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ㆍ밸리 개발… 산업기능은 기본
주변환경ㆍ시설정비 측면지원 주효
구로밸리도 편의시설ㆍ전시공간 절실
주변환경ㆍ시설정비 측면지원 주효
구로밸리도 편의시설ㆍ전시공간 절실
■ IT기업 `뉴 프론티어` 디지털 구로
영국의 전통적인 철강산업도시인 쉐필드가 문화산업도시로 새롭게 부흥한 사례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로밸리)의 앞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쉐필드는 지난 1980년대 경기침체로 세계 최대 철강도시에서 `실업자의 도시'로 한순간에 그 위치가 추락하게된다. 하지만 이내 문화 인프라를 활용한 문화산업도시로 다시 세계시장에 우뚝선다. 산업단지의 목적이 그렇듯, 셰필드도 규제완화와 지원 등을 통해 유관산업의 유치를 적극 추진하며 기적적인 부활을 일궈냈다. 그 이면에는 작지만 효과적인 비밀이 숨어있기도 하다. 바로 산업단지의 본연의 기능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주변환경 및 시설들을 일제히 정비하고 산업뿐만이 아닌 생활이 존재하는 도시로 만들었던 것이다. 산업활성화를 위한 외각지원이 오히려 성공의 비결인 셈이었다.
쉐필드 사례는 구로밸리가 벤처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면서도 근린시설이나 주변환경 등이 첨단의 이미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기는 `디지털산업단지'와 `구로공단'사이의 갭을 극복하는데 시시점을 던져준다.
◇ 쉐필드 사례에서 배운다 = 영국 런던 북쪽 250Km에 위치한 쉐필드는 1970년대만 해도 세계적인 철강과 정밀가공공업의 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전통산업의 근간인 철강 및 금속산업의 쇠퇴와 1980년대 불어닥친 경기침체 등으로 한순간에 도시 경제는 무너지고 길에는 실업자로 넘쳐난다.
통계에 따르면 1982~1985년 3년간 쉐필드의 실업자는 2만5000여명에 달했다. 실업율은 15.8%로, 이는 당시 영국의 평균 실업율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이를 극복하고자 쉐필드는 기존의 철강산업을 대체할 도시의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게되고, 문화산업을 이른바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게 된다.
이후 쉐필드는 `개조'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도시 전체를 재건하며 세계적 문화산업 도시로 명성을 얻게된다.
쉐필드 사례에서 배울점은 문화산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로 이를 측면과 후방에서 지원했던 도심의 주변환경에 대한 정책과 추진력이다. 산업이 아니라 생활이 함께 공존하는 도시로의 탈바꿈, 바로 이것이 쉐필드의 성공 비결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쉐필드는 ▲메도우 홀(Meadow Hall) 건설 ▲빅토리아 부두 및 시티공항 개발 ▲로우어 돈 밸리(Lower Don Valley) 개발, ▲쉐필드 밸리(e캠퍼스) 구축 등을 추진한다.
메도우 홀은 쉐필드 교외에 자리한 대형 쇼핑몰로, 폐 제철소를 지반개량을 한후 건설된다. 쇼핑몰이란 이름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쉐필드 내·외부의 유동인구 유입을 통해 문화적 소비공간의 역할을 하게된다. 메도우홀은 1980년대 들어 사라진 소비경기를 진작시키는 거점이 되기도 했다.
시티공항 개발과 로우어 돈 밸리는 산업적 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시티공항 개발을 통해 쉐필드는 70에이커의 폐탄광 부지에 `비즈니스 파크'(Business Park)를 조성한다. 쉐필드와의 비즈니스를 원하는 기업들은 비즈니스 파크를 현지 사무소처럼 활용하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로우어 돈 밸리에는 폐공장이 밀집된 유휴산업단지를 개발해 2000에이커의 과학공원(Science Park)을 건설한다. 문화산업도시란 타이틀의 가치를 높여주는 외각 지원시설인 셈이다.
쉐필드 밸리는 쉐필드 할람대학과 쉐필드 대학을 중심으로 신기술 연구와 생산이 연계되는 e캠퍼스로, 지역의 산학간 연결고리를 제공하면서 고용창출 등의 효과를 거둔다.
이같은 쉐필드의 개발사례는 산업단지의 성공요인이 산업적 기능뿐만이 아니라, 이와 연계된 주변환경 역시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하게 조성해야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 2% 부족한 구로밸리 = 구로밸리는 첨단의 옷을 입고있지만 여전히 `구로공단'이란 과거의 이미지 역시 잔존하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과 과감한 규제완화 등으로 한국 벤처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는 있지만, 산업외적 요건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관련해 업계는 구로밸리 내의 종합 콘퍼런스센터나 비즈니스 지원시설, 해외 고객들을 위한 저렴한 숙박 및 편의시설 등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또 입주업체는 물론 해외고객들을 대상으로 단지내 정보와 비즈니스 기회를 체계적으로 정리·전달해줄 인포메이션 데스크 시스템도 절실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입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단지밖으로만 나오면 도로나 주변 환경은 아직도 구로공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라며 "해외 바이어들을 위해 입주업체가 공동으로 제품과 기술을 전시할 공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로밸리를 대표할 구심점도 절실한 상황이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구로밸리에는 구로디지털단지기업인연합회, 서울디지털단지경영자협의회, 단지별 기업인 연합회(2단지, 3단지), 벤처기업협회 등이 입주업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으나, 명확한 중심세력은 없다.
입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도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단체가 많다"며 "공식 명칭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이지만, 이를 구로밸리니 G밸리닌 가산디지털단지니 등으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것도 구심점이 없는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구로밸리의 성공은 이제 내실있는 성장과 변화에 달려있고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산업단지란 이름에 걸맞는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며 "쉐필드의 사례는 산업과 비산업적 시설과 기능의 조화로운 개발이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응열기자 uykim@
영국의 전통적인 철강산업도시인 쉐필드가 문화산업도시로 새롭게 부흥한 사례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로밸리)의 앞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쉐필드는 지난 1980년대 경기침체로 세계 최대 철강도시에서 `실업자의 도시'로 한순간에 그 위치가 추락하게된다. 하지만 이내 문화 인프라를 활용한 문화산업도시로 다시 세계시장에 우뚝선다. 산업단지의 목적이 그렇듯, 셰필드도 규제완화와 지원 등을 통해 유관산업의 유치를 적극 추진하며 기적적인 부활을 일궈냈다. 그 이면에는 작지만 효과적인 비밀이 숨어있기도 하다. 바로 산업단지의 본연의 기능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주변환경 및 시설들을 일제히 정비하고 산업뿐만이 아닌 생활이 존재하는 도시로 만들었던 것이다. 산업활성화를 위한 외각지원이 오히려 성공의 비결인 셈이었다.
쉐필드 사례는 구로밸리가 벤처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하면서도 근린시설이나 주변환경 등이 첨단의 이미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기는 `디지털산업단지'와 `구로공단'사이의 갭을 극복하는데 시시점을 던져준다.
◇ 쉐필드 사례에서 배운다 = 영국 런던 북쪽 250Km에 위치한 쉐필드는 1970년대만 해도 세계적인 철강과 정밀가공공업의 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전통산업의 근간인 철강 및 금속산업의 쇠퇴와 1980년대 불어닥친 경기침체 등으로 한순간에 도시 경제는 무너지고 길에는 실업자로 넘쳐난다.
통계에 따르면 1982~1985년 3년간 쉐필드의 실업자는 2만5000여명에 달했다. 실업율은 15.8%로, 이는 당시 영국의 평균 실업율을 훨씬 웃도는 수치였다. 이를 극복하고자 쉐필드는 기존의 철강산업을 대체할 도시의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게되고, 문화산업을 이른바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게 된다.
이후 쉐필드는 `개조'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도시 전체를 재건하며 세계적 문화산업 도시로 명성을 얻게된다.
쉐필드 사례에서 배울점은 문화산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로 이를 측면과 후방에서 지원했던 도심의 주변환경에 대한 정책과 추진력이다. 산업이 아니라 생활이 함께 공존하는 도시로의 탈바꿈, 바로 이것이 쉐필드의 성공 비결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쉐필드는 ▲메도우 홀(Meadow Hall) 건설 ▲빅토리아 부두 및 시티공항 개발 ▲로우어 돈 밸리(Lower Don Valley) 개발, ▲쉐필드 밸리(e캠퍼스) 구축 등을 추진한다.
메도우 홀은 쉐필드 교외에 자리한 대형 쇼핑몰로, 폐 제철소를 지반개량을 한후 건설된다. 쇼핑몰이란 이름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쉐필드 내·외부의 유동인구 유입을 통해 문화적 소비공간의 역할을 하게된다. 메도우홀은 1980년대 들어 사라진 소비경기를 진작시키는 거점이 되기도 했다.
시티공항 개발과 로우어 돈 밸리는 산업적 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시티공항 개발을 통해 쉐필드는 70에이커의 폐탄광 부지에 `비즈니스 파크'(Business Park)를 조성한다. 쉐필드와의 비즈니스를 원하는 기업들은 비즈니스 파크를 현지 사무소처럼 활용하면서 접근성을 높였다. 로우어 돈 밸리에는 폐공장이 밀집된 유휴산업단지를 개발해 2000에이커의 과학공원(Science Park)을 건설한다. 문화산업도시란 타이틀의 가치를 높여주는 외각 지원시설인 셈이다.
쉐필드 밸리는 쉐필드 할람대학과 쉐필드 대학을 중심으로 신기술 연구와 생산이 연계되는 e캠퍼스로, 지역의 산학간 연결고리를 제공하면서 고용창출 등의 효과를 거둔다.
이같은 쉐필드의 개발사례는 산업단지의 성공요인이 산업적 기능뿐만이 아니라, 이와 연계된 주변환경 역시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하게 조성해야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 2% 부족한 구로밸리 = 구로밸리는 첨단의 옷을 입고있지만 여전히 `구로공단'이란 과거의 이미지 역시 잔존하고 있다. 아파트형 공장과 과감한 규제완화 등으로 한국 벤처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는 있지만, 산업외적 요건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관련해 업계는 구로밸리 내의 종합 콘퍼런스센터나 비즈니스 지원시설, 해외 고객들을 위한 저렴한 숙박 및 편의시설 등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또 입주업체는 물론 해외고객들을 대상으로 단지내 정보와 비즈니스 기회를 체계적으로 정리·전달해줄 인포메이션 데스크 시스템도 절실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입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단지밖으로만 나오면 도로나 주변 환경은 아직도 구로공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라며 "해외 바이어들을 위해 입주업체가 공동으로 제품과 기술을 전시할 공간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로밸리를 대표할 구심점도 절실한 상황이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구로밸리에는 구로디지털단지기업인연합회, 서울디지털단지경영자협의회, 단지별 기업인 연합회(2단지, 3단지), 벤처기업협회 등이 입주업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으나, 명확한 중심세력은 없다.
입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도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단체가 많다"며 "공식 명칭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이지만, 이를 구로밸리니 G밸리닌 가산디지털단지니 등으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것도 구심점이 없는데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구로밸리의 성공은 이제 내실있는 성장과 변화에 달려있고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산업단지란 이름에 걸맞는 인프라 확충이 중요하다"며 "쉐필드의 사례는 산업과 비산업적 시설과 기능의 조화로운 개발이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응열기자 uy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