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호 가천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상ㆍ하원들 앞에서 한 연설 중에도 언급되었듯 아픈 역사를 관통해온 우리 부모님들에게 교육은 조금의 망설임이 없는 선택이었다. 교육비는 식비를 포기하고라도 들여야 하는 신성한 것이었다.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해 온 우리들에게 대학과 그 등록금은 계산기로 두드려가며 가치를 재보기 힘들 정도의 신성함마저 지니고 있다.
정보세상이 열리고 글로벌 환경이 누구에게나 평등한 현재 우리에게는 10년, 20년 전에 평가하던 대학과 지금 평가하는 대학이 다르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젠 어떤 대학이 어렵게 치르는 등록금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얻는 길인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도 있다.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대학을 나왔는지의 여부와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는 사람을 평가할 때 매우 중요한 가치판단의 척도가 된다. 간판으로 많은 부분을 판단하는 상황이니 `대학은 나와야 구실을 한다', `대학졸업장 하나 없이 무엇을 하겠느냐'는 말은 당연지사가 되어버렸다. 이는 지난 달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2011년 OECD 교육지표 조사결과에도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25~34세 청년층의 대학 이수율이 63%로 OECD국가 중 1위라는 것이다.
1995년에 327개였던 대학수가 지금은 400여 개가 넘는다. 대학생 수는 1985년 126만 명에서 지난 해 313만 명으로 25년 만에 2.5배나 증가했다. 그 만큼 대학진학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대학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많은 고교생들이 대학진학을 희망하다보니 대학 이수율은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의 청년층은 지표가 나타내는 높은 대학 이수율 만큼 좋은 교육을 받고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단연코, 아니다. 살인적인 등록금을 치르기 위해 한 두 학기쯤 휴학하는 학생들의 사연은 너무 많이 들려오고, 심지어 어렵게 공부해서 진학한 대학을 중도에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대학졸업장' 하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노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인가.
올해 대졸자의 취업률이 58.6%이고 이마저도 취업을 위해서 졸업을 미루고 있는 학생들은 빠진 수치라 하니 힘들게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사회에 진출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닌가보다.
그런데도 일부 대학들은 입학생 수를 늘리기에만 급급하고, 대학 순위를 높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이다. 몇몇 대학은 부실경영으로 인한 피해를 학생에게 전가하기도 하고, 비리로 얼룩진 사학재단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달 정부 재정지원 제외와 학자금 대출제한을 골자로 한 부실대학 퇴출이라는 해법을 내 놓았다. 이를 받지 못할 경우 학교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되는데다가 학자금 대출까지 제한을 받으면 신입생 진학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교과부에 재정지원 제한과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으로 계속 지정될 경우 결국은 해당 대학은 자연스레 문을 닫아 대학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대학의 경우 생각지도 못했던 결과에 충격을 받아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하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한 교과부의 부실대학에 대한 조치에는 박수를 보낸다.
중요한 것은 대학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데 있다.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도 대학진학을 고집하는 세태에서 대학들이 그에 상응하는 교육수준을 제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각 대학들은 교과부에서 제시한 기준만 충족시킬 것이 아니라 그 학교를 믿고 입학한 학생들에게 믿을만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들이 사회에 당당히 나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최근 몇몇 대학에서 추진한 대학 간 통합사례를 보면, 또 다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통합을 추진한 수도권 소재 한 대학교의 경우, 통합을 통해 의대, 한의대, 약대 등이 한 학교에 모두 모여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학생 수도 손에 꼽는 매머드 대학이 됐다. 해당학교는 이를 동력으로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높아진 학교 경쟁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대학교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부실대학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이처럼 성공적으로 대학을 통합한 사례를 참고해 나머지 대학들이 통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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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세상이 열리고 글로벌 환경이 누구에게나 평등한 현재 우리에게는 10년, 20년 전에 평가하던 대학과 지금 평가하는 대학이 다르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젠 어떤 대학이 어렵게 치르는 등록금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얻는 길인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도 있다.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대학을 나왔는지의 여부와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는 사람을 평가할 때 매우 중요한 가치판단의 척도가 된다. 간판으로 많은 부분을 판단하는 상황이니 `대학은 나와야 구실을 한다', `대학졸업장 하나 없이 무엇을 하겠느냐'는 말은 당연지사가 되어버렸다. 이는 지난 달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2011년 OECD 교육지표 조사결과에도 고스란히 나타나있다. 25~34세 청년층의 대학 이수율이 63%로 OECD국가 중 1위라는 것이다.
1995년에 327개였던 대학수가 지금은 400여 개가 넘는다. 대학생 수는 1985년 126만 명에서 지난 해 313만 명으로 25년 만에 2.5배나 증가했다. 그 만큼 대학진학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대학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많은 고교생들이 대학진학을 희망하다보니 대학 이수율은 자연스레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과연 우리나라의 청년층은 지표가 나타내는 높은 대학 이수율 만큼 좋은 교육을 받고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 단연코, 아니다. 살인적인 등록금을 치르기 위해 한 두 학기쯤 휴학하는 학생들의 사연은 너무 많이 들려오고, 심지어 어렵게 공부해서 진학한 대학을 중도에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대학졸업장' 하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노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인가.
올해 대졸자의 취업률이 58.6%이고 이마저도 취업을 위해서 졸업을 미루고 있는 학생들은 빠진 수치라 하니 힘들게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사회에 진출하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닌가보다.
그런데도 일부 대학들은 입학생 수를 늘리기에만 급급하고, 대학 순위를 높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모습이다. 몇몇 대학은 부실경영으로 인한 피해를 학생에게 전가하기도 하고, 비리로 얼룩진 사학재단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달 정부 재정지원 제외와 학자금 대출제한을 골자로 한 부실대학 퇴출이라는 해법을 내 놓았다. 이를 받지 못할 경우 학교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되는데다가 학자금 대출까지 제한을 받으면 신입생 진학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교과부에 재정지원 제한과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으로 계속 지정될 경우 결국은 해당 대학은 자연스레 문을 닫아 대학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대학의 경우 생각지도 못했던 결과에 충격을 받아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하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한 교과부의 부실대학에 대한 조치에는 박수를 보낸다.
중요한 것은 대학들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데 있다.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도 대학진학을 고집하는 세태에서 대학들이 그에 상응하는 교육수준을 제공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각 대학들은 교과부에서 제시한 기준만 충족시킬 것이 아니라 그 학교를 믿고 입학한 학생들에게 믿을만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들이 사회에 당당히 나갈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최근 몇몇 대학에서 추진한 대학 간 통합사례를 보면, 또 다른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통합을 추진한 수도권 소재 한 대학교의 경우, 통합을 통해 의대, 한의대, 약대 등이 한 학교에 모두 모여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학생 수도 손에 꼽는 매머드 대학이 됐다. 해당학교는 이를 동력으로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높아진 학교 경쟁력을 발판 삼아 글로벌 대학교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부실대학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이처럼 성공적으로 대학을 통합한 사례를 참고해 나머지 대학들이 통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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