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슬러거'서 은퇴 프로야구 선수 초상ㆍ성명 사전동의 없이 사용
'봉이 김선달'식 사업모델 "이제 그만"
게임 제작사와 협의 없이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하고 관련한 중계권을 판매하거나, 전직 프로야구 스타들의 초상과 성명을 사전 동의 없이 게임 속에서 활용하는 등의 `봉이 김선달'식 사업모델들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최근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사단법인 일구회가 네오위즈게임즈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5억3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와이즈캣이 개발,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야구게임 `슬러거'가 일구회 소속 은퇴선수들의 성명을 동의 없이 게임 내에 이용했기 때문이다. 법원측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이뤄진 퍼블리시티권 및 성명권 침해에 대해 일구회에 손해배상채권을 양도한 은퇴선수 273명의 몫으로 5억3700여만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는 은퇴선수 1명당 2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야구게임의 라이센스 분쟁은 해묵은 이슈였다. 애니파크가 제작, CJ인터넷이 서비스하는 `마구마구'와 네오위즈게임즈의 슬러거가 KBO 라이센스를 획득, 현역 및 은퇴 선수들의 성명권을 게임 내에서 사용해 왔으나 전직 LG 선수 이상훈이 지난 2009년 "KBO는 은퇴선수를 활용한 사업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무단사용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 마해영, 박정태 등의 은퇴선수 18인이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에 자신들의 성명 사용을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 `마구마구'에선 2009년 연말부터 이들 선수들을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슬러거의 경우 선수협과 네오위즈게임즈 간의 협약으로 선수들의 이름과 이미지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이후 KBO 라이센스를 보유한 CJ인터넷과 `슬러거' 개발사 와이즈캣을 인수한 후 선수협과 관련 권리 이용 계약을 체결한 NHN이 라이센스 관련 대타협을 하며 라이센스 분쟁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복병' 일구회가 전면에 등장하며 문제가 보다 복잡해졌다. 현재 은퇴선수 중 선수협에 관련 권리를 위탁한 이는 30여명 규모이며 일구회에 위탁한 이들은 300여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인터넷은 일구회와 관련 협상을 완료, 마구마구 내에 이상훈을 제외한 모든 은퇴선수를 활용할 수 있으나 네오위즈게임즈는 아직 관련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했고 일구회가 협상과 별개로 과거의 침해 사례에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 이와 같은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게임업종 내의 또 다른 대표적인 분쟁 사례인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논란도 이전과는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블리자드가 직접 국내 대행사 그래텍과 손잡고 관련 권리를 위임, e스포츠협회가 게임 제작사와 상의 없이 관련 리그를 진행하고 중계권을 판매한 과거 사업 관행은 `옛 일'이 되어 버렸다.
현재 블리자드는 서울중앙지법에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그간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고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블리자드는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으나 국내 사업자들이 "끝까지 가 판결을 받아내 관련한 표준을 마련하고 싶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두 사안에 대해서 국내 게임기업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견해도 있다. 처음부터 이들이 의도적으로 지적재산권을 침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긴 어려우며 일부 전직 야구선수들이나 블리자드가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보는 시각이 그것이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다 해도 상업적인 의미의 활용인 만큼 이에 대한 보상과 권리 인정은 분명히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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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사와 협의 없이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하고 관련한 중계권을 판매하거나, 전직 프로야구 스타들의 초상과 성명을 사전 동의 없이 게임 속에서 활용하는 등의 `봉이 김선달'식 사업모델들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최근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사단법인 일구회가 네오위즈게임즈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5억3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와이즈캣이 개발, 네오위즈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야구게임 `슬러거'가 일구회 소속 은퇴선수들의 성명을 동의 없이 게임 내에 이용했기 때문이다. 법원측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이뤄진 퍼블리시티권 및 성명권 침해에 대해 일구회에 손해배상채권을 양도한 은퇴선수 273명의 몫으로 5억3700여만원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는 은퇴선수 1명당 2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야구게임의 라이센스 분쟁은 해묵은 이슈였다. 애니파크가 제작, CJ인터넷이 서비스하는 `마구마구'와 네오위즈게임즈의 슬러거가 KBO 라이센스를 획득, 현역 및 은퇴 선수들의 성명권을 게임 내에서 사용해 왔으나 전직 LG 선수 이상훈이 지난 2009년 "KBO는 은퇴선수를 활용한 사업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무단사용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져나갔다. 마해영, 박정태 등의 은퇴선수 18인이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에 자신들의 성명 사용을 중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 `마구마구'에선 2009년 연말부터 이들 선수들을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슬러거의 경우 선수협과 네오위즈게임즈 간의 협약으로 선수들의 이름과 이미지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이후 KBO 라이센스를 보유한 CJ인터넷과 `슬러거' 개발사 와이즈캣을 인수한 후 선수협과 관련 권리 이용 계약을 체결한 NHN이 라이센스 관련 대타협을 하며 라이센스 분쟁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복병' 일구회가 전면에 등장하며 문제가 보다 복잡해졌다. 현재 은퇴선수 중 선수협에 관련 권리를 위탁한 이는 30여명 규모이며 일구회에 위탁한 이들은 300여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인터넷은 일구회와 관련 협상을 완료, 마구마구 내에 이상훈을 제외한 모든 은퇴선수를 활용할 수 있으나 네오위즈게임즈는 아직 관련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했고 일구회가 협상과 별개로 과거의 침해 사례에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 이와 같은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게임업종 내의 또 다른 대표적인 분쟁 사례인 스타크래프트 지적재산권 논란도 이전과는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블리자드가 직접 국내 대행사 그래텍과 손잡고 관련 권리를 위임, e스포츠협회가 게임 제작사와 상의 없이 관련 리그를 진행하고 중계권을 판매한 과거 사업 관행은 `옛 일'이 되어 버렸다.
현재 블리자드는 서울중앙지법에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그간 자신들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고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블리자드는 "합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으나 국내 사업자들이 "끝까지 가 판결을 받아내 관련한 표준을 마련하고 싶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두 사안에 대해서 국내 게임기업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견해도 있다. 처음부터 이들이 의도적으로 지적재산권을 침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긴 어려우며 일부 전직 야구선수들이나 블리자드가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보는 시각이 그것이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다 해도 상업적인 의미의 활용인 만큼 이에 대한 보상과 권리 인정은 분명히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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