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수록 손해 "물건있어도 못 팔아요"
지진후 값 5 ~ 10% 올라 제품확보 어려움
"90만원에 팔면 95만원에 들여와야" 난감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 카메라 시장. 따로 카메라 시장이라 명명되진 않았지만, 10여 년 전부터 이곳은 대한민국 카메라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100여 군데 이상 카메라 업체들이 옹기종기 모여 정품과 내수품 뿐만 아니라 A/S까지 취급하고 있다. 월요일 아침이어서 그런지 카메라 상점이 모여 있는 `로드샵' 거리는 꽤나 한산했다. 그러나 카메라 가게 안에는 한 두 명 이상의 손님들이 모여 제품을 문의하고 있었다.
`효성카메라' 허근일(56) 부장은 "월요일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며 주말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면서도 씁쓸해 했다. 일본 대지진 여파가 남대문 카메라 시장에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허 부장은 "지진 이후로 캐논 본사에서는 요즘 제품을 거의 내놓지 않는데, 수급이 안 되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이전에 비해 약 4∼5%는 올랐는데 손님들은 그걸 모르고 와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업체들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남대문을 찾는 손님들 수는 변화가 없지만 남대문 카메라 시장은 예전부터 위축됐다고 입을 모았다. `캐논과 니콘'의 한명희(56)씨는 "경기침체로 사람들이 카메라 시장을 잘 찾지 않는 것 같다"며 "지진 이후에는 카메라 가격이 5~10% 상승했는데 그마저도 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때마침 니콘의 D7000과 캐논의 40D를 찾는 손님들이 각각 들어왔는데 한씨는 제품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남대문 시장에 들어온 지 13년째라고 밝히는 `디카서울'의 박성훈(33)씨는 "대지진 이후 업주들은 제품이 있어도 잘 팔려고 하지 않는다"며 "90만원에 팔면 95만원에 다시 들여와야 하는데 누가 팔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향후 카메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 업주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일본 카메라 업체들은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 저곳에서 부품을 따로 생산해 제품을 완성시키는 시스템이다. 지진이 발생한 센다이 지역은 부속품을 많이 제조하는 곳으로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로 이어진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지진이 안 나고 차라리 엔화 가치가 오르는 게 훨씬 낫다"며 "엔화가 오르면 그에 맞게 물건은 공수할 수 있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그래도 박씨는 카메라를 처음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박씨는 "중고품이 새 제품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도색 등으로 제품을 손질한 `후끼' 제품을 새 제품으로 포장해 파는 곳도 있는데 카메라를 잘 모르는 사람은 구분하기 어렵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그는 "카메라는 무조건 지인을 통해서 사던지, 지인이 잘 아는 집에서 사야한다"며 "아무리 자신이 카메라를 많이 알아도 업주들만큼 알 수는 없으며 업주들은 손님들에게 절대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강승태기자 kangst@
◇ 사진설명 :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해 카메라 제품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국내시장도 제품이 있어도 판매를 못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대문 시장 내 카메라 매장이 집중 위치한 로드샵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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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만원에 팔면 95만원에 들여와야" 난감
21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 카메라 시장. 따로 카메라 시장이라 명명되진 않았지만, 10여 년 전부터 이곳은 대한민국 카메라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100여 군데 이상 카메라 업체들이 옹기종기 모여 정품과 내수품 뿐만 아니라 A/S까지 취급하고 있다. 월요일 아침이어서 그런지 카메라 상점이 모여 있는 `로드샵' 거리는 꽤나 한산했다. 그러나 카메라 가게 안에는 한 두 명 이상의 손님들이 모여 제품을 문의하고 있었다.
`효성카메라' 허근일(56) 부장은 "월요일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며 주말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면서도 씁쓸해 했다. 일본 대지진 여파가 남대문 카메라 시장에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허 부장은 "지진 이후로 캐논 본사에서는 요즘 제품을 거의 내놓지 않는데, 수급이 안 되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이전에 비해 약 4∼5%는 올랐는데 손님들은 그걸 모르고 와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업체들은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남대문을 찾는 손님들 수는 변화가 없지만 남대문 카메라 시장은 예전부터 위축됐다고 입을 모았다. `캐논과 니콘'의 한명희(56)씨는 "경기침체로 사람들이 카메라 시장을 잘 찾지 않는 것 같다"며 "지진 이후에는 카메라 가격이 5~10% 상승했는데 그마저도 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때마침 니콘의 D7000과 캐논의 40D를 찾는 손님들이 각각 들어왔는데 한씨는 제품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남대문 시장에 들어온 지 13년째라고 밝히는 `디카서울'의 박성훈(33)씨는 "대지진 이후 업주들은 제품이 있어도 잘 팔려고 하지 않는다"며 "90만원에 팔면 95만원에 다시 들여와야 하는데 누가 팔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향후 카메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 업주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일본 카메라 업체들은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곳 저곳에서 부품을 따로 생산해 제품을 완성시키는 시스템이다. 지진이 발생한 센다이 지역은 부속품을 많이 제조하는 곳으로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전체로 이어진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지진이 안 나고 차라리 엔화 가치가 오르는 게 훨씬 낫다"며 "엔화가 오르면 그에 맞게 물건은 공수할 수 있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그래도 박씨는 카메라를 처음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박씨는 "중고품이 새 제품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도색 등으로 제품을 손질한 `후끼' 제품을 새 제품으로 포장해 파는 곳도 있는데 카메라를 잘 모르는 사람은 구분하기 어렵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 그는 "카메라는 무조건 지인을 통해서 사던지, 지인이 잘 아는 집에서 사야한다"며 "아무리 자신이 카메라를 많이 알아도 업주들만큼 알 수는 없으며 업주들은 손님들에게 절대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강승태기자 kangst@
◇ 사진설명 :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해 카메라 제품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국내시장도 제품이 있어도 판매를 못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대문 시장 내 카메라 매장이 집중 위치한 로드샵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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