 마련했다.
◇입지의 기본은 관광객이 있는 곳=신세계의 면세점 사업 원칙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넘치고 이를 수용할 면세 공급이 부족한 지역, 바로 명동에 추가로 들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그룹 '업의 모태'이자 1930년 세워진 국내 1호 백화점 건물 전체를 면세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최근 외국자본 850억원을 유치해 되찾은 SC은행 건물을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두 곳을 합치면 면적 1만8180㎡(5500평) 규모 초대형 면세점이 완성된다. 화려한 근대건축물의 모습을 갖춘 두 개 건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국내에서 접할 수 없었던 차별화된 면세점 모델을 체험케 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개별 관광객 겨냥 프리미엄 면세점=신세계는 최근 관광산업이 개별관광 쪽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면세점도 이들을 겨냥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3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단체여행(27.7%)보다 개별여행 비중(66.2%)이 더 높다. 신세계 시내 면세점은 개별 관광객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 데스크, VIP룸 등을 조성해 품격 있는 면세점으로 만들고 상업사박물관, 한류문화전시관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갤러리 컨셉트로 설계해 세계적 예술가들의 작품도 전시하는 등 차별화된 가치를 선보일 계획이다. 개별 여행객들이 남산이나 명동에 들렀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면세점이 마련되면 쇼핑 만족도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대문시장 연계 관광 인프라 개발=신세계는 국내 1호 전통시장인 남대문시장의 상권을 활성화해 명동-신세계면세점-남대문시장-남산으로 이어지는 '관광 올레길'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남대문 시장은 국내 대표 전통시장이지만 인근 지역인 명동상권에 비해 고객수 감소로 침체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에서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인 명동은 최근 5년간 방문율이 10.3%p 높아졌으나, 남대문 시장은 오히려 16.4%p 떨어져 '관광특구'의 의미가 퇴색한 상황.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면 명동상권과 남대문시장의 브리지 역할을 해 관광객이 늘고 남대문시장의 부활로 이어질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는 특히 마케팅, 상품 개발, 매장 운영 등 오랫동안 축적해온 유통 노하우를 시장 상인들에게 제공하고, 전통문화 퍼레이드 등 정기 행사를 마련하는 한편 관광 가이드 전담인력을 배치해 남대문 시장을 알릴 계획이다.
◇주차장 확보에도 만전=신세계는 명동 신세계면세점을 통해 기존 면세점으로 쏠리던 관광객 차량이 분산돼 오히려 소공동, 남대문로, 을지로의 도심 교통체증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신세계면세점을 찾는 관광객 차량을 수용하기 위해 면세점 건물을 포함해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외부 주차장을 임대해 80여 대 관광버스를 주차할 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 주차장이 마련되면 하루에 6회전을 통해 500여 대의 차량을 수용하게 된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상권은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줄을 서서 쇼핑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며 "이 같은 핵심상권에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 및 내수경기 활성화와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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