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지수 138P …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서 회복못해
신조선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 수준의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9일 영국 조선 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38포인트로 전년 동월에 비해 10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이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2009년 12말 기준 138포인트와 비교해 같은 것으로, 5년째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 140포인트로 상승했던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7월 139포인트로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만든 선박들에 대한 가격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선가지수가 높으면 선박 가격이 올랐음을 의미한다. 신조선가는 상선시장의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이는 2007∼2008년인 조선 호황기 신조선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8년 191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은 신조선가는 이후 미국발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직격탄을 맞으며 신조선가는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계 조선시장 발주량도 세계 금융 위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 8월 한달 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14만CGT(수정환산톤수)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9.2% 감소했다. 이는 2009년 9월(57만CGT) 이래 최저 발주량이다.
이 여파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 업체들도 수주량이 감소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올해 1∼8월까지 수주량은 786만CGT로,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7% 수주량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 중국 조선업체들은 국내 빅3 조선업체가 주도했던 중소형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분야에서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던 1만5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분야에도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중국 업체들의 수주금액은 225억3700만달러로 한국 업체들이 기록한 208억8300만달러를 앞질렀다. 또 같은 기간 중국 업체들의 수주량은 1181만CGT로 한국 업체의 786만CGT를 훌쩍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 말에서 2013년 초까지 신조선가는 완전 바닥을 친 상황이기 때문에 선가는 당분간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조 발주 급감, 저가 수주,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 등으로 인해 국내 조선산업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국내 조선사들만의 기술 경쟁력이 중국보다 높고, 격차를 벌이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진기자 y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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