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서버 견적 문의 호객꾼 몰려… 4곳 방문에 인하 경쟁
"니야오 션머? 니야오 션머?(뭐 필요하세요?)"
중·고등학생처럼 보이는 호객꾼들이 끈질기게 따라 붙으며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묻는다. 중국의 용산전자상가로 일컫는 화창베이에서도 호객꾼들이 무성하다. 8일 디지털타임스가 중국 심천에 위치한 화창베이를 방문했을 때 손님보다 많은 호객꾼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다. 화창베이는 15만 개 이상의 휴대폰 판매점과 PC, 카메라 등 전자기기를 판매하는 상점으로 이뤄진 전자상가 거리로, 중국에서도 인정하는 IT 메카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목적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인 만큼, 상가의 80% 이상이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HTC 등 스마트폰 판매점이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이나 개인 고객을 상대로 조립서버를 판매하고 있는 몇몇 업체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흥미를 끈다. 과거 우리나라 서버의 메카로 불렸던 용산전자상가가 현재는 조립PC나 휴대폰 판매점만 남았던 것처럼 화창베이 역시 서버판매 간판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PC매장을 찾아 서버를 구매하고 싶다고 하니, 잘 찾아왔다며 자신의 가게가 유일하게 남은 서버업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다짜고짜 자리에 앉히더니 사무실 규모와 사용 목적 등 몇 가지를 묻고 견적서를 내민다. 인텔 제온 E5 2600 v2 중앙처리장치(CPU)에 1TB 용량, 에러정정코드(ECC) 탑재, 8GB 메모리 등을 합산해 7880위안(약138만5700원)을 달랜다. 조립시간은 하루면 되고, 3년 무상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할 경우 평균 140만~160만 원 선에 판매되는 것을 고려할 때, 제품의 신뢰성은 일단 접어두고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조만간 연락하겠다는 말을 뒤로하고 자리를 뜨자 재빠르게 서버 견적서를 본 호객꾼들이 여기저기 달라붙는다. "서버업체는 한군데만 있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이 층에만 10개 이상의 업체가 있다"고 코웃음을 친다. "인텔 조립서버 말고 HP, 델 등 브랜드 서버는 없냐"는 질문에는, "여기선 그런 건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CPU, 메모리, 디스크 등 다 똑같은 부품을 쓰는데 오히려 조립이 효율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코너 한 바퀴만 돌자 다른 호객꾼이 와서 델, 레노버 서버도 있다며 끌고 간다. 도대체 무슨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이렇게 이끌려 30분도 안 돼 방문한 곳만 네 군데. 138만원이던 서버 가격은 어느새 같은 사양에 8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영어가 안되는 호객꾼들은 스마트폰 번역 앱을 열심히 두드려가며 연신 '싸다'를 외친다.
화창베이가 있는 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화웨이를 비롯해 레노버, 인스퍼 등 중국 서버업체들은 모두 자국 서버시장에서 '톱5'안에 들 정도로 성장했다. 반면에 브랜드가 없는 인텔 조립서버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라는 게 현지 관련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웨이 관계자는 "화창베이에서 서버를 구매한다는 사람은 실제 거의 없다"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어디에서 판매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선쩐(중국)=정용철기자 jung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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