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소통 단절로 몸살
과학정신 생활화 노력 필요
과학정신 생활화 노력 필요
우리 사회가 소통의 단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는 갑과 을, 현직과 전직까지 충돌하면서 격렬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소통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정보는 넘쳐난다. 찌라시 수준의 엉터리 정보까지 고려하면 정말 그렇다. 우리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소통 단절의 현실이다. 패거리의 입맛에 따라 아전인수 격으로 정보를 왜곡하고, 어설픈 권위를 앞세워 합리적인 비판을 차단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그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보다 실천적인 방법론을 찾아내야 한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객관성·보편성·가치중립성이 검증된 과학 '지식'이다. 현대의 패러다임에 맞는 교과서적 지식은 누구나 인정하고 공유한다. 전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사회적·문화적·이념적·시대적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것도 소통을 위한 기반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현대의 과학이 정체되고 폐쇄적인 것은 아니다. 과학의 세계에서는 혁명에 가까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20세기 초의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의 등장이 그런 경우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과학 지식이 밝혀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선진국은 과학 지식의 증진을 위한 기초과학에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투자한다. 그런 노력 덕분에 현대의 과학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그런 현대 과학이 새로운 지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험을 통해 확인된 증거에 대한 정직성이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증거가 등장하면 집단지성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개방성·비판성·합리성·보편성·자율성·민주성을 전제로 한다. 증거의 검증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에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검증의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검증의 범위에 한계도 없고, 시한도 없다. 판결을 내려주는 법원이나 법관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집단지성에 의한 엄격하고 철저한 검증에서 특정 집단의 편견이나 이기주의는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에는 과학적 합리성이 승리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과학정신'으로 무장한 과학적 소통의 힘이다.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편리하고, 건강하고, 안전하고, 평등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현대 과학과 기술은 절대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룩한 성과가 모두 현대 과학에 의한 것이었고, 앞으로의 발전도 과학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경제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과학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을 확대시키지 못하면 창조경제는 공허한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을 우리 사회의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기술 수용성을 확대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이 단순히 과학 지식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선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현대 과학의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과학 지식만을 강조하는 과학대중화 노력이 실패해버린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대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우주관·자연관·생명관과 인류가 애써 이룩해놓은 문명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하는 문명관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인류의 가장 소중한 지적 자산인 과학을 경제 발전의 수단이나 지적 유희의 대상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의 가치는 외면하고, 부작용만 들먹이면서 과학기술을 위험스러운 악(惡)으로 둔갑시켜서도 안 된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경험적 증거를 냉정하고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누구나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과학정신을 생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미래가 과학커뮤니케이션에 달려있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그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보다 실천적인 방법론을 찾아내야 한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객관성·보편성·가치중립성이 검증된 과학 '지식'이다. 현대의 패러다임에 맞는 교과서적 지식은 누구나 인정하고 공유한다. 전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사회적·문화적·이념적·시대적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것도 소통을 위한 기반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현대의 과학이 정체되고 폐쇄적인 것은 아니다. 과학의 세계에서는 혁명에 가까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20세기 초의 양자역학과 상대성 이론의 등장이 그런 경우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과학 지식이 밝혀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선진국은 과학 지식의 증진을 위한 기초과학에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투자한다. 그런 노력 덕분에 현대의 과학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그런 현대 과학이 새로운 지식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험을 통해 확인된 증거에 대한 정직성이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증거가 등장하면 집단지성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개방성·비판성·합리성·보편성·자율성·민주성을 전제로 한다. 증거의 검증에 참여하기 위한 자격에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검증의 방법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검증의 범위에 한계도 없고, 시한도 없다. 판결을 내려주는 법원이나 법관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집단지성에 의한 엄격하고 철저한 검증에서 특정 집단의 편견이나 이기주의는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에는 과학적 합리성이 승리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과학정신'으로 무장한 과학적 소통의 힘이다.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편리하고, 건강하고, 안전하고, 평등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현대 과학과 기술은 절대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이룩한 성과가 모두 현대 과학에 의한 것이었고, 앞으로의 발전도 과학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경제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과학 지식을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을 확대시키지 못하면 창조경제는 공허한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을 우리 사회의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기술 수용성을 확대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이 단순히 과학 지식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선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 현대 과학의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과학 지식만을 강조하는 과학대중화 노력이 실패해버린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대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우주관·자연관·생명관과 인류가 애써 이룩해놓은 문명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하는 문명관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인류의 가장 소중한 지적 자산인 과학을 경제 발전의 수단이나 지적 유희의 대상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의 가치는 외면하고, 부작용만 들먹이면서 과학기술을 위험스러운 악(惡)으로 둔갑시켜서도 안 된다.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경험적 증거를 냉정하고 정직하게 받아들이고, 누구나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과학정신을 생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의 미래가 과학커뮤니케이션에 달려있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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