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규 정보미디어부장
목마르지 않은 소를 물가로 끌고 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코뚜레`라는 강력한 통제의 수단이 필요하다. 코뚜레는 소의 코청을 꿰뚫어 끼우는 나무 고리로, 여기에 고삐를 맨다. 요즘이야 외양간에서 식용으로 길러져 코뚜레가 굳이 필요 없지만, 소를 농사일에 활용했던 시절에 코뚜레는 필수적이었다. 말을 듣지 않으면 코뚜레와 연결된 고삐를 잡아당겨 고통을 가함으로써 소를 통제했다. 힘 센 황소도 코뚜레 앞에선 모두 무릎을 꿇었다. 코뚜레가 사라진 요즘, 소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방송통신위원회가 성장동력 찾기에 혈안이다. IPTV, MVNO를 비롯해 와이브로 등 신규주파수 할당을 통해 경쟁을 촉진시키겠다고 한다.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인데, 고민만큼 명쾌한 답은 보이지 않는다.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KT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통신시장은 싸늘하고, 곧 이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체 방송통신시장의 투자의지를 사정없이 꺾고 있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방송이든 통신이든 ARPU(가입자당 매출)는 증가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매출은 제자리걸음이다. 업계는 "안 쓰는 게 남기는 것"이라며 투자비와 마케팅비용을 줄여 가까스로 이익을 낸다. 과감하게 투자할 미래도, 수익성을 담보할 새로운 사업도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만난 비통신대기업의 한 임원은 신규사업으로 방송통신분야는 어떠냐는 질문에 "뭘 보고 그런 무모한 일을 벌이겠냐"며 냉담했다. 이 기업이 와이브로에 관심 있다는 얘기를 들은 터여서, 그의 말은 더욱 시니컬하게 들렸다. "비통신기업이 통신사업 하려면 네트워크 구축하는 것 포함해서 10조는 든다. 그렇게 투자해서 영업이익 얼마나 낼 수 있나"라는 말에 할말을 잃었다.
정부는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를 팔아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국가의 자산을 높여야하는데, 주파수 인기가 영 시들하다. 관심을 보이는 자가 없으니, 경쟁을 통해 주파수를 할당하는 `경매제'가 도입된다해도 헐값이 될 가능성이 많다. 서비스 진화에 대한 이용자 욕구도 부족하고 한계상황에 도달한 지금의 이동통신시장에서 신규서비스나 새로운 사업자가 무슨 매력이 있겠는가. 따라서 정부는 주파수를 필요로 하는 예비사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주파수는 한정된 자산이며, 그래서 할당 즉시 독점된다. 독점된 주파수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썩어나지 않도록, 산업의 선순환고리를 만드는 핵심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는 것이 정부의 의무다.
이 즈음에서 고민을 바꿔보는 건 어떤가. 강제하지 않아도 물가를 스스로 찾는 목마른 소는 없는가. 우린 그동안 목마르지 않은 자들을 위한 정책만을 펴오지 않았는가. 길만 안내해 주면 스스로 물가를 찾아오는 목마른 소들이 많은데도 말이다.
당장 투자여력과 투자의지가 있는 곳에 길을 터 줘야한다. 케이블진영은 이동통신서비스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음성을 탑재한 와이브로에 관심이 많다. 전제조건은 정부의 확실한 지원이다. 자금력이 있고 투자여력이 있는 비통신 대기업 등 예비후보군에도 방송통신, 융합서비스가 새로운 성장산업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라. 보증에 가까운 정부의 지원책이 있어야 돈이 움직이고 투자는 현실화된다.
목마른 소를 제쳐두고, 목마르지 않은 소에 물을 먹이려 한 게 잘못이다. 목마른 소는 갈증으로 죽어 가는데, 목마르지 않은 소는 주인의 속만 썩이고 있다. 갈증 느끼는 자가 많다. 목마르지 않은 자는 이제 그냥 그대로 두자.
목마르지 않은 소를 물가로 끌고 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코뚜레`라는 강력한 통제의 수단이 필요하다. 코뚜레는 소의 코청을 꿰뚫어 끼우는 나무 고리로, 여기에 고삐를 맨다. 요즘이야 외양간에서 식용으로 길러져 코뚜레가 굳이 필요 없지만, 소를 농사일에 활용했던 시절에 코뚜레는 필수적이었다. 말을 듣지 않으면 코뚜레와 연결된 고삐를 잡아당겨 고통을 가함으로써 소를 통제했다. 힘 센 황소도 코뚜레 앞에선 모두 무릎을 꿇었다. 코뚜레가 사라진 요즘, 소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방송통신위원회가 성장동력 찾기에 혈안이다. IPTV, MVNO를 비롯해 와이브로 등 신규주파수 할당을 통해 경쟁을 촉진시키겠다고 한다.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인데, 고민만큼 명쾌한 답은 보이지 않는다.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KT그룹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통신시장은 싸늘하고, 곧 이어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체 방송통신시장의 투자의지를 사정없이 꺾고 있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방송이든 통신이든 ARPU(가입자당 매출)는 증가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매출은 제자리걸음이다. 업계는 "안 쓰는 게 남기는 것"이라며 투자비와 마케팅비용을 줄여 가까스로 이익을 낸다. 과감하게 투자할 미래도, 수익성을 담보할 새로운 사업도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만난 비통신대기업의 한 임원은 신규사업으로 방송통신분야는 어떠냐는 질문에 "뭘 보고 그런 무모한 일을 벌이겠냐"며 냉담했다. 이 기업이 와이브로에 관심 있다는 얘기를 들은 터여서, 그의 말은 더욱 시니컬하게 들렸다. "비통신기업이 통신사업 하려면 네트워크 구축하는 것 포함해서 10조는 든다. 그렇게 투자해서 영업이익 얼마나 낼 수 있나"라는 말에 할말을 잃었다.
정부는 공공의 자산인 주파수를 팔아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국가의 자산을 높여야하는데, 주파수 인기가 영 시들하다. 관심을 보이는 자가 없으니, 경쟁을 통해 주파수를 할당하는 `경매제'가 도입된다해도 헐값이 될 가능성이 많다. 서비스 진화에 대한 이용자 욕구도 부족하고 한계상황에 도달한 지금의 이동통신시장에서 신규서비스나 새로운 사업자가 무슨 매력이 있겠는가. 따라서 정부는 주파수를 필요로 하는 예비사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주파수는 한정된 자산이며, 그래서 할당 즉시 독점된다. 독점된 주파수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썩어나지 않도록, 산업의 선순환고리를 만드는 핵심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펴는 것이 정부의 의무다.
이 즈음에서 고민을 바꿔보는 건 어떤가. 강제하지 않아도 물가를 스스로 찾는 목마른 소는 없는가. 우린 그동안 목마르지 않은 자들을 위한 정책만을 펴오지 않았는가. 길만 안내해 주면 스스로 물가를 찾아오는 목마른 소들이 많은데도 말이다.
당장 투자여력과 투자의지가 있는 곳에 길을 터 줘야한다. 케이블진영은 이동통신서비스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음성을 탑재한 와이브로에 관심이 많다. 전제조건은 정부의 확실한 지원이다. 자금력이 있고 투자여력이 있는 비통신 대기업 등 예비후보군에도 방송통신, 융합서비스가 새로운 성장산업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라. 보증에 가까운 정부의 지원책이 있어야 돈이 움직이고 투자는 현실화된다.
목마른 소를 제쳐두고, 목마르지 않은 소에 물을 먹이려 한 게 잘못이다. 목마른 소는 갈증으로 죽어 가는데, 목마르지 않은 소는 주인의 속만 썩이고 있다. 갈증 느끼는 자가 많다. 목마르지 않은 자는 이제 그냥 그대로 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