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하나를 나눠 이용…유휴 자원 활용 극대화
'안정적 관리기술 필수' 가용ㆍ확장성 보완 필요
'안정적 관리기술 필수' 가용ㆍ확장성 보완 필요
■ 클라우드 컴퓨팅시대
(2) 핵심기술 대해부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쓴만큼 지불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 개념은 사실 매우 단순하고 명확하다.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전기나 수도 등을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고 렌트카, 동네 PC방, 도서대여점 등 구입하는 대신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문화는 이미 우리 생활 주변에 광범위하게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 개념을 IT 분야에 적용하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기업에 따라 천차만별인 요구사항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컴퓨팅 리소스 풀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기술과 경영 측면에서도 만만치 않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당시 HP 최고경영자(CEO)였던 칼리 피오리나가 `유틸리티 컴퓨팅'을 주창하며 이런 서비스를 시도했으나 프린터 등 일부 하드웨어에 적용하는데 그친 사례도 있다.
◇클라우드의 핵심 `가상화'=이른바 `빌려쓰는 IT'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가상화 기술이 본격적으로 성숙하면서 대전환의 계기가 마련됐다.
가상화란 물리적인 하드웨어의 한계를 넘어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여러 대의 서버를 마치 한대처럼 운영하거나 혹은 한대의 서버를 마치 여러 대의 서버처럼 나눠서 이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무엇보다 유휴 컴퓨팅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최대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는 시스템 통합과 로드 밸런싱을 통해 적절한 규모의 IT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남는 유휴 자원은 새로운 사업모델, 즉 클라우드 컴퓨팅의 씨앗이 됐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의 히트 서비스들도 처음에는 유휴 컴퓨팅 자원을 이용해 새로운 사업을 하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지난 2007년부터 가상화는 컴퓨팅 업계의 메가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초기에는 서버와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부문의 가상화에 집중됐지만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를 넘어 지난해부터는 데스크톱 가상화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VM웨어, 시트릭스 등의 업체들이 가상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말 가상화 기술이 적용된 첫 제품을 내놓았고 인텔과 AMD 등 하드웨어 업체들까지 가세, 가상화는 IT 기업 차세대 생존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인프라 관리는 `숙제'=가상화는 수천만명의 사용자까지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를 가능케 했지만 이 거대한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은 또 다른 기술적인 과제를 부여했다.
클라우드 인프라의 장애는 곧 사용자들이 서비스 중단을 의미하기 때문에 장비의 부하와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부하를 동적으로 할당하는 것은 물론, 장애 발생시 신속하게 서비스를 복구할 수 있는 등 안정적인 관리기술이 필수적이다.
김효석 한국CA 관리SW 시니어 컨설턴트는 "클라우드 환경 관리는 다이나믹한 로드밸런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IT서비스관리(ITSM)와 같은 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BMC, CA, HP 등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관리 이슈에 대응하는 신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간의 호환 문제도 주요 기술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다를 경우 사용자들이 각 클라우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없어 데이터 통합과 관리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웹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간의 호환과 재사용성을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분산 서비스 기술력 경쟁 본격화=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간의 우열은 결국 대규모 분산 서비스 기술력에서 결정이 날 것으로 전망한다.
많게는 수십만대에 달하는 서버 환경에서의 분산파일 시스템, 분산 데이터베이스, 분산 데이터처리 시스템 등이 핵심이다. 구글, 아마존, 야후, 세일즈포스닷컴 등 세계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은 자사의 분산 서비스 기술에 대한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가 공개돼 있지만 구글 API에 따라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아마존에서 사용할 수 없어 `이름 뿐인 오픈'이라는 비판도 있다. IBM, MS 등도 내부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그 기술적 성과가 공유되는 것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처럼 주요 업체들이 분산 서비스 기술에 대한 공개를 꺼리는 것은 이것이 향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있어 사실상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분야의 벤처업체인 클라우데라의 경우 직원이 10여명에 불과하지만 구글의 분산 서비스 플랫폼의 클론인 `하둡(Hadoop)'에 대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11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분산 서비스 기술의 시장성에 그만큼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용성ㆍ확장성 기술은 보완 필요=`제2의 디지털 혁명'으로 불리는 현재의 클라우드 컴퓨팅 열풍은 가상화, 분산 컴퓨팅 기술 등 지난 IT 기술의 성과 위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부문에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궁한 ETRI 인터넷플랫폼 연구부 부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본격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 채 2~3년이 되지 않는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이 더 확산되기 위해서는 가용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2) 핵심기술 대해부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쓴만큼 지불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 개념은 사실 매우 단순하고 명확하다.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전기나 수도 등을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고 렌트카, 동네 PC방, 도서대여점 등 구입하는 대신 필요한 만큼 빌려 쓰는 문화는 이미 우리 생활 주변에 광범위하게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 개념을 IT 분야에 적용하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기업에 따라 천차만별인 요구사항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컴퓨팅 리소스 풀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기술과 경영 측면에서도 만만치 않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당시 HP 최고경영자(CEO)였던 칼리 피오리나가 `유틸리티 컴퓨팅'을 주창하며 이런 서비스를 시도했으나 프린터 등 일부 하드웨어에 적용하는데 그친 사례도 있다.
◇클라우드의 핵심 `가상화'=이른바 `빌려쓰는 IT'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가상화 기술이 본격적으로 성숙하면서 대전환의 계기가 마련됐다.
가상화란 물리적인 하드웨어의 한계를 넘어서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여러 대의 서버를 마치 한대처럼 운영하거나 혹은 한대의 서버를 마치 여러 대의 서버처럼 나눠서 이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무엇보다 유휴 컴퓨팅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최대 트래픽을 수용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는 시스템 통합과 로드 밸런싱을 통해 적절한 규모의 IT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남는 유휴 자원은 새로운 사업모델, 즉 클라우드 컴퓨팅의 씨앗이 됐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의 히트 서비스들도 처음에는 유휴 컴퓨팅 자원을 이용해 새로운 사업을 하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지난 2007년부터 가상화는 컴퓨팅 업계의 메가 트렌드로 급부상했다. 초기에는 서버와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부문의 가상화에 집중됐지만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를 넘어 지난해부터는 데스크톱 가상화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VM웨어, 시트릭스 등의 업체들이 가상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말 가상화 기술이 적용된 첫 제품을 내놓았고 인텔과 AMD 등 하드웨어 업체들까지 가세, 가상화는 IT 기업 차세대 생존전략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인프라 관리는 `숙제'=가상화는 수천만명의 사용자까지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를 가능케 했지만 이 거대한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은 또 다른 기술적인 과제를 부여했다.
클라우드 인프라의 장애는 곧 사용자들이 서비스 중단을 의미하기 때문에 장비의 부하와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부하를 동적으로 할당하는 것은 물론, 장애 발생시 신속하게 서비스를 복구할 수 있는 등 안정적인 관리기술이 필수적이다.
김효석 한국CA 관리SW 시니어 컨설턴트는 "클라우드 환경 관리는 다이나믹한 로드밸런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IT서비스관리(ITSM)와 같은 관리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BMC, CA, HP 등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관리 이슈에 대응하는 신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간의 호환 문제도 주요 기술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가 다를 경우 사용자들이 각 클라우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없어 데이터 통합과 관리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웹서비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간의 호환과 재사용성을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분산 서비스 기술력 경쟁 본격화=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간의 우열은 결국 대규모 분산 서비스 기술력에서 결정이 날 것으로 전망한다.
많게는 수십만대에 달하는 서버 환경에서의 분산파일 시스템, 분산 데이터베이스, 분산 데이터처리 시스템 등이 핵심이다. 구글, 아마존, 야후, 세일즈포스닷컴 등 세계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들은 자사의 분산 서비스 기술에 대한 정보를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가 공개돼 있지만 구글 API에 따라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아마존에서 사용할 수 없어 `이름 뿐인 오픈'이라는 비판도 있다. IBM, MS 등도 내부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그 기술적 성과가 공유되는 것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처럼 주요 업체들이 분산 서비스 기술에 대한 공개를 꺼리는 것은 이것이 향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있어 사실상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분야의 벤처업체인 클라우데라의 경우 직원이 10여명에 불과하지만 구글의 분산 서비스 플랫폼의 클론인 `하둡(Hadoop)'에 대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11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분산 서비스 기술의 시장성에 그만큼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용성ㆍ확장성 기술은 보완 필요=`제2의 디지털 혁명'으로 불리는 현재의 클라우드 컴퓨팅 열풍은 가상화, 분산 컴퓨팅 기술 등 지난 IT 기술의 성과 위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부문에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궁한 ETRI 인터넷플랫폼 연구부 부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본격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 채 2~3년이 되지 않는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이 더 확산되기 위해서는 가용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박상훈기자 nanug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