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능력·수주량 중국에 역전… 글로벌 톱 위상 '흔들'
치열한 수주경쟁속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산업 키워야
치열한 수주경쟁속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산업 키워야
■ 조선산업, 돌파구를 찾아라
(상) 늪에 빠진 조선업
최근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주제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 '명량'이 개봉 6일 만에 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 영화에서 이순신 장군은 왜선보다 우수한 판옥선을 앞세워 왜군을 호쾌하게 무찌른다. 이처럼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일본을 앞서왔고,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세계시장 1위라는 신화를 써왔다. 그런데 글로벌 1위로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한국 조선 산업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대한민국 조선산업은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직격탄과 경쟁국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세계 1위','수출 역군' 등의 화려한 수식어들이 무색해지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며 세계 시장 1위의 자리마저 중국에 내줬다. 이에 본지는 불황에 빠진 조선업의 현황과 전망, 해결책을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3회에 걸쳐 마련했다.<편집자주>국내 조선산업은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가치 하락을 무기로 가격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는 일본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한 중국 사이에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숨 가쁘게 추격해오던 중국은 올해 상반기 선박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등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는 3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조선해양산업의 급속 성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부터 선박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부문에서 모두 세계시장 1위를 기록해왔다. 지난해에도 중국이 수주량 35.0%, 건조량 30.7%, 수주잔량 33.5%를 기록한 데 반해 한국은 수주량 30.8%, 건조량 29.7%, 수주잔량 27.9%로 3대 지표 모두 중국에 밀렸다.
여기에 글로벌 톱이라고 자부하던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 1조원 이상의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1972년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적자임은 물론, 다른 업종의 기업과 비교해봐도 1조원대 분기 손실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회사 측은 그 원인을 1년간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 원통형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골리앗과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고르곤 프로젝트 등 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진을 꼽았다. 조선업 불황기 시절 저가로 수주했던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면서 실적 하락의 주범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용등급도 떨어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감시 대상에 올렸고, 한국신용평가는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손실에 대비해 5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36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2분기에는 영업이익 2623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경기 불황에 따른 발주 시장 악화는 조선사들의 수주 경쟁 심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자국 조선·해양산업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한국 조선산업은 갈수록 샌드위치 신세로 몰리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불황을 극복하려면 대형선 및 에코십(환경친화적 선박) 기술개발을 강화해 경쟁국과의 기술격차를 더욱 벌여나가야 한다"며 "아직까지 후발 국가들과 비교해 기술력 차이가 있지만 우려되는 것은 경쟁자가 늘고 있어 경쟁구도가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국내 조선산업을 위기를 기회로 돌려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산업에서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유진기자 yjin@dt.co.kr
(상) 늪에 빠진 조선업
최근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주제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 '명량'이 개봉 6일 만에 관객 5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 영화에서 이순신 장군은 왜선보다 우수한 판옥선을 앞세워 왜군을 호쾌하게 무찌른다. 이처럼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일본을 앞서왔고,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부터는 세계시장 1위라는 신화를 써왔다. 그런데 글로벌 1위로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한국 조선 산업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대한민국 조선산업은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직격탄과 경쟁국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세계 1위','수출 역군' 등의 화려한 수식어들이 무색해지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며 세계 시장 1위의 자리마저 중국에 내줬다. 이에 본지는 불황에 빠진 조선업의 현황과 전망, 해결책을 짚어보는 연속기획을 3회에 걸쳐 마련했다.<편집자주>국내 조선산업은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가치 하락을 무기로 가격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는 일본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한 중국 사이에서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을 숨 가쁘게 추격해오던 중국은 올해 상반기 선박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등 세계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는 3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조선해양산업의 급속 성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부터 선박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부문에서 모두 세계시장 1위를 기록해왔다. 지난해에도 중국이 수주량 35.0%, 건조량 30.7%, 수주잔량 33.5%를 기록한 데 반해 한국은 수주량 30.8%, 건조량 29.7%, 수주잔량 27.9%로 3대 지표 모두 중국에 밀렸다.
여기에 글로벌 톱이라고 자부하던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 1조원 이상의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1972년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적자임은 물론, 다른 업종의 기업과 비교해봐도 1조원대 분기 손실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회사 측은 그 원인을 1년간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 원통형 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골리앗과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고르곤 프로젝트 등 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진을 꼽았다. 조선업 불황기 시절 저가로 수주했던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면서 실적 하락의 주범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용등급도 떨어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감시 대상에 올렸고, 한국신용평가는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손실에 대비해 5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면서 36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2분기에는 영업이익 2623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경기 불황에 따른 발주 시장 악화는 조선사들의 수주 경쟁 심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자국 조선·해양산업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한국 조선산업은 갈수록 샌드위치 신세로 몰리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불황을 극복하려면 대형선 및 에코십(환경친화적 선박) 기술개발을 강화해 경쟁국과의 기술격차를 더욱 벌여나가야 한다"며 "아직까지 후발 국가들과 비교해 기술력 차이가 있지만 우려되는 것은 경쟁자가 늘고 있어 경쟁구도가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국내 조선산업을 위기를 기회로 돌려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산업에서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유진기자 yji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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