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우리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열풍이 뜨겁다. 1997년 한류의 시초가 된 <사랑이 뭐길래>나 2005년 <대장금>의 인기를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정우성과 함께 <호우시절>의 주인공을 맡았던 영화배우 가오위안위안은 첫눈이 오자 <별그대>를 인용해 "첫눈, 도대체 치킨과 맥주는 어디에 있지?"라고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렸다고 한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지난 1일 <도 교수, 별에서 왔나?>라는 제목의 시사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이건 드라마를 넘어서는 사회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을 정도니 중국에 제2의 한류 파도가 오고 있다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가 무엇일까? 몽환적인 화면연출, 강력한 캐릭터 등을 이유로 꼽기도 한다. 탄탄한 편집과 속도감을 인기요인으로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지구인과 외계인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사극과 로맨틱 코미디로 엮어낸 감칠맛 나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린 것이다. 브랜드 가치만 150억 달러 이상이라는 <해리포터>, 영화로만 29억 달러의 수익을 낸 <반지의 제왕> 등도 흥행 대박의 가장 큰 요인은 이야기였다. 이제 이야기가 콘텐츠의 가장 중요한 소재이며 뿌리라는 말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조금만 돌이켜 봐도 우리가 <별그대>의 성공에 도취해 있을 처지는 아니다. <꽃보다 남자>, <직장의 신>, <수상한 가정부> 등 최근 인기를 누렸던 국내 드라마 가운데 많은 작품이 외국의 원작을 토대로 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 콘텐츠의 뿌리가 약하고 이야기 개발을 위한 관심과 투자가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콘텐츠 전문 기업의 90% 이상이 이야기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이야기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기업은 18% 이하에 머물렀다. 또 창작자는 이야기 한편에 766만 원을 받는다고 대답했으나, 콘텐츠 기업은 9000만 원을 지불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금액의 차이만큼이나 생산자와 소비자가 느끼는 이야기의 가치에 대한 인식차가 큰 것이다. 완성된 이야기의 거래경로도 80% 이상이 지인의 소개 등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라고 대답해 체계적인 유통체계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결과는 이야기를 산업적으로 접근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창조경제를 대표하는 콘텐츠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야기를 콘텐츠뿐 아니라 일반산업의 중요한 소재로서 정당하게 평가하고, 유통과 소비도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산업적 기반 확보는 절실하다.
이제 이야기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도 올해를 이야기산업의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야기산업의 위상 제고, 창작안전망 구축, 지원시스템의 체계화 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근거 마련을 위한 것이다. 정확한 개념 정의, 정확한 통계분류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야기 산업화를 위한 창작자, 업계 그리고 소비자의 자발적 협력을 조직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밖에 우수 스토리 발굴을 위한 스토리공모대전 작가 데뷔 지원 등 창작역량 강화 K-Story 해외진출 지원 등 이야기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이 전개될 것이다.
이야기 산업화가 완성되면 소수의 유명작가뿐 아니라 잠재력 있는 일반 작가까지 양질의 이야기를 안정적으로 생산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것이다. 또 이 시스템을 통해 공정한 경쟁으로 더 좋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훌륭한 콘텐츠가 개발될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 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우리가 쓰고, 세계가 즐기는세계의 문화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김한곤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
이유가 무엇일까? 몽환적인 화면연출, 강력한 캐릭터 등을 이유로 꼽기도 한다. 탄탄한 편집과 속도감을 인기요인으로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지구인과 외계인의 사랑이라는 주제를 사극과 로맨틱 코미디로 엮어낸 감칠맛 나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린 것이다. 브랜드 가치만 150억 달러 이상이라는 <해리포터>, 영화로만 29억 달러의 수익을 낸 <반지의 제왕> 등도 흥행 대박의 가장 큰 요인은 이야기였다. 이제 이야기가 콘텐츠의 가장 중요한 소재이며 뿌리라는 말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조금만 돌이켜 봐도 우리가 <별그대>의 성공에 도취해 있을 처지는 아니다. <꽃보다 남자>, <직장의 신>, <수상한 가정부> 등 최근 인기를 누렸던 국내 드라마 가운데 많은 작품이 외국의 원작을 토대로 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 콘텐츠의 뿌리가 약하고 이야기 개발을 위한 관심과 투자가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콘텐츠 전문 기업의 90% 이상이 이야기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이야기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기업은 18% 이하에 머물렀다. 또 창작자는 이야기 한편에 766만 원을 받는다고 대답했으나, 콘텐츠 기업은 9000만 원을 지불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금액의 차이만큼이나 생산자와 소비자가 느끼는 이야기의 가치에 대한 인식차가 큰 것이다. 완성된 이야기의 거래경로도 80% 이상이 지인의 소개 등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라고 대답해 체계적인 유통체계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결과는 이야기를 산업적으로 접근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창조경제를 대표하는 콘텐츠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야기를 콘텐츠뿐 아니라 일반산업의 중요한 소재로서 정당하게 평가하고, 유통과 소비도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산업적 기반 확보는 절실하다.
이제 이야기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도 올해를 이야기산업의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야기산업의 위상 제고, 창작안전망 구축, 지원시스템의 체계화 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근거 마련을 위한 것이다. 정확한 개념 정의, 정확한 통계분류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야기 산업화를 위한 창작자, 업계 그리고 소비자의 자발적 협력을 조직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밖에 우수 스토리 발굴을 위한 스토리공모대전 작가 데뷔 지원 등 창작역량 강화 K-Story 해외진출 지원 등 이야기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이 전개될 것이다.
이야기 산업화가 완성되면 소수의 유명작가뿐 아니라 잠재력 있는 일반 작가까지 양질의 이야기를 안정적으로 생산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것이다. 또 이 시스템을 통해 공정한 경쟁으로 더 좋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훌륭한 콘텐츠가 개발될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 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우리가 쓰고, 세계가 즐기는세계의 문화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김한곤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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