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원 정경과학부장
1990년대 초 미모의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적과의 동침'이 기억난다. 심한 결벽증과 의처증까지 있는 남편과의 갈등으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한 여인의 인생을 그린 이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 영화이후 `적과의 동침'은 하나의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과거의 적이 친구가 되고, 경쟁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발전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민주당의 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당내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손을 잡았다. 본선에서 공화당의 맥케인 후보를 따돌리고 백악관에 입성하기 위한 대승적인 선택이었다. IT업계에도 이와 같은 사례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2004년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LCD생산회사를 설립했던 소니는 최근 샤프와 제휴를 체결했다. LCD 공급처를 바꾸려는 시도로 보인다. 또 노키아는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적군으로 떠오른 구글과 손을 잡았다. 구글은 현재 구글폰을 개발 중이며 이것이 시판되면 노키아와 구글은 시장에서 충돌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는 아예 전략을 바꿔 자사의 휴대폰에 구글의 검색엔진을 사용하기로 했다. IBM과 애플도 적에서 친구로 변한 사례다. IBM과 애플은 아이폰, 아이팟 터치 등에 IBM이 제작한 이메일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제휴는 비즈니스 세계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현실을 실감케 했다.
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을 선택했다. 당초 강정원 행장이 지주회사 회장직을 겸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황 전 회장이 전격 발탁됨으로서 금융권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아무튼 이제 국민은행은 `황영기-강정원'의 투톱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 또한 `적과의 동침' 사례로 볼 수 있다. 두 사람은 젊은 시절 미국계 금융회사에 함께 몸담은 적도 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경쟁 은행의 수장으로 일전을 벌였던 사이다. 황 전 회장은 지난해 3월까지 우리금융 회장과 행장을 맡아 지난 3년간 총자산을 103조9000억원이나 늘리며 우리금융을 명실공히 국내 2위 은행의 반열에 올려놨다. 강 행장 역시 지난 3년간 내실경영을 통해 국민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그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행장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황영기-강정원' 투톱체제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다.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의 황 전 회장과 안정적인 수익을 우선시 하는 강 행장이 과연 손발을 잘 맞출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황-강' 양 날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두룩하다. 우선 조직 추스르기가 관건이다. 황 전 회장의 선임을 놓고 국민은행 노조가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또 최근 치열해지고 있는 `M&A 전쟁'에서 주도권 잡아야 한다. 2년전 쓴맛을 봤던 외환은행 인수문제와 산업ㆍ기업은행, 우리금융 민영화 전선에서 경쟁 은행들과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비은행부문 강화와 해외진출 가속화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는 9월 출범할 KB금융지주는 총자산 가운데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8%나 된다. 따라서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려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과 특히 IB부문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1990년대 초 미모의 여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적과의 동침'이 기억난다. 심한 결벽증과 의처증까지 있는 남편과의 갈등으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한 여인의 인생을 그린 이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 영화이후 `적과의 동침'은 하나의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과거의 적이 친구가 되고, 경쟁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발전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민주당의 후보로 확정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당내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과 손을 잡았다. 본선에서 공화당의 맥케인 후보를 따돌리고 백악관에 입성하기 위한 대승적인 선택이었다. IT업계에도 이와 같은 사례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2004년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LCD생산회사를 설립했던 소니는 최근 샤프와 제휴를 체결했다. LCD 공급처를 바꾸려는 시도로 보인다. 또 노키아는 모바일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적군으로 떠오른 구글과 손을 잡았다. 구글은 현재 구글폰을 개발 중이며 이것이 시판되면 노키아와 구글은 시장에서 충돌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는 아예 전략을 바꿔 자사의 휴대폰에 구글의 검색엔진을 사용하기로 했다. IBM과 애플도 적에서 친구로 변한 사례다. IBM과 애플은 아이폰, 아이팟 터치 등에 IBM이 제작한 이메일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제휴는 비즈니스 세계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현실을 실감케 했다.
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을 선택했다. 당초 강정원 행장이 지주회사 회장직을 겸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황 전 회장이 전격 발탁됨으로서 금융권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아무튼 이제 국민은행은 `황영기-강정원'의 투톱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 또한 `적과의 동침' 사례로 볼 수 있다. 두 사람은 젊은 시절 미국계 금융회사에 함께 몸담은 적도 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경쟁 은행의 수장으로 일전을 벌였던 사이다. 황 전 회장은 지난해 3월까지 우리금융 회장과 행장을 맡아 지난 3년간 총자산을 103조9000억원이나 늘리며 우리금융을 명실공히 국내 2위 은행의 반열에 올려놨다. 강 행장 역시 지난 3년간 내실경영을 통해 국민은행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며 그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행장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황영기-강정원' 투톱체제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다.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의 황 전 회장과 안정적인 수익을 우선시 하는 강 행장이 과연 손발을 잘 맞출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황-강' 양 날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두룩하다. 우선 조직 추스르기가 관건이다. 황 전 회장의 선임을 놓고 국민은행 노조가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또 최근 치열해지고 있는 `M&A 전쟁'에서 주도권 잡아야 한다. 2년전 쓴맛을 봤던 외환은행 인수문제와 산업ㆍ기업은행, 우리금융 민영화 전선에서 경쟁 은행들과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비은행부문 강화와 해외진출 가속화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는 9월 출범할 KB금융지주는 총자산 가운데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8%나 된다. 따라서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려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과 특히 IB부문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