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LCD TV생산법인 '중국 쑤저우 라켄'을 가다
LCD TV 전공정 한번에 처리 '세계적 생산라인'
'BMS 라인' 도입으로 설비ㆍ물류비용 크게 줄여
지난 16일 중국 남방 지역에선 보기 드물게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쌀쌀해진 날씨 속, 상하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1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쑤저우시 고신공업구에 위치한 쑤저우 라켄 테크놀로지 공장을 찾았다.
라켄은 LG디스플레이(LGD)와 대만의 전자제품 메이커인 암트란 테크놀로지가 2008년 지분율 51대49로 합작해 세운 LCD TV 제조사다. 당시 LCD 패널 제조사가 TV 세트시장까지 진출한다고 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샀다. 라켄은 LCD TV를 제조하긴 하지만,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전량 위탁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LGD는 LCD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좋고, ODM 라켄은 핵심 LCD기술지원과 함께 고품질 패널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좋다. 또 글로벌 브랜드 TV메이커는 고품질에 저렴한 LCD TV를 자체 개발비용을 들이지 않고 판매할 수 있어 좋은 `윈-윈-윈' 모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라켄은 백라이트(BLU)부터 모듈(LCM), LCD TV(SET)조립까지 LCD TV를 만들기 위한 모든 공정이 한 공장 내에서 이뤄지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이것을 회사는 `B+M+S' 모델이라고 칭했다. 그러나 당시 이같은 LCD패널 제조사의 LCD TV 시장 진출모델을 두고 업계는 과연 성공할 것인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라켄 설립 2년여간 지난 지금 그 결과는 대성공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북미 LCD TV 시장에서 비지오라는 미국 회사가 삼성ㆍLGㆍ소니 등 기라성 같은 TV제조사를 모두 제치고 판매 1위를 차지했다. 3분기 북미 전체 판매량 965만대 가운데 판매 점유율 16.8%로 삼성전자(15.5%)를 제치고 비지오가 1위에 올랐다는 사실에 다른 TV제조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삼성ㆍLGㆍ소니 등이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매장 위주로 고가ㆍ고품질 제품을 파는 전략인데 반해 비지오는 클럽형 슈퍼마켓 등 중소형 유통매장 위주로 중저가ㆍ고품질 제품을 파는 전략으로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어낸 것. 비지오는 품질과 디자인에서 삼성ㆍLGㆍ소니 등에 크게 밀리지 않으면서도 이들보단 10∼20% 저렴한 LCD TV로 돌풍을 일으키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위를 차지할 위세다. 어떻게 생소한 비지오라는 회사가 북미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그건 바로 라켄 때문이었다. 라켄은 올해 비지오의 예상 LCD TV판매량 700여만대 가운데 70%이상인 500만대 이상을 공급한다. 비지오의 북미 1위는 사실상 라켄의 북미 1위나 진배없다.
라켄은 올해 비지오 공급물량 500만대를 포함해 LG전자, 중국 스카이워스와 TCL 등 세계 LCD TV 제조사에 ODM방식으로 약 600만대를 공급할 것이고, 내년엔 이보다 150만대 더 많은 750만대 공급을 목료포 하고 있다. 라켄은 설립 2년만에 매출 18억달러(약 2조원)에 2∼4%대 영업흑자를 내는 회사가 됐고, 밀려드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해 현재 6개 TV조립라인을 증설하고 있어 실적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라켄 공장 방문에 동행한 LG디스플레이 권복 부사장(시스템솔루션사업부장)은 "세계적으로 LCD TV 브랜드 메이커들의 아웃소싱 규모는 올해 20%대(약 4000만대)에서 내년 35%(약 8000만대)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LG디스플레이의 라켄 B+M+S모델을 대만 LCD패널 제조사인 AUO를 비롯해 최근 패널제조사 CMO를 인수한 글로벌 ODM 대만 폭스콘 등이 따라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라켄이 경쟁력 높은 LCD TV를 생산할 수 있는 비결은 라켄만의 독특한 생산구조에서 찾을 수 있었다. 백라이트, 모듈, TV 조립 공정을 76미터 길이의 단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모두 처리하는 BMS라인이 그것이다. 각각을 따로따로 조립하는 기존 라인에선 2시간에 1대의 TV를 생산할 수 있었지만, BMS라인에선 단 40분만에 박스포장까지 마친 TV 한 대가 뚝딱 나왔다. 설비와 물류비용이 파격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회사는 증설하는 모든 라인은 이 BMS 라인을 도입키로 했다.
라켄의 김병수 사장은 "다른 TV메이커와 달리 LCD패널사와 TV제조사가 한 곳에서 동일 제품을 설계하고 개발하니 기존에 따로 부착했던 인버터와 파워보드를 결합하는 등의 통합설계로 부품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고, 이것이 원가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1월 비지오에 LGD가 최근 선보인 필름형 편광안경(FPR) 방식의 3D TV를 공급하기 시작하는 등 3D TV를 내년 전체 총 생산량의 30%까지 늘려나가 신제품으로 돌풍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쑤저우(중국)=김승룡기자 srkim@
◆사진설명 : LG디스플레이와 대만 암트란이 합작 설립한 LCD TV 위탁생산회사인 중국 쑤저우 라켄 테크놀로지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미국 TV업체인 비지오에 납품할 LCD TV를 출고하기 앞서 검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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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S 라인' 도입으로 설비ㆍ물류비용 크게 줄여
지난 16일 중국 남방 지역에선 보기 드물게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쌀쌀해진 날씨 속, 상하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1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쑤저우시 고신공업구에 위치한 쑤저우 라켄 테크놀로지 공장을 찾았다.
라켄은 LG디스플레이(LGD)와 대만의 전자제품 메이커인 암트란 테크놀로지가 2008년 지분율 51대49로 합작해 세운 LCD TV 제조사다. 당시 LCD 패널 제조사가 TV 세트시장까지 진출한다고 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샀다. 라켄은 LCD TV를 제조하긴 하지만,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전량 위탁생산해 납품하고 있다. LGD는 LCD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좋고, ODM 라켄은 핵심 LCD기술지원과 함께 고품질 패널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좋다. 또 글로벌 브랜드 TV메이커는 고품질에 저렴한 LCD TV를 자체 개발비용을 들이지 않고 판매할 수 있어 좋은 `윈-윈-윈' 모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라켄은 백라이트(BLU)부터 모듈(LCM), LCD TV(SET)조립까지 LCD TV를 만들기 위한 모든 공정이 한 공장 내에서 이뤄지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이것을 회사는 `B+M+S' 모델이라고 칭했다. 그러나 당시 이같은 LCD패널 제조사의 LCD TV 시장 진출모델을 두고 업계는 과연 성공할 것인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라켄 설립 2년여간 지난 지금 그 결과는 대성공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북미 LCD TV 시장에서 비지오라는 미국 회사가 삼성ㆍLGㆍ소니 등 기라성 같은 TV제조사를 모두 제치고 판매 1위를 차지했다. 3분기 북미 전체 판매량 965만대 가운데 판매 점유율 16.8%로 삼성전자(15.5%)를 제치고 비지오가 1위에 올랐다는 사실에 다른 TV제조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삼성ㆍLGㆍ소니 등이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매장 위주로 고가ㆍ고품질 제품을 파는 전략인데 반해 비지오는 클럽형 슈퍼마켓 등 중소형 유통매장 위주로 중저가ㆍ고품질 제품을 파는 전략으로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어낸 것. 비지오는 품질과 디자인에서 삼성ㆍLGㆍ소니 등에 크게 밀리지 않으면서도 이들보단 10∼20% 저렴한 LCD TV로 돌풍을 일으키며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위를 차지할 위세다. 어떻게 생소한 비지오라는 회사가 북미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그건 바로 라켄 때문이었다. 라켄은 올해 비지오의 예상 LCD TV판매량 700여만대 가운데 70%이상인 500만대 이상을 공급한다. 비지오의 북미 1위는 사실상 라켄의 북미 1위나 진배없다.
라켄은 올해 비지오 공급물량 500만대를 포함해 LG전자, 중국 스카이워스와 TCL 등 세계 LCD TV 제조사에 ODM방식으로 약 600만대를 공급할 것이고, 내년엔 이보다 150만대 더 많은 750만대 공급을 목료포 하고 있다. 라켄은 설립 2년만에 매출 18억달러(약 2조원)에 2∼4%대 영업흑자를 내는 회사가 됐고, 밀려드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해 현재 6개 TV조립라인을 증설하고 있어 실적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라켄 공장 방문에 동행한 LG디스플레이 권복 부사장(시스템솔루션사업부장)은 "세계적으로 LCD TV 브랜드 메이커들의 아웃소싱 규모는 올해 20%대(약 4000만대)에서 내년 35%(약 8000만대)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LG디스플레이의 라켄 B+M+S모델을 대만 LCD패널 제조사인 AUO를 비롯해 최근 패널제조사 CMO를 인수한 글로벌 ODM 대만 폭스콘 등이 따라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라켄이 경쟁력 높은 LCD TV를 생산할 수 있는 비결은 라켄만의 독특한 생산구조에서 찾을 수 있었다. 백라이트, 모듈, TV 조립 공정을 76미터 길이의 단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모두 처리하는 BMS라인이 그것이다. 각각을 따로따로 조립하는 기존 라인에선 2시간에 1대의 TV를 생산할 수 있었지만, BMS라인에선 단 40분만에 박스포장까지 마친 TV 한 대가 뚝딱 나왔다. 설비와 물류비용이 파격적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회사는 증설하는 모든 라인은 이 BMS 라인을 도입키로 했다.
라켄의 김병수 사장은 "다른 TV메이커와 달리 LCD패널사와 TV제조사가 한 곳에서 동일 제품을 설계하고 개발하니 기존에 따로 부착했던 인버터와 파워보드를 결합하는 등의 통합설계로 부품수를 크게 줄일 수 있었고, 이것이 원가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1월 비지오에 LGD가 최근 선보인 필름형 편광안경(FPR) 방식의 3D TV를 공급하기 시작하는 등 3D TV를 내년 전체 총 생산량의 30%까지 늘려나가 신제품으로 돌풍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쑤저우(중국)=김승룡기자 srkim@
◆사진설명 : LG디스플레이와 대만 암트란이 합작 설립한 LCD TV 위탁생산회사인 중국 쑤저우 라켄 테크놀로지 공장에서 현지 직원들이 미국 TV업체인 비지오에 납품할 LCD TV를 출고하기 앞서 검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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