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재취업 통로막혀 부처 붙박이ㆍ고령화 등 예고
■ 박대통령 대국민담화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사고 발생 이후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과 공무원 임용방식 등 인사시스템 혁신 의지를 밝혔다.
공직 사회는 겉으론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있지만, 속으론 이번 대책이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우선 안전감독 업무,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 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취업제한 대상이 아니었던 조합이나 협회를 비롯해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대폭 확대하고, 취업제한 기간을 현재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관피아 관행을 막기 위해 공무원 재임 때 하던 업무와 관련성 판단기준도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경우 소속부서가 아니라 소속기관의 업무로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의 개정안을 정부입법으로 바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고위공무원들은 각 부처별 관련 기업 취업은 원천 금지되고, 산하 협ㆍ단체장이나 상근부회장직 취업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퇴직 후 고위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은 대학교수, 자영업 등 매우 협소해진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한 부처 공무원은 "외부 산하기관이나 관련 협단체 취업을 막게 되면 결국 부처에 오래 남아있으려는 성향이 높아질 것이고, 이는 마치 모 부처처럼 조직의 고령화, 느린 세대교체 등의 현상이 나타나게 할 것"이라며 "이것이 정부 부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책 취지에 공감하고 따라야겠지만, 부처 공무원들의 정년을 지켜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인사시스템 개혁과 관련해서는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에 보다 많이 진입할 수 있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대5 수준으로 맞춰나가겠다고 박대통령은 밝혔다. 또 현 과장급 이상 개방형 충원제는 부처별 선발위원회가 공무원들만 다시 뽑는 `무늬만 공모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중앙에 별도의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해 민간전문가를 선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50년 넘게 행정고시 출신들이 이끌어온 공직사회의 보이지 않는 `룰'을 완전 뒤바꾸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공직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같은 박대통령의 대책발표에 대해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답변은 회피하면서도, 공직사회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는 "좋지 않다"고 짧게 답했다.
김승룡기자 srkim@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사고 발생 이후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과 공무원 임용방식 등 인사시스템 혁신 의지를 밝혔다.
공직 사회는 겉으론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있지만, 속으론 이번 대책이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우선 안전감독 업무,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 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취업제한 대상이 아니었던 조합이나 협회를 비롯해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 대상기관 수를 지금보다 3배 이상 대폭 확대하고, 취업제한 기간을 현재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관피아 관행을 막기 위해 공무원 재임 때 하던 업무와 관련성 판단기준도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경우 소속부서가 아니라 소속기관의 업무로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직자윤리법의 개정안을 정부입법으로 바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고위공무원들은 각 부처별 관련 기업 취업은 원천 금지되고, 산하 협ㆍ단체장이나 상근부회장직 취업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퇴직 후 고위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은 대학교수, 자영업 등 매우 협소해진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한 부처 공무원은 "외부 산하기관이나 관련 협단체 취업을 막게 되면 결국 부처에 오래 남아있으려는 성향이 높아질 것이고, 이는 마치 모 부처처럼 조직의 고령화, 느린 세대교체 등의 현상이 나타나게 할 것"이라며 "이것이 정부 부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책 취지에 공감하고 따라야겠지만, 부처 공무원들의 정년을 지켜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인사시스템 개혁과 관련해서는 민간 전문가들이 공직에 보다 많이 진입할 수 있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대5 수준으로 맞춰나가겠다고 박대통령은 밝혔다. 또 현 과장급 이상 개방형 충원제는 부처별 선발위원회가 공무원들만 다시 뽑는 `무늬만 공모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는 중앙에 별도의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해 민간전문가를 선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50년 넘게 행정고시 출신들이 이끌어온 공직사회의 보이지 않는 `룰'을 완전 뒤바꾸겠다는 것인데, 이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공직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같은 박대통령의 대책발표에 대해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답변은 회피하면서도, 공직사회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는 "좋지 않다"고 짧게 답했다.
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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