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먹는 괴물'은 가라
유지비 휘발유차의 절반 수준
'연비'ㆍ'환경' 일석이조 효과
플러그인차 등 신차개발 경쟁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4번가에 있는 주유소 `76' 입구에는 휘발유 1갤론(3.78리터)에 4.19달러라고 적혀 있었다. 불과 세 달 전 만 해도 유가 폭등으로 휘발유 1갤론 가격은 5달러를 뛰어넘었지만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4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동차를 매일 가지고 다니는 미국인들에게는 이 역시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최근 휘발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2년 전만해도 1갤론에 2달러를 조금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동차 유지비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자동차 구입성향을 보이고 있다. 크고 힘이 좋은 차보다, 연비가 높은 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김용호 씨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를 구입할 때 연비는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디자인이나 성능보다 연비가 자동차 구매요소 중 가장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젊은층일수록 연비가 휘발유차에 비해 두 배 높은 하이브리드카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실제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프리우스, 시빅 등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매우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우리나라 버스전용차선과 같은 개념의 다인용차선(3인 이상 탑승시에만 이용할 수 있는 차선)에 하이브리드 차량은 운전자 1명만 탑승해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정도의 혜택만 준다. 하지만 휘발유차 대비 50% 수준에 불과한 유지비 자체가 가장 큰 혜택이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 우선순위에 올려 놓고 있다.
기존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높은 가격과 충전지 수명, 짧은 거리 등 단점 때문에 대중화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유가급등으로 미국 내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자동차가 일으키는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형차와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SUV인기 하락. 소형차 인기=지속적인 유가상승과 반대로 유지비가 저렴한 소형자동차에 대한 인기도 급부상하고 있다. 소형자동차 모델이 많은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이 향후 미국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이런 자동차 업계 추세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 분석기관 JD파워는 81만5000명의 차량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서, 고유가 영향으로 SUV 및 대형세단 인기는 하락하는 반면 소형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형자동차 부문에서 혼다 `핏(Fit)', 기아 `리오(Rio)' 현대 `액센트'가, 소형 세단 부문에서 토요타 `프리우스', 현대 `엘란트라'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JD파워는 오는 2010년까지 미국 시장에 28종의 소형자동차 신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소형자동차 시장을 두고 자동차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자동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눈 돌려=제네럴모터스는 통근자가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전기충전만으로 운행을 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쉐비 볼트(Chevy Volt)를 오는 2010년 출시할 예정이다. GM은 올해에만 8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앞으로 4년 간 3달에 한 대 꼴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뿐만 아니라 수소연료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두 대의 바이오연료 회사에 투자하는 등 친환경 자동차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2위 자동차 업체 포드는 최근 4000여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등 어려운 환경이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포드는 오는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카 생산량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이스케이프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는 포드는 하이브리드 소형차를 개발 중이며,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한 신형 몬데오(Mondeo)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량은 늘리지만 기존 대형트럭, SUV 생산라인은 줄이는 추세다. 제네럴모터스는 `기름 먹는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험머 생산을 중단했으며, 포드도 대형 트럭 생산라인을 소형자동차로 바꿨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다. 포브스지가 최근 꼽은 인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순위는 토요타 캠리, 시보레 말리부, 니산 알티마, 토요타 프리우스, 혼다 시빅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주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대두=최근 미국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자동차가 이슈다.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충전지를 이용해 전기모터를 작동시킨 뒤 충전지에 전원이 떨어지면 엔진의 동력으로 다시 충전시키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 in Hybrid)는 주유구 외에 콘센트를 내장해 집이나 가정에서 바로 전원을 연결해 충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매일 단거리(30마일 이내)를 이동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단 한방울의 기름 없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기름을 사용한다. 하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소요되는 에너지는 휘발유 차를 사용할 때와 비교해 25% 수준이다. 이 때문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환경오염, 지구온난화를 줄일 수 있으며,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도 연비와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를 봤을 때 매력적인 분야다.
현재 도요타(프리우스), 제네럴모터스(쉐비 볼트), 포드 등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 중이며, 폭스바겐(골프) 등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BYD오토도 세단과 해치백 하이브리드를 오는 2009년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급속히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지비 휘발유차의 절반 수준
'연비'ㆍ'환경' 일석이조 효과
플러그인차 등 신차개발 경쟁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4번가에 있는 주유소 `76' 입구에는 휘발유 1갤론(3.78리터)에 4.19달러라고 적혀 있었다. 불과 세 달 전 만 해도 유가 폭등으로 휘발유 1갤론 가격은 5달러를 뛰어넘었지만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4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동차를 매일 가지고 다니는 미국인들에게는 이 역시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최근 휘발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2년 전만해도 1갤론에 2달러를 조금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동차 유지비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자동차 구입성향을 보이고 있다. 크고 힘이 좋은 차보다, 연비가 높은 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김용호 씨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를 구입할 때 연비는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디자인이나 성능보다 연비가 자동차 구매요소 중 가장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젊은층일수록 연비가 휘발유차에 비해 두 배 높은 하이브리드카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실제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프리우스, 시빅 등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매우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우리나라 버스전용차선과 같은 개념의 다인용차선(3인 이상 탑승시에만 이용할 수 있는 차선)에 하이브리드 차량은 운전자 1명만 탑승해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정도의 혜택만 준다. 하지만 휘발유차 대비 50% 수준에 불과한 유지비 자체가 가장 큰 혜택이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매 우선순위에 올려 놓고 있다.
기존까지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높은 가격과 충전지 수명, 짧은 거리 등 단점 때문에 대중화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유가급등으로 미국 내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자동차가 일으키는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형차와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SUV인기 하락. 소형차 인기=지속적인 유가상승과 반대로 유지비가 저렴한 소형자동차에 대한 인기도 급부상하고 있다. 소형자동차 모델이 많은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이 향후 미국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이런 자동차 업계 추세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 분석기관 JD파워는 81만5000명의 차량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서, 고유가 영향으로 SUV 및 대형세단 인기는 하락하는 반면 소형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형자동차 부문에서 혼다 `핏(Fit)', 기아 `리오(Rio)' 현대 `액센트'가, 소형 세단 부문에서 토요타 `프리우스', 현대 `엘란트라'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JD파워는 오는 2010년까지 미국 시장에 28종의 소형자동차 신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소형자동차 시장을 두고 자동차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자동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눈 돌려=제네럴모터스는 통근자가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전기충전만으로 운행을 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쉐비 볼트(Chevy Volt)를 오는 2010년 출시할 예정이다. GM은 올해에만 8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앞으로 4년 간 3달에 한 대 꼴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뿐만 아니라 수소연료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두 대의 바이오연료 회사에 투자하는 등 친환경 자동차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2위 자동차 업체 포드는 최근 4000여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등 어려운 환경이지만, 하이브리드 자동차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포드는 오는 2010년까지 하이브리드카 생산량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이스케이프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는 포드는 하이브리드 소형차를 개발 중이며,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한 신형 몬데오(Mondeo)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량은 늘리지만 기존 대형트럭, SUV 생산라인은 줄이는 추세다. 제네럴모터스는 `기름 먹는 괴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험머 생산을 중단했으며, 포드도 대형 트럭 생산라인을 소형자동차로 바꿨다.
하지만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다. 포브스지가 최근 꼽은 인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순위는 토요타 캠리, 시보레 말리부, 니산 알티마, 토요타 프리우스, 혼다 시빅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주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대두=최근 미국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자동차가 이슈다.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충전지를 이용해 전기모터를 작동시킨 뒤 충전지에 전원이 떨어지면 엔진의 동력으로 다시 충전시키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 in Hybrid)는 주유구 외에 콘센트를 내장해 집이나 가정에서 바로 전원을 연결해 충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매일 단거리(30마일 이내)를 이동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단 한방울의 기름 없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기름을 사용한다. 하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소요되는 에너지는 휘발유 차를 사용할 때와 비교해 25% 수준이다. 이 때문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환경오염, 지구온난화를 줄일 수 있으며,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도 연비와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를 봤을 때 매력적인 분야다.
현재 도요타(프리우스), 제네럴모터스(쉐비 볼트), 포드 등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 중이며, 폭스바겐(골프) 등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BYD오토도 세단과 해치백 하이브리드를 오는 2009년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급속히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