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남 등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 … 기술 개발 추진
쿠웨이트 · 사우디 등 중동서 건물에너지 분야 MOU 체결
몽골에 시험인증기관 모델 전수·중국에 독자 시험실 구축
한국 기술 현지화·특화 서비스… 세계 시험인증시장 우뚝
쿠웨이트 · 사우디 등 중동서 건물에너지 분야 MOU 체결
몽골에 시험인증기관 모델 전수·중국에 독자 시험실 구축
한국 기술 현지화·특화 서비스… 세계 시험인증시장 우뚝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원장 송재빈)이 시험인증을 넘어 기술개발 선도와 해외 시험인증 시장 진출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KCL의 최근 행보는 세계 시험인증 시장에서 변방에 불과했던 우리 시험인증 업계에 본보기가 되고 있다. KCL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인 국가기술표준원의 유관 특수법인으로서 건축·생활·환경·에너지 분야 제품과 기술의 시험, 인증을 담당하고 있다. 2010년 7월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과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통합돼 출범했다. 역사가 50년에 가까운 오랜 시험인증 노하우를 갖고 있다.
KCL은 2013년부터 정부의 창의혁신 경제 창출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산업을 선도하고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특히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순방 시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해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 중동권 국가 시험인증 인프라 구축과 관련 기술 수출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몽골에 한국형 시험인증기관 모델을 전수하고 지난달에는 중국에 독자 시험실을 구축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진출과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해외 진출 역량을 갖추기 위해 국내에서는 충북과 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한 에너지효율 기술 개발과 플랜트·기계 시험인증 사업을 추진하는 등 창조경제의 전후방 사업 지원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시험인증산업은 지난해 산업부가 육성계획을 발표하는 등 기술 발전과 새로운 분야의 대두, 환경 및 생활안전에 대한 규제강화 추세로 성장성이 매우 밝은 분야로 꼽힌다. 국표원은 시험인증 시장을 적극 육성할 경우 2017년까지 매년 12%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해 서비스시장이 6조 원, 인하우스 시장 포함 13.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력을 확보하면 한해 2500억 달러에 달하는 해외 거대 시장을 노릴 수 있다.
◇시험인증 모델과 냉방에너지 효율기술로 중동 시장 진출
KCL은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4개국 순방 시 사우디아라비이와 쿠웨이트를 방문해 시험인증 모델 전수와 에너지 효율 공동연구 등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쿠웨이트 KISR(Kuwait Institute for Scientific Research)과 건물에너지효율 성능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건설재료 R&D 및 건물에너지효율 성능평가 인프라 구축을 협력키로 했다.
중동권 국가의 경우 전체 에너지 사용의 20% 이상이 건물 냉방에 소비되고 있어, 에너지 절감 관련 R&D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과 KCL은 중동권 국가에 건물에너지효율 평가인증 및 인프라를 소개하는 노력을 지속했고 그 결과 쿠웨이트 KISR과 '건설재료 R&D 및 건물에너지효율 성능평가 인프라 구축'에 관한 MOU를 체결하게 됐다.
KCL은 쿠웨이트 KISR과의 업무협력을 통해 건설재료, 건물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패시브하우스, 제로에너지하우스 기술의 공동연구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동을 중심으로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기술력을 알리고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관련 국내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기여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MOU 후속조치로 KCL은 세부적인 실행계획서를 작성해 KISR에 제시하기로 했다. KISR도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해 구체적인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지난해 사우디표준청(SASO)과 455만 달러 규모의 건물에너지효율 평가인증을 위한 장비구축과 기술교육, 운영컨설팅 계약을 마쳤고 현재 가동 중이다. 현재 사우디에 구축 중인 건물에너지효율 성능평가 분야 이외에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시스템(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제로에너지하우스 등 신재생에너지 시험평가 기반 구축과 기술협력 분야 등으로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KCL는 사우디를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내 시험·인증 시스템을 중동 지역에 수출하는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동의 사막형 기후 조건에 적합한 태양광 및 제로에너지하우스 소재부품 등 관련 기업의 R&D 협력을 위한 창구로서도 활용할 계획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연계 사업으로 창조경제 선도
KCL은 지난 8일 충북혁신도시 내에 '제로에너지건물' 실현을 위한 진천 건물에너지기술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KCL 건물에너지기술센터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동연구기반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제로에너지건물에서 중요한 냉·난방 에너지사용량 최소화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KCL은 폐열회수환기설비, 냉난방 공조설비 등의 성능시험과 도시 건축물의 핵심적인 신재생에너지 생산수단인 BIPV에 대한 평가 설비를 센터에 통합 구축했다.
제로에너지건물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고갈에 영향을 받지 않은 미래형 재생에너지 기술의 하나로 세계 각국에서 집중투자하고 있는 분야다. 현재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로 에너지 수요 및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해외 기술력에 맞서 조기에 독자적인 국산 신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KCL은 정부가 2025년을 제로에너지 건물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로 에너지 설계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상용화를 위한 R&D를 적극 추진 중이다. '제로에너지건물을 통한 창조경제 견인'을 목표로 오창에 구축되어 있는 단열재, 창호 등의 패시브 측정장비를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 및 냉난방 공조설비 평가장비 등을 진천 건물에너지기술센터에 통합 구축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대내외 경쟁력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KCL은 충북지역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목표 아래 충북테크노파크 태양광기술센터를 통해 지역 내 태양광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밀착형 기술지원 및 사업화, 창업교육과 성능평가 기술지원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KCL은 내년에 200억 원을 투자해 진천 제로에너지하우스실증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에너지 패시브와 액티브 하우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중소·중견기업 성장을 위한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충북이 태양광 설비와 BEMS(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기술, 에너지효율 산업의 집중화 지역으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KCL은 건물에너지 효율 등급 인증기관으로 지정받는 것을 추진 중이다. 기관 지정 및 에너지 관련 사업 확장을 통해 2020년까지 관련 분야 매출 100억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와는 플랜트와 기계 중심의 종합시험연구기반 구축 사업도 벌이고 있다. 현재 창원시와 관련 시험인증 연구시설 구축을 위한 부지 임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독자 시험실 갖추고 해외 시험인증 시장 진출 확대
KCL은 지난 4월 중국 청도 현지에 독자 시험소(청도 커쉬얼 검측기술 서비스) 개소식을 갖고 중국 내 소비제품 관련 인증 서비스 업무에 들어갔다. 중국 청도시 관련 공무원과 현지 기업인, 한인회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해 KCL의 독자 시험실 개소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KCL은 지난해 2240㎡ 규모의 공간을 확보해 수출입 상품 시험검사기관 지정에 필요한 장비와 시스템, 현지 인력 채용 등 전문 시험실 설립을 준비해왔다. 한·중 FTA 체결과 중국 측의 시험인증 산업 육성 의지에 따라 중국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지난해 연말 중국 상무국으로부터 비준증서와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KCL 중국 청도 시험실은 시험인증 분야에서 최단 기간 내 이루어진 성과로, 통상 3년 이상 걸리던 개방의 문을 1 년 미만으로 당긴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로 한·중 FTA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KCL의 독자 시험소는 생활용품, 액세서리, 완구 등 중국 내 소비제품의 인증을 시작으로 앞으로 검사 품목을 다양화해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최근 중국 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실내 공기 질과 건물 안전 및 에너지 절감 등에 대해 중국 최대의 건설기술연구기관인 '중국건축과학연구원'과 협력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인증 범위 확대와 인증 대행, 기술컨설팅 등 중국 현지에 특화된 대중국 시험인증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전개해 중국 기업은 물론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편익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인증 품목과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현지에 맞는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 조기에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룬다는 전략이다.
이규화 선임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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