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현장R&D 교육… 제2 스티브잡스 배출
문제해결형 창의적 인재양성 새 교육모델 제시
창조경제ㆍ국민소득 3만달러 여는 `핵심 모멘텀`
문제해결형 창의적 인재양성 새 교육모델 제시
창조경제ㆍ국민소득 3만달러 여는 `핵심 모멘텀`
이은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총장
스펙을 중시하는 요즘 사회에서도 이은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총장만큼 다양한 스펙을 자랑하는 과학기술계 인사는 드물 것이다. 과학기술 분야 관료에서 과학대중화의 야전 사령관인 국립중앙과학관장으로 변신한 뒤 지금은 새로운 과학기술 교육모델을 제시하는 대학교육 행정가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총장은 개교 10주년을 맞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문제해결형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대학 교육의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의 지식전달 위주 교육으로는 퍼스트 무버로 나갈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며 "문제해결형 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이 창조경제 구현과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개막에 핵심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5년 글로벌 선도, 아시아 최고 국가연구소대학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달 22일 개교 10주년을 맞은 이은우 총장을 만나 미래 교육과 인재양성 방안,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장윤옥 생활과학부장
-개교 10주년을 맞은 소회는.
"오는 12월이면 취임한 지 만 2년이 된다. 30여년 간의 공직생활을 끝으로 새로움을 대학에서 찾고자 UST 총장에 지원하게 됐다. 공무원(사무관) 시절 해외 유학을 떠나 5년에 걸쳐 석ㆍ박사 학위를 땄는데, 그때부터 언젠가 기회가 주어지면 대학에서 새로운 인생을 펼쳐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다.
마침 기회가 주어졌고, UST가 미래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아 글로벌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반 국민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UST는 작지만 유니크한 대학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지난 10년은 `개척과 도전, 열정의 시기'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연구소대학으로 정체성을 정립하며 대학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고, 출연연의 연구자원과 인프라에 힘입어 단기간 내에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이뤄냈다.
앞으로의 10년은 UST가 지닌 강점을 살려 `비전 2025'에 담긴 내용대로 `글로벌 선도, 아시아 최고 국가연구소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가겠다."
-`UST 비전 2025'에 담긴 내용은.
"우리의 비전은 앞서 말한 대로 `글로벌 선도, 아시아 최고 국가연구소대학'이다. 이를 위해 4가지 발전목표를 제시했다. 첫 번째가 세계 최고의 교육 경쟁력을 갖춘 `엑설런트 UST(Excellent)', 두 번째는 산학연 일체화 대학인 `엔트러프러너 UST(Entrepreneur)', 세 번째는 `글로벌 UST', 네 번째는 `스마트 UST'다. 4대 발전목표 달성을 통해 UST를 오는 2025년까지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국가연구소대학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국가연구소대학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국가연구소에 대학원 기능을 부여해 우수한 석ㆍ박사 인재를 양성하는 연구와 교육 통합모델이다. UST는 일반 대학은 물론 특수 이공계 대학들과도 차별화된 `출연연 현장 R&D 교육'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독일, 일본 등 과학기술 선진국에서는 국가 연구기관을 활용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연구와 교육 통합모델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UST가 맡고 있는 것이다.
독일 헬름홀츠연구회, 이스라엘 파인버그스쿨,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내 캘로그스쿨, 일본 쇼켄다이 총학연구대학원대학 등이 UST와 유사한 국가연구소대학들이다."
-평소 생각하는 미래 대학교육의 모델은.
"미래 대학교육 모델에 대해서는 미래학자와 교육학자 사이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왔다. 내가 생각하는 미래 교육은 현재의 지식전달형 교육에서 벗어나 문제해결형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즉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Learn How to Learn'이 문제해결형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면서 사회 속에서 자생력을 갖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발전해 가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미래 교육모델의 핵심이 될 것이다."
-미래 교육모델을 통해 양성된 인재는.
"미래 교육모델을 통해 양성된 인재는 창조형 인재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문제의식을 갖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이를 토대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사회, 경제, 산업, 문화 등 인류 전반에 커다란 파급력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이들처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이다. 우리도 문제해결형 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 세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mover)'로 나아가야 한다."
-창의적 문제해결형 인재가 왜 중요한가.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이 200∼300년에 걸쳐 해냈던 산업화를 반 세기만에 일궈냈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접어들지 못하고 7년째 2만달러 초반에 머무르는 등 성장이 정체돼 있다. 이는 한국 사회 전체에 던져주는 경고 메시지와도 같은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대로 문제해결형 인재를 많이 양성해야 하고, 기존 지식전달형 교육에서 문제해결형 교육 시스템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UST는 지난 2003년 개교 이후 문제해결형 교육 시스템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의 창의적 문제해결형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UST가 KAIST 등과 같은 연구중심대학과 차별화된 점은.
"UST는 한마디로 `연구현장 중심대학'이라 할 수 있다. 현재 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5개 대학이 연구중심대학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연구중심대학에서 한 발 더 현장에 가까운 연구중심대학이다. 연구중심대학들은 연구에 중점을 두고 운영될 뿐 기본적인 틀은 일반 대학과 같다.
이와 달리 UST는 출연연 실험실에서 교수(출연연 연구원)와 연구과제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스스로 쌓아가면서 연구역량과 수준을 높여가는 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출연연의 첨단 연구장비 및 시설과 연구 인프라를 활용하고 실제 연구원처럼 연구 프로젝트에 100% 참여하는 등 연구 부문에 있어서만큼은 최고 수준의 문제해결형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공계 대학총장 입장에서 볼 때 이공계 기피문제의 해소방안은.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은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통해 이뤄낼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70∼80년대 시절에는 이공계 기피가 아닌 이공계 선호현상이 있었고, 실제 많은 학생들이 이공계 대학에 들어가 산업일꾼으로 역할을 했다. 기업들은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을 데려가기 위해 장학금을 주는 등 이공계 학생에 대한 이른바 `입도선매 현상'도 있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왜 이공계 진학을 꺼리고 홀대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내가 볼 때 가장 큰 이유는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에 진학하지 않는다는 점과 이공계 기피현상이 있음에도 이공계 대학의 정원이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과거와 달리 이공계 대학에서 우수한 연구성과가 나오지 않고 우수한 인재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우수한 인재들은 의대나 법대 등 이른바 출세가 보장된 곳으로 몰려 우수한 인재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지속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즉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내고 그 성과들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시장이 커져 이공계 인력 수요가 늘어나야만 이공계 진학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핵심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얼마나 양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인재가 많이 나와야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
-인력양성 외에도 중소기업 협력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개교 이래 중소기업과의 교류 및 협력을 활발하게 하지 못해 왔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UST 2025 비전' 중의 하나로 `기업가정신(앤트러프리너) UST'를 선정했다. 출연연이 연구 외에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인력양성이다. 기업이 원하는 기술 수요에 맞는 학생을 출연연 연구실에서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UST는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R&D 인력을 출연연에서 양성할 수 있도록 가장 잘 매칭시켜 줄 수 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중소기업 계약학과 제도다. 현재 중소기업에 있는 직원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내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대전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모델이 활성화되면 출연연이 중소기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출연연의 존재 가치를 UST를 통해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학생이 비율이 많은데.
"전체 991명 중 273명(30%)이 외국인 학생이다. 이 중 97% 가량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 출신이다. 이들은 졸업 후 한국에 일부 남아 일을 하거나 자국의 교수나 연구원, 정부 관료로 활동한다. 대부분이 그 나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UST는 과학기술 인재양성을 위한 가장 좋은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외국인 졸업생들은 우리나라의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다가올 10년은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지.
"세계 속의 UST를 만들어 가겠다. 개도국의 우수한 학생을 유치해 고급 과학기술 인재로 양성하고 선진국과는 학생 및 교수간 공동연구와 교류 확대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글로벌 선도 국가연구소대학으로 발전해 가는 초석을 놓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세계 어디에서든 교육과 연구를 할 수 있는 `글로벌 UST', `스마트 UST'를 구현해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기술 R&D 인재양성 브랜드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세계적 성과를 내놓는 우수한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힘써 나가겠다."
정리=이준기기자 bongchu@
스펙을 중시하는 요즘 사회에서도 이은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총장만큼 다양한 스펙을 자랑하는 과학기술계 인사는 드물 것이다. 과학기술 분야 관료에서 과학대중화의 야전 사령관인 국립중앙과학관장으로 변신한 뒤 지금은 새로운 과학기술 교육모델을 제시하는 대학교육 행정가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총장은 개교 10주년을 맞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문제해결형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대학 교육의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의 지식전달 위주 교육으로는 퍼스트 무버로 나갈 수 없다는 게 분명하다"며 "문제해결형 교육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이 창조경제 구현과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개막에 핵심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5년 글로벌 선도, 아시아 최고 국가연구소대학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달 22일 개교 10주년을 맞은 이은우 총장을 만나 미래 교육과 인재양성 방안,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장윤옥 생활과학부장
-개교 10주년을 맞은 소회는.
"오는 12월이면 취임한 지 만 2년이 된다. 30여년 간의 공직생활을 끝으로 새로움을 대학에서 찾고자 UST 총장에 지원하게 됐다. 공무원(사무관) 시절 해외 유학을 떠나 5년에 걸쳐 석ㆍ박사 학위를 땄는데, 그때부터 언젠가 기회가 주어지면 대학에서 새로운 인생을 펼쳐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다.
마침 기회가 주어졌고, UST가 미래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아 글로벌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일반 국민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UST는 작지만 유니크한 대학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지난 10년은 `개척과 도전, 열정의 시기'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연구소대학으로 정체성을 정립하며 대학의 면모를 갖출 수 있었고, 출연연의 연구자원과 인프라에 힘입어 단기간 내에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이뤄냈다.
앞으로의 10년은 UST가 지닌 강점을 살려 `비전 2025'에 담긴 내용대로 `글로벌 선도, 아시아 최고 국가연구소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가겠다."
-`UST 비전 2025'에 담긴 내용은.
"우리의 비전은 앞서 말한 대로 `글로벌 선도, 아시아 최고 국가연구소대학'이다. 이를 위해 4가지 발전목표를 제시했다. 첫 번째가 세계 최고의 교육 경쟁력을 갖춘 `엑설런트 UST(Excellent)', 두 번째는 산학연 일체화 대학인 `엔트러프러너 UST(Entrepreneur)', 세 번째는 `글로벌 UST', 네 번째는 `스마트 UST'다. 4대 발전목표 달성을 통해 UST를 오는 2025년까지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국가연구소대학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국가연구소대학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국가연구소에 대학원 기능을 부여해 우수한 석ㆍ박사 인재를 양성하는 연구와 교육 통합모델이다. UST는 일반 대학은 물론 특수 이공계 대학들과도 차별화된 `출연연 현장 R&D 교육'을 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독일, 일본 등 과학기술 선진국에서는 국가 연구기관을 활용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연구와 교육 통합모델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UST가 맡고 있는 것이다.
독일 헬름홀츠연구회, 이스라엘 파인버그스쿨,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내 캘로그스쿨, 일본 쇼켄다이 총학연구대학원대학 등이 UST와 유사한 국가연구소대학들이다."
-평소 생각하는 미래 대학교육의 모델은.
"미래 대학교육 모델에 대해서는 미래학자와 교육학자 사이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왔다. 내가 생각하는 미래 교육은 현재의 지식전달형 교육에서 벗어나 문제해결형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즉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Learn How to Learn'이 문제해결형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면서 사회 속에서 자생력을 갖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고 발전해 가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미래 교육모델의 핵심이 될 것이다."
-미래 교육모델을 통해 양성된 인재는.
"미래 교육모델을 통해 양성된 인재는 창조형 인재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문제의식을 갖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이를 토대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사회, 경제, 산업, 문화 등 인류 전반에 커다란 파급력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이들처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이다. 우리도 문제해결형 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 세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mover)'로 나아가야 한다."
-창의적 문제해결형 인재가 왜 중요한가.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이 200∼300년에 걸쳐 해냈던 산업화를 반 세기만에 일궈냈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접어들지 못하고 7년째 2만달러 초반에 머무르는 등 성장이 정체돼 있다. 이는 한국 사회 전체에 던져주는 경고 메시지와도 같은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대로 문제해결형 인재를 많이 양성해야 하고, 기존 지식전달형 교육에서 문제해결형 교육 시스템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UST는 지난 2003년 개교 이후 문제해결형 교육 시스템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의 창의적 문제해결형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UST가 KAIST 등과 같은 연구중심대학과 차별화된 점은.
"UST는 한마디로 `연구현장 중심대학'이라 할 수 있다. 현재 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5개 대학이 연구중심대학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연구중심대학에서 한 발 더 현장에 가까운 연구중심대학이다. 연구중심대학들은 연구에 중점을 두고 운영될 뿐 기본적인 틀은 일반 대학과 같다.
이와 달리 UST는 출연연 실험실에서 교수(출연연 연구원)와 연구과제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스스로 쌓아가면서 연구역량과 수준을 높여가는 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출연연의 첨단 연구장비 및 시설과 연구 인프라를 활용하고 실제 연구원처럼 연구 프로젝트에 100% 참여하는 등 연구 부문에 있어서만큼은 최고 수준의 문제해결형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공계 대학총장 입장에서 볼 때 이공계 기피문제의 해소방안은.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은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통해 이뤄낼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70∼80년대 시절에는 이공계 기피가 아닌 이공계 선호현상이 있었고, 실제 많은 학생들이 이공계 대학에 들어가 산업일꾼으로 역할을 했다. 기업들은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을 데려가기 위해 장학금을 주는 등 이공계 학생에 대한 이른바 `입도선매 현상'도 있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왜 이공계 진학을 꺼리고 홀대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내가 볼 때 가장 큰 이유는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에 진학하지 않는다는 점과 이공계 기피현상이 있음에도 이공계 대학의 정원이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과거와 달리 이공계 대학에서 우수한 연구성과가 나오지 않고 우수한 인재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우수한 인재들은 의대나 법대 등 이른바 출세가 보장된 곳으로 몰려 우수한 인재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지속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즉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내고 그 성과들로 인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고 시장이 커져 이공계 인력 수요가 늘어나야만 이공계 진학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핵심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얼마나 양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인재가 많이 나와야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
-인력양성 외에도 중소기업 협력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개교 이래 중소기업과의 교류 및 협력을 활발하게 하지 못해 왔다.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UST 2025 비전' 중의 하나로 `기업가정신(앤트러프리너) UST'를 선정했다. 출연연이 연구 외에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인력양성이다. 기업이 원하는 기술 수요에 맞는 학생을 출연연 연구실에서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UST는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R&D 인력을 출연연에서 양성할 수 있도록 가장 잘 매칭시켜 줄 수 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중소기업 계약학과 제도다. 현재 중소기업에 있는 직원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내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대전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모델이 활성화되면 출연연이 중소기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출연연의 존재 가치를 UST를 통해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학생이 비율이 많은데.
"전체 991명 중 273명(30%)이 외국인 학생이다. 이 중 97% 가량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 출신이다. 이들은 졸업 후 한국에 일부 남아 일을 하거나 자국의 교수나 연구원, 정부 관료로 활동한다. 대부분이 그 나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UST는 과학기술 인재양성을 위한 가장 좋은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외국인 졸업생들은 우리나라의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다가올 10년은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지.
"세계 속의 UST를 만들어 가겠다. 개도국의 우수한 학생을 유치해 고급 과학기술 인재로 양성하고 선진국과는 학생 및 교수간 공동연구와 교류 확대를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글로벌 선도 국가연구소대학으로 발전해 가는 초석을 놓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세계 어디에서든 교육과 연구를 할 수 있는 `글로벌 UST', `스마트 UST'를 구현해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기술 R&D 인재양성 브랜드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세계적 성과를 내놓는 우수한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힘써 나가겠다."
정리=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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