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 건물’ 외부전기 전혀 안쓰고 지열만으로 10도 낮춰
전국이 삼복더위에 뜨겁게 달아오른 지난 14일. 전력대란을 피해 모든 에어컨을 끈 대전 유성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본관 사무실 온도는 섭씨 32.5도를 가리켰다.
바깥은 34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 하지만 연구원 내 언덕에 자리잡은 야트막한 이층 건물 현관문을 열자 서늘한 기운이 바로 전해졌다.
이곳은 연구원이 에너지 기술 노하우를 집약해 건설한 `제로에너지건물'. 벽면, 창호 등에서 단열을 최대화하고 햇빛 등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건물에서 쓰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냉난방, 온수에 들어가는 추가 에너지는 신재생 에너지를 100% 이용하는 게 건물 컨셉이다.
가스 등 화석연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
1층 거실로 들어서자 한 연구원이 전기히터를 켜두고 있었다.
삼복더위에 웬 히터냐는 물음에 연구원은 "사람이 거주하는 일반 가정 생활환경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 에너지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사람이 내는 열만큼 히터를 켠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온도는 26.5도로 시원했다.
이 건물은 2002년부터 제로에너지건물 연구를 시작한 연구원이 2009년 완성한 2세대 제로에너지건물. 실제 주택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경제성을 고려, 건축비용을 20% 더 쓰고 에너지 소비를 85% 줄이자는 컨셉으로 설계했다.
2층 건물에 총 55평인 건물을 짓는 데 평당 약 500만원이 들어갔다.
백남춘 태양에너지연구단 박사는 "친환경건물은 온갖 기술이 조합된 융복합 시스템"이라며 "전기 공급은 지붕 태양광 발전시스템으로 하고, 난방과 급탕은 우선 태양열을 쓰고 부족한 것은 지열을 이용하며, 여름철 냉방은 지열을 쓴다"고 설명했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아 주방에도 전기레인지를 쓴다.
에너지 부족을 걱정할 수 있지만 겨울을 제외하곤 대부분 100% 자체 해결한다.
외부 전기를 전혀 쓰지 않고도 지열만으로 에어컨을 켠 듯이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백 박사는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한전의 전기선을 연결해 남는 전기는 보내고 부족한 것은 받는데, 겨울 외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천장에는 지열로 식힌 물이 시원한 공기를 내보내는 냉방장치에서 찬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지하 150m까지 뚫은 후 고무튜브를 설치해 지상에서 따뜻한 물을 흘려보낸 후 깊은 땅 속에서 식히고, 식힌 물을 지하에 설치된 열교환장치인 `히트펌프'를 이용해 한번 더 식혀 탱크에 보관하다가 건물 냉방에 사용한다.
벽 한쪽에는 겨울철 차가운 외부 공기를 실내의 따뜻한 공기로 미리 예열시킨 후 집안으로 들여 난방 부담을 줄이는 첨단 환기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겨울엔 단열과 햇빛만으로 낮에 20도 정도의 실내온도가 유지되고 태양열로 물을 높은 온도로 데우지 않고 약 30도 정도로만 데워도 난방할 수 있게 지었다.
그밖엔 거실 진공창, 2층 3중창, 250㎜ 두께의 스티로폴 단열재 등 특별할 게 별로 없다.
이 건물에 적용된 기술은 한화건설에 이전됐고 전북 고창에는 29가구가 제로에너지건물로 지어졌다.
이들 가구 중 상당수는 요즘 같은 더위에도 에너지를 남겨가며 시원하게 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 박사는 "제로에너지건물을 주택에 맞게 이렇게 콤팩트하게 만든 곳은 어디도 없다"며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가장 빨리 적용되고 있는 분야가 건축"이라고 말했다.
대전=안경애기자 naturean@
바깥은 34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 하지만 연구원 내 언덕에 자리잡은 야트막한 이층 건물 현관문을 열자 서늘한 기운이 바로 전해졌다.
이곳은 연구원이 에너지 기술 노하우를 집약해 건설한 `제로에너지건물'. 벽면, 창호 등에서 단열을 최대화하고 햇빛 등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건물에서 쓰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냉난방, 온수에 들어가는 추가 에너지는 신재생 에너지를 100% 이용하는 게 건물 컨셉이다.
가스 등 화석연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
1층 거실로 들어서자 한 연구원이 전기히터를 켜두고 있었다.
삼복더위에 웬 히터냐는 물음에 연구원은 "사람이 거주하는 일반 가정 생활환경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 에너지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사람이 내는 열만큼 히터를 켠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온도는 26.5도로 시원했다.
이 건물은 2002년부터 제로에너지건물 연구를 시작한 연구원이 2009년 완성한 2세대 제로에너지건물. 실제 주택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경제성을 고려, 건축비용을 20% 더 쓰고 에너지 소비를 85% 줄이자는 컨셉으로 설계했다.
2층 건물에 총 55평인 건물을 짓는 데 평당 약 500만원이 들어갔다.
백남춘 태양에너지연구단 박사는 "친환경건물은 온갖 기술이 조합된 융복합 시스템"이라며 "전기 공급은 지붕 태양광 발전시스템으로 하고, 난방과 급탕은 우선 태양열을 쓰고 부족한 것은 지열을 이용하며, 여름철 냉방은 지열을 쓴다"고 설명했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아 주방에도 전기레인지를 쓴다.
에너지 부족을 걱정할 수 있지만 겨울을 제외하곤 대부분 100% 자체 해결한다.
외부 전기를 전혀 쓰지 않고도 지열만으로 에어컨을 켠 듯이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백 박사는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한전의 전기선을 연결해 남는 전기는 보내고 부족한 것은 받는데, 겨울 외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천장에는 지열로 식힌 물이 시원한 공기를 내보내는 냉방장치에서 찬바람이 나오고 있었다.
지하 150m까지 뚫은 후 고무튜브를 설치해 지상에서 따뜻한 물을 흘려보낸 후 깊은 땅 속에서 식히고, 식힌 물을 지하에 설치된 열교환장치인 `히트펌프'를 이용해 한번 더 식혀 탱크에 보관하다가 건물 냉방에 사용한다.
벽 한쪽에는 겨울철 차가운 외부 공기를 실내의 따뜻한 공기로 미리 예열시킨 후 집안으로 들여 난방 부담을 줄이는 첨단 환기장치가 설치돼 있었다.
겨울엔 단열과 햇빛만으로 낮에 20도 정도의 실내온도가 유지되고 태양열로 물을 높은 온도로 데우지 않고 약 30도 정도로만 데워도 난방할 수 있게 지었다.
그밖엔 거실 진공창, 2층 3중창, 250㎜ 두께의 스티로폴 단열재 등 특별할 게 별로 없다.
이 건물에 적용된 기술은 한화건설에 이전됐고 전북 고창에는 29가구가 제로에너지건물로 지어졌다.
이들 가구 중 상당수는 요즘 같은 더위에도 에너지를 남겨가며 시원하게 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백 박사는 "제로에너지건물을 주택에 맞게 이렇게 콤팩트하게 만든 곳은 어디도 없다"며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가장 빨리 적용되고 있는 분야가 건축"이라고 말했다.
대전=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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