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시장규모 1000억대… 토종-글로벌업체 주도권 경쟁 본격화
각종 인터넷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분산하고 전송하는 애플리케이션 전송 솔루션(ADN, Application Delivery Network)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맞고 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이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데이터 트래픽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ADN이 다시 주목받는 모양새다.
국내 ADN 시장은 해외 시장에서 주목할 정도로 특이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 1위인 F5네트웍스 대신 라드웨어가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파이오링크, 펌킨네트웍스 등 국내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ADN 업체들은 초고속인터넷 강국인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펼치고 있다.
■ 달아오르는 ADN시장
지난해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 파이오링크와 라드웨어코리아는 시장조사업체 한국IDC가 발표한 ADN 시장보고서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였다. 국내 업체인 파이오링크가 지난해 1분기 ADB 시장에서 점유율 32%로 2위 업체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벌렸다고 밝히자 라드웨어는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IDC는 공식적으로 자료를 전달한 적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줄곧 국내 시장 1위를 자신해온 라드웨어로서는 자존심을 구긴 셈이 됐다.
이 사건은 시장조사업체의 마케팅 전략 혼선이 빚은 촌극이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ADN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 있다. 현재 국내 ADN 시장에서 활약 중인 업체는 어림잡아 10여 개에 달한다. 라드웨어, 파이오링크, 시스코가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F5네트웍스, 시트릭스, 파운드리 등이 맹렬한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시장 자체는 800억원 내외의 작지 않은 규모지만 시장포화로 인해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의 성장이 더디고 독주하는 회사가 없기에 각 업체들은 시장보고서의 점유율 순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시장점유율 변동에도 업체들의 희비는 엇갈린다.
업계 전문가들은 ADN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한국IDC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킹 장비시장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6.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오는 2012년에 약 1000억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신규 고객 확보와 더불어 상대 업체의 고객을 빼앗아오는 `윈백(win-back)` 전략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내 ADN 시장은 수많은 업체들이 부침을 거듭하면서 크게 파이오링크, 라드웨어, 시스코, LG노텔의 구도로 재편된 양상이다. 하지만 후발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F5네트웍스는 여전히 다크호스로 불린다. F5네트웍스는 그동안 세계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높은 가격대와 영업 미숙 등으로 고전을 거듭하며 한때 `한국시장 철수`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사장 교체와 조직 개편에 나서면서 세계 시장 1위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전통의 강호인 시스코도 꾸준히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유선 통신장비 업체인 시스코에게 있어 ADN 시장은 매출 면에서는 작은 규모이지만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다.
이밖에 시트릭스도 LG노텔과의 협력과 별개로 시장에서 고삐를 조이고 있으며 브로케이드도 파운드리네트웍스 인수를 통해 국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양한 업체들이 국내 ADN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력 고객층도 매년 뒤바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07년 ADN 시장은 29.1%의 점유율로 제조업이 차지했지만 2008년에는 금융권이 주요 고객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공기관이 ADN 설비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육 및 인터넷 업계는 꾸준히 ADN 장비 확충에 나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ADN 시장의 판도가 보안 성능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단일 스위치 안에 로드밸런싱, 트래픽 분산, 웹ㆍ왠 가속기, 침입방지시스템 등의 기능이 탑재되면서 보안 성능이 제품의 전체적인 성능을 결정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7ㆍ7 사이버 테러와 같이 정작 중요한 순간에 보안성을 담보하는 솔루션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보안이 ADN의 핵심기능으로 떠오르면서 주요 업체들도 보안기능에 충실한 장비를 출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zscape@
◇용어설명=ADN(L4-L7 스위치)
트래픽 부하를 분산하고 지능형 트래픽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L4 기능과 네트워크 보안기능을 제공하는 L7 기능을 결합한 스위치. 각종 바이러스 및 분산서비스 거부(DDoS) 공격 등의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CP/UDP 포트 정보만을 바탕으로 데이터(패킷)를 분류하는 L4 스위치와 달리 패킷 URL 정보 등의 데이터를 지능적으로 판단, 적절하게 서버에 전달하는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국내 ADN 시장은 해외 시장에서 주목할 정도로 특이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 1위인 F5네트웍스 대신 라드웨어가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다 파이오링크, 펌킨네트웍스 등 국내 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ADN 업체들은 초고속인터넷 강국인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 파이오링크와 라드웨어코리아는 시장조사업체 한국IDC가 발표한 ADN 시장보고서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였다. 국내 업체인 파이오링크가 지난해 1분기 ADB 시장에서 점유율 32%로 2위 업체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벌렸다고 밝히자 라드웨어는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IDC는 공식적으로 자료를 전달한 적이 없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줄곧 국내 시장 1위를 자신해온 라드웨어로서는 자존심을 구긴 셈이 됐다.
이 사건은 시장조사업체의 마케팅 전략 혼선이 빚은 촌극이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ADN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 있다. 현재 국내 ADN 시장에서 활약 중인 업체는 어림잡아 10여 개에 달한다. 라드웨어, 파이오링크, 시스코가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F5네트웍스, 시트릭스, 파운드리 등이 맹렬한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시장 자체는 800억원 내외의 작지 않은 규모지만 시장포화로 인해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의 성장이 더디고 독주하는 회사가 없기에 각 업체들은 시장보고서의 점유율 순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시장점유율 변동에도 업체들의 희비는 엇갈린다.
업계 전문가들은 ADN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한국IDC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킹 장비시장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6.9%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오는 2012년에 약 1000억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신규 고객 확보와 더불어 상대 업체의 고객을 빼앗아오는 `윈백(win-back)` 전략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국내 ADN 시장은 수많은 업체들이 부침을 거듭하면서 크게 파이오링크, 라드웨어, 시스코, LG노텔의 구도로 재편된 양상이다. 하지만 후발업체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F5네트웍스는 여전히 다크호스로 불린다. F5네트웍스는 그동안 세계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높은 가격대와 영업 미숙 등으로 고전을 거듭하며 한때 `한국시장 철수`라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사장 교체와 조직 개편에 나서면서 세계 시장 1위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전통의 강호인 시스코도 꾸준히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유선 통신장비 업체인 시스코에게 있어 ADN 시장은 매출 면에서는 작은 규모이지만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다.
이밖에 시트릭스도 LG노텔과의 협력과 별개로 시장에서 고삐를 조이고 있으며 브로케이드도 파운드리네트웍스 인수를 통해 국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양한 업체들이 국내 ADN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력 고객층도 매년 뒤바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07년 ADN 시장은 29.1%의 점유율로 제조업이 차지했지만 2008년에는 금융권이 주요 고객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공공기관이 ADN 설비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육 및 인터넷 업계는 꾸준히 ADN 장비 확충에 나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향후 ADN 시장의 판도가 보안 성능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단일 스위치 안에 로드밸런싱, 트래픽 분산, 웹ㆍ왠 가속기, 침입방지시스템 등의 기능이 탑재되면서 보안 성능이 제품의 전체적인 성능을 결정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7ㆍ7 사이버 테러와 같이 정작 중요한 순간에 보안성을 담보하는 솔루션이 각광을 받고 있다"며 "보안이 ADN의 핵심기능으로 떠오르면서 주요 업체들도 보안기능에 충실한 장비를 출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zscape@
◇용어설명=ADN(L4-L7 스위치)
트래픽 부하를 분산하고 지능형 트래픽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L4 기능과 네트워크 보안기능을 제공하는 L7 기능을 결합한 스위치. 각종 바이러스 및 분산서비스 거부(DDoS) 공격 등의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CP/UDP 포트 정보만을 바탕으로 데이터(패킷)를 분류하는 L4 스위치와 달리 패킷 URL 정보 등의 데이터를 지능적으로 판단, 적절하게 서버에 전달하는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