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규제보다 사후 규제가 효과적 사업자가 이용자에 사용처 알려야"
■ 진단 개인정보 `블랙홀` 모바일 결제
(3·끝) 모바일 결제 안정성 높이려면…
앱카드·간편결제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모바일 산업 육성과 개인정보보호 원칙 사이에서 기준을 잡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의 애매한 태도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김승주 고려대 교수(정보보호대학원)는 "정부가 PG사에 대량의 개인정보 수집 및 보유를 허용한 것은 글로벌 플레이어에 대항할 수 있는 '글로벌결제 플랫폼'을 만들자는 대전제가 아니었느냐"며 "그에 걸맞게 국제적 규격에 맞게 열어줄 정보는 열어주고 규제할 정보는 규제하면서 글로벌 기준을 따라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정부 3.0 정책'의 모토인 정보의 공유와 개방이라는 대전제와 개인정보보호법 사이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IT사업자들을 오히려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의 개인정보를 금융사 혹은 PG사가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지 정보공유를 등급별로 분류해 가이드라인을 세워주지 않으면 규제할 명확한 법률도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태에서 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호주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13년 말 미국과 호주는 '모바일 앱 실태 점검'을 통해 모바일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가 어떤 통로로 흘러 들어가 유통되는지 광범위한 실태 조사를 벌였다. 당시 조사 결과 모바일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는 앱 제조사, 이동통신사, 모바일 단말기 제조사 등으로 광범위하게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미국과 호주는 '모바일프라이버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관련 업체들이 최대한 따르도록 하고 유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 들어 이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유사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주문했지만, 글로벌 경쟁을 위해 모바일 산업을 키워야 하는 입장에서 과도한 개인정보보호 잣대를 들이대지 못하고 고민만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모바일 결제를 새 성장동력으로 설정한 만큼 사업자들의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개인정보보호를 어느 선까지 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사전 규제 보다는 사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보안 전문가는 "미국 등 선진국은 사전 규제가 없는 대신, 보안사고가 발생할 경우 강력한 사후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정책을 위해 일부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은 불가피한 만큼 열어줄 정보는 어느 정도 열어주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사업자들이 개인정보 수집 시 이용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수집 이유와 사용처를 알릴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모바일 결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이 필요하고 FDS의 구동을 위해서는 단말 지역 정보, 사용자 위치정보, 단말기 기기 정보 등의 수집이 필수인데, 이 점이 이용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서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신동규기자 dkshin@
(3·끝) 모바일 결제 안정성 높이려면…
앱카드·간편결제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모바일 산업 육성과 개인정보보호 원칙 사이에서 기준을 잡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의 애매한 태도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10일 김승주 고려대 교수(정보보호대학원)는 "정부가 PG사에 대량의 개인정보 수집 및 보유를 허용한 것은 글로벌 플레이어에 대항할 수 있는 '글로벌결제 플랫폼'을 만들자는 대전제가 아니었느냐"며 "그에 걸맞게 국제적 규격에 맞게 열어줄 정보는 열어주고 규제할 정보는 규제하면서 글로벌 기준을 따라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정부 3.0 정책'의 모토인 정보의 공유와 개방이라는 대전제와 개인정보보호법 사이에서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IT사업자들을 오히려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의 개인정보를 금융사 혹은 PG사가 활용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지 정보공유를 등급별로 분류해 가이드라인을 세워주지 않으면 규제할 명확한 법률도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태에서 현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호주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 2013년 말 미국과 호주는 '모바일 앱 실태 점검'을 통해 모바일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가 어떤 통로로 흘러 들어가 유통되는지 광범위한 실태 조사를 벌였다. 당시 조사 결과 모바일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는 앱 제조사, 이동통신사, 모바일 단말기 제조사 등으로 광범위하게 흘러들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미국과 호주는 '모바일프라이버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관련 업체들이 최대한 따르도록 하고 유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올해 들어 이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유사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주문했지만, 글로벌 경쟁을 위해 모바일 산업을 키워야 하는 입장에서 과도한 개인정보보호 잣대를 들이대지 못하고 고민만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모바일 결제를 새 성장동력으로 설정한 만큼 사업자들의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개인정보보호를 어느 선까지 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사전 규제 보다는 사후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보안 전문가는 "미국 등 선진국은 사전 규제가 없는 대신, 보안사고가 발생할 경우 강력한 사후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정책을 위해 일부 개인정보의 수집과 활용은 불가피한 만큼 열어줄 정보는 어느 정도 열어주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사업자들이 개인정보 수집 시 이용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수집 이유와 사용처를 알릴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모바일 결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이 필요하고 FDS의 구동을 위해서는 단말 지역 정보, 사용자 위치정보, 단말기 기기 정보 등의 수집이 필수인데, 이 점이 이용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면서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신동규기자 d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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