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규 정보미디어부장
온 마을 사람들이 한 대의 TV앞에 모였던 때가 있었다. 1970년대 중반 우리는 세상 저편의 또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줬던 상자 안의 영상 앞에 방송의 절대적 힘을 느꼈다.
그때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했던 방송의 영향력은 지금도 그대로다. 다만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방송의 주체들은 그 영향력을 그대로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방송 플랫폼만도 부지기수다. 지상파에 케이블, 위성, IPTV, DMB 등은 이미 올드 미디어다. 이런중에 인터넷은 플랫폼을 더 확장시켰다. 스마트기기는 인터넷에 접속해 언제라도 방송을 볼 수 있게 한다. 유튜브를 통해 2NE1의 일상사가 전 세계에 생중계 되는 세상이다.
방송콘텐츠는 더 폭발적이다. 지상파 중심의 3~4개에 불과했던 방송채널은 케이블PP의 등장에 따라 수백개다. 무엇이 실시간이고, 어떤 드라마가 지상파의 것이고, 본방과 재방이 얼마나 큰 차이를 갖는지 가치와 의미가 줄었다.
그런데 이 시대 방송사업자들은 여전히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미디어 파워를 놓고 주판알 퉁기며 착각 속에 산다. 스마트기기에서 버튼 하나면 단순히 채널이 아니라, 플랫폼이 바뀌는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여전히 1970년대에 사고를 정착시키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진영의 재송신 갈등이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중지 가처분 간접강제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였다. CJ헬로비전은 결정문 송달일로부터 즉시 8월 26일 이후 신규 가입자들에게 디지털 지상파 동시 재전송을 중단해야하고, 이를 어기면 지상파 3사에 각각 하루 5000만원씩 지급해야한단다. CJ헬로비전이 하루 1억5000만원을 낼 수 있는 형편은 못 될 터이니, 디지털방송 중단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디지털에만 있는 게 아니다. 법원의 지상파방송 중단 판결은 디지털 가입가구에 국한되지만, 디지털 가입자만 따로 떼어내 방송신호를 중단한다는 게 지금 기술상 어렵단다. 그래서, 아날로그를 포함한 350만 가구 전체가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게될 수 있다.
일이 이렇게 됐으니, 이참에 케이블SO가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중단해보는 것은 어떤가.
지금 지상파는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 케이블SO, IPTV 등을 상대로 미디어파워 게임을 하고 있다. 실시간 디지털방송을 받으려면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주장이다. 디지털로 바뀐 상황에 콘텐츠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필요하나, 그 `합당한`의 기준에서 양측의 갭이 너무 크니 문제다. 특히 위성, 케이블, IPTV 등 각각의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얽혀 있다보니 대가를 산정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방송중단 사태를 가정해 놓고 이해관계자간 손익을 따지는 것이 무책임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케이블에서 지상파실시간 채널이 빠진다면 누가 손해일까. 둘 사이 머릿속 주판알은 최대의 피해자인 시청자들과 상관없이 퉁겨지고 있다.
규제기관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경꾼이 됐다. 8월부터 방통위 중재로 진행되고 있는 지상파 재송신 대가산정협의회는 아무런 중재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에서부터 방통위는 이미 방송관련 중재와 조율기능을 잃었는지 모르겠다. `방통위'가 통신을 팽개친 `방송위'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방송에 그토록 신경을 써왔으면서도 정작 이런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뒷짐이다.
케이블SO는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끊어라. 방통위와 지상파, 그리고 행위의 주체가 될 케이블SO가 지금 미디어 환경에 노출된 정확한 위치를 처절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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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리가 절대적이라고 했던 방송의 영향력은 지금도 그대로다. 다만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던 방송의 주체들은 그 영향력을 그대로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방송 플랫폼만도 부지기수다. 지상파에 케이블, 위성, IPTV, DMB 등은 이미 올드 미디어다. 이런중에 인터넷은 플랫폼을 더 확장시켰다. 스마트기기는 인터넷에 접속해 언제라도 방송을 볼 수 있게 한다. 유튜브를 통해 2NE1의 일상사가 전 세계에 생중계 되는 세상이다.
방송콘텐츠는 더 폭발적이다. 지상파 중심의 3~4개에 불과했던 방송채널은 케이블PP의 등장에 따라 수백개다. 무엇이 실시간이고, 어떤 드라마가 지상파의 것이고, 본방과 재방이 얼마나 큰 차이를 갖는지 가치와 의미가 줄었다.
그런데 이 시대 방송사업자들은 여전히 자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미디어 파워를 놓고 주판알 퉁기며 착각 속에 산다. 스마트기기에서 버튼 하나면 단순히 채널이 아니라, 플랫폼이 바뀌는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여전히 1970년대에 사고를 정착시키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진영의 재송신 갈등이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CJ헬로비전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중지 가처분 간접강제 신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였다. CJ헬로비전은 결정문 송달일로부터 즉시 8월 26일 이후 신규 가입자들에게 디지털 지상파 동시 재전송을 중단해야하고, 이를 어기면 지상파 3사에 각각 하루 5000만원씩 지급해야한단다. CJ헬로비전이 하루 1억5000만원을 낼 수 있는 형편은 못 될 터이니, 디지털방송 중단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디지털에만 있는 게 아니다. 법원의 지상파방송 중단 판결은 디지털 가입가구에 국한되지만, 디지털 가입자만 따로 떼어내 방송신호를 중단한다는 게 지금 기술상 어렵단다. 그래서, 아날로그를 포함한 350만 가구 전체가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게될 수 있다.
일이 이렇게 됐으니, 이참에 케이블SO가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중단해보는 것은 어떤가.
지금 지상파는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 케이블SO, IPTV 등을 상대로 미디어파워 게임을 하고 있다. 실시간 디지털방송을 받으려면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주장이다. 디지털로 바뀐 상황에 콘텐츠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필요하나, 그 `합당한`의 기준에서 양측의 갭이 너무 크니 문제다. 특히 위성, 케이블, IPTV 등 각각의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얽혀 있다보니 대가를 산정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방송중단 사태를 가정해 놓고 이해관계자간 손익을 따지는 것이 무책임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케이블에서 지상파실시간 채널이 빠진다면 누가 손해일까. 둘 사이 머릿속 주판알은 최대의 피해자인 시청자들과 상관없이 퉁겨지고 있다.
규제기관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경꾼이 됐다. 8월부터 방통위 중재로 진행되고 있는 지상파 재송신 대가산정협의회는 아무런 중재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에서부터 방통위는 이미 방송관련 중재와 조율기능을 잃었는지 모르겠다. `방통위'가 통신을 팽개친 `방송위'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방송에 그토록 신경을 써왔으면서도 정작 이런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뒷짐이다.
케이블SO는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끊어라. 방통위와 지상파, 그리고 행위의 주체가 될 케이블SO가 지금 미디어 환경에 노출된 정확한 위치를 처절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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