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복제`악순환`한류까지 위협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최근 아시아를 강타한 한류 열풍에 힘입어 차세대 한국의 성장 동력을 각광받고 있는 분야이다. 시장 규모만도 지난해 생산 기준으로 6조원 대에 이르렀으며, 유통 시장을 포함하면 더 큰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산업의 최대 걸림돌은 불법복제로, 이미 PC게임을 비롯해 많은 콘텐츠 산업이 복제로 인해 산업 기반이 뿌리 채 흔들렸고, 최근엔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까지 불법복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디지털타임스와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는 지난 2개월여 동안 `콘텐츠 돈 내고 사야 산업이 큰다`를 주제로 기획 시리즈를 진행해 왔으며, 문제 해결의 `대안`을 마련하는 취지로 전문가를 초청 과련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불법 복제가 국내 콘텐츠 산업에 미친 영향과 문제에 대해 검토한 뒤 불법복제와 관련해 법ㆍ제도적인 문제점들을 점검했으며, 또 불법복제 문제 해결을 위한 협ㆍ단체들의 노력과, 콘텐츠의 대표 소비자층인 네티즌과의 합의를 위한 노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콘텐츠 산업의 기반은 권리자들이 말하는 창작이다. 하지만 시장(소비자)이 없이는 이 또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권리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것은 유무선 인터넷 사업자들이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이들 3자 간에 지혜로운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물론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도 한때의 `거품'으로 막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회 최재홍 교수 〓올해 1월부터 콘텐츠 불법복제에 대한 논쟁이 인터넷과 언론지면을 통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까지 언론과 업계의 이슈가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 문제는 새로운 이슈인가요 아니면 누적된 문제로 볼 수 있나요.
◇최영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본부장 〓새로운 문제로 볼 수는 없지만 문화콘텐츠 산업 규모가 커지기 전에는 우리 모두 이 같은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에도 콘텐츠 불법복제 문제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음반은 한때 4000억 원에 달하는 시장 규모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13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최근 들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불법복제가 이뤄지고 있으면서도 사용자 스스로 `도둑'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음반 시장은 고사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음반 외에도 게임과 영화가 출시되기도 전에 복제되고 있는 게 최근의 현실입니다.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한 언론과 관련 협ㆍ단체들이 이슈를 제기해 왔으며, 이 같은 활동이 최근 저작권법 개정과 맞물리면서 사회 전체의 이슈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라도 콘텐츠 불법복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유통사ㆍ소비자 모두가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불법 복제의 심각성이 더 크게 바깥으로 알려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 〓콘텐츠 산업 자체가 커지면서 불법복제 문제 또한 확대된 것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다른 견해는 없나요.
◇서희덕 한국음원제작자협회 회장 〓콘텐츠 불법복제 이슈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2월16일부로 음반제작자나 실제로 연주를 하는 실연자들에게 전송권이 부여되면서부터 였습니다. 이것이 도입되면서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통해 음악을 다운받던 네티즌 사이에 논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정부가 전송권 도입에 따른 단속을 실시하겠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네티즌들의 반발이 더욱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지적재산권 감시대상국에서 협상대상국으로 격상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국가적으로 불법복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산업적으로도 타격을 받는 입장이 됐습니다. IT산업과 콘텐츠산업 발달로 인해 지재권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전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무조정실에서도 지재권 감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입니다. `한류'가 산업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이제 외국에서 우리 저작권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콘텐츠 지재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산업에서도 기술과 생산력에서 우위를 갖고 있는 우리 스스로가 앞서가지 않는다면 이 분야의 산업 성장은 요원한 일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IT든 한류든 산업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팔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합니다.지금껏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는 콘텐츠가 보호를 받지 못했지만 더 이상 그래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IT 인프라는 완성단계를 지났고, 콘텐츠를 통해 산업을 일으킬 시기가 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면, 남는 문제는 아날로그식의 저작권 보호 방식과 제도가 될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많은 부분에서 저작권법에 대한 보안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 〓지난 몇 년간 국내 콘텐츠 산업은 팽창과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인프라의 발전에 비해 콘텐츠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 관련기술의 발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지는 미지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사용자 마인드가 산업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 볼 때 사용자들은 복제의 불법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박성찬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의장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는 모바일 솔루션과 콘텐츠ㆍ게임 분야 5개 협ㆍ단체의 모임입니다. 콘텐츠 관련 분야에서 많은 기업들이 연합회에 참가하고 있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콘텐츠 관련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대다수 고객은 콘텐츠 불법복제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식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사용자들은 불법이라는 인식을 하면서도 복제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관건은 `인식'을 계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불법복제를 하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콘텐츠가 복제되면서 무료화되면 관련 기업은 살아날 재주가 없습니다. 예컨대 음반시장은 과거와 같은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음반 제작이 더 이상 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더 이상 좋은 음반이 만들어질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당연히 사용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 입니다.
모바일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모바일 콘텐츠까지 불법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를 막지 못할 경우, 모바일 콘텐츠 산업은 무너지게 됩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주체는 바로 사용자들입니다. 기업이나 생산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사용자들에게 알리고 유료 콘텐츠의 당위성을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수 보아를 주인공으로 한 공익광고는 매우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사용자들이 곧 문화산업의 주체라는 인식을 심어준 광고였기 때문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속 등을 통해 불법복제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유료화에 대한 고객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 보다 시급한 일입니다.
◇사회 〓최근 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이 `변곡점에 선 음악산업'이라는 제목의 디지털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음악업계의 `시련과 새로운 기회'에 대해 지적한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콘텐츠 분야에서도 음악산업에 대한 인식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많은 인식의 공유가 이뤄지고 있고,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모바일이나 e북ㆍ게임 등인 것 같습니다.
이 분야는 거의 전체적인 차원에서 복제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콘텐츠 산업 육성과 `세계문화 5대 강국'으로의 진입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최영호 본부장 〓정확한 지적입니다. 실제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TV를 보면 가수를 했던 사람이 음악에 몰두하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류 바람을 일으켰던 연예인들 또한 지속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화 역수입 현상이 일어날 조짐 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을 콘텐츠 5대강국으로 만드는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다행히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업계와 사용자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관련 협회 등을 중심으로 복제 문제의 폐해를 지속적으로 알려왔고, 정부 또한 홍보를 지원해 왔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정부는 지재권도 하나의 상품이고 이를 복제하면 도둑질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이 같은 교육이 잘 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국내의 경우는 청소년들 사이에 오히려 불법복제가 자랑거리처럼 얘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사회 〓지난해 모기관 조사를 보면 영상물에 비해 음악 파일에 대한 불법 교환과 다운로드 비율이 훨씬 더 많은 것(74.5%)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를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28.8%에 달해 영상물에 대한 인식 보다는 훨씬 너그러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용자들이 영상에 대한 복제 보다 음악에 대한 복제를 덜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서 회장 〓불법인 줄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 불법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네티즌이나 사용자들 모두 음원 복제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것 입니다. 불법 콘텐츠가 버젓이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범죄라는 인식을 갖겠습니까.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역사도 이제 50년이나 됐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매우 낮은 실정입니다.
정부 차원에서의 꾸준한 홍보 계도가 중요하지만 사실 온라인시대에 와서야 저작권에 대한 홍보와 인식 제고 사업이 시작됐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저작권을 지켜야만 양질의 콘텐츠가 나온다는 발상을 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인식도 이제는 점차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최근 아시아를 강타한 한류 열풍에 힘입어 차세대 한국의 성장 동력을 각광받고 있는 분야이다. 시장 규모만도 지난해 생산 기준으로 6조원 대에 이르렀으며, 유통 시장을 포함하면 더 큰 시장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산업의 최대 걸림돌은 불법복제로, 이미 PC게임을 비롯해 많은 콘텐츠 산업이 복제로 인해 산업 기반이 뿌리 채 흔들렸고, 최근엔 인터넷은 물론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까지 불법복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디지털타임스와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는 지난 2개월여 동안 `콘텐츠 돈 내고 사야 산업이 큰다`를 주제로 기획 시리즈를 진행해 왔으며, 문제 해결의 `대안`을 마련하는 취지로 전문가를 초청 과련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불법 복제가 국내 콘텐츠 산업에 미친 영향과 문제에 대해 검토한 뒤 불법복제와 관련해 법ㆍ제도적인 문제점들을 점검했으며, 또 불법복제 문제 해결을 위한 협ㆍ단체들의 노력과, 콘텐츠의 대표 소비자층인 네티즌과의 합의를 위한 노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콘텐츠 산업의 기반은 권리자들이 말하는 창작이다. 하지만 시장(소비자)이 없이는 이 또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권리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것은 유무선 인터넷 사업자들이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이들 3자 간에 지혜로운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할 경우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물론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도 한때의 `거품'으로 막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회 최재홍 교수 〓올해 1월부터 콘텐츠 불법복제에 대한 논쟁이 인터넷과 언론지면을 통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까지 언론과 업계의 이슈가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 문제는 새로운 이슈인가요 아니면 누적된 문제로 볼 수 있나요.
◇최영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본부장 〓새로운 문제로 볼 수는 없지만 문화콘텐츠 산업 규모가 커지기 전에는 우리 모두 이 같은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에도 콘텐츠 불법복제 문제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음반은 한때 4000억 원에 달하는 시장 규모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13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최근 들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불법복제가 이뤄지고 있으면서도 사용자 스스로 `도둑'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음반 시장은 고사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음반 외에도 게임과 영화가 출시되기도 전에 복제되고 있는 게 최근의 현실입니다.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한 언론과 관련 협ㆍ단체들이 이슈를 제기해 왔으며, 이 같은 활동이 최근 저작권법 개정과 맞물리면서 사회 전체의 이슈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라도 콘텐츠 불법복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유통사ㆍ소비자 모두가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불법 복제의 심각성이 더 크게 바깥으로 알려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 〓콘텐츠 산업 자체가 커지면서 불법복제 문제 또한 확대된 것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다른 견해는 없나요.
◇서희덕 한국음원제작자협회 회장 〓콘텐츠 불법복제 이슈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2월16일부로 음반제작자나 실제로 연주를 하는 실연자들에게 전송권이 부여되면서부터 였습니다. 이것이 도입되면서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통해 음악을 다운받던 네티즌 사이에 논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정부가 전송권 도입에 따른 단속을 실시하겠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네티즌들의 반발이 더욱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지적재산권 감시대상국에서 협상대상국으로 격상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국가적으로 불법복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산업적으로도 타격을 받는 입장이 됐습니다. IT산업과 콘텐츠산업 발달로 인해 지재권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전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무조정실에서도 지재권 감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입니다. `한류'가 산업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이제 외국에서 우리 저작권을 보호받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콘텐츠 지재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산업에서도 기술과 생산력에서 우위를 갖고 있는 우리 스스로가 앞서가지 않는다면 이 분야의 산업 성장은 요원한 일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IT든 한류든 산업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팔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합니다.지금껏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는 콘텐츠가 보호를 받지 못했지만 더 이상 그래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IT 인프라는 완성단계를 지났고, 콘텐츠를 통해 산업을 일으킬 시기가 됐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면, 남는 문제는 아날로그식의 저작권 보호 방식과 제도가 될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많은 부분에서 저작권법에 대한 보안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 〓지난 몇 년간 국내 콘텐츠 산업은 팽창과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인프라의 발전에 비해 콘텐츠 보호를 위한 법과 제도, 관련기술의 발전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지는 미지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사용자 마인드가 산업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 볼 때 사용자들은 복제의 불법성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박성찬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의장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는 모바일 솔루션과 콘텐츠ㆍ게임 분야 5개 협ㆍ단체의 모임입니다. 콘텐츠 관련 분야에서 많은 기업들이 연합회에 참가하고 있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쌓을 기회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콘텐츠 관련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대다수 고객은 콘텐츠 불법복제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식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사용자들은 불법이라는 인식을 하면서도 복제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관건은 `인식'을 계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불법복제를 하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콘텐츠가 복제되면서 무료화되면 관련 기업은 살아날 재주가 없습니다. 예컨대 음반시장은 과거와 같은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음반 제작이 더 이상 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더 이상 좋은 음반이 만들어질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당연히 사용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 입니다.
모바일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모바일 콘텐츠까지 불법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를 막지 못할 경우, 모바일 콘텐츠 산업은 무너지게 됩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주체는 바로 사용자들입니다. 기업이나 생산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사용자들에게 알리고 유료 콘텐츠의 당위성을 홍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수 보아를 주인공으로 한 공익광고는 매우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사용자들이 곧 문화산업의 주체라는 인식을 심어준 광고였기 때문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속 등을 통해 불법복제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유료화에 대한 고객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 보다 시급한 일입니다.
◇사회 〓최근 서병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장이 `변곡점에 선 음악산업'이라는 제목의 디지털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음악업계의 `시련과 새로운 기회'에 대해 지적한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콘텐츠 분야에서도 음악산업에 대한 인식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많은 인식의 공유가 이뤄지고 있고, 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모바일이나 e북ㆍ게임 등인 것 같습니다.
이 분야는 거의 전체적인 차원에서 복제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콘텐츠 산업 육성과 `세계문화 5대 강국'으로의 진입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최영호 본부장 〓정확한 지적입니다. 실제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TV를 보면 가수를 했던 사람이 음악에 몰두하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류 바람을 일으켰던 연예인들 또한 지속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화 역수입 현상이 일어날 조짐 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역수입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을 콘텐츠 5대강국으로 만드는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다행히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업계와 사용자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관련 협회 등을 중심으로 복제 문제의 폐해를 지속적으로 알려왔고, 정부 또한 홍보를 지원해 왔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정부는 지재권도 하나의 상품이고 이를 복제하면 도둑질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이 같은 교육이 잘 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국내의 경우는 청소년들 사이에 오히려 불법복제가 자랑거리처럼 얘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사회 〓지난해 모기관 조사를 보면 영상물에 비해 음악 파일에 대한 불법 교환과 다운로드 비율이 훨씬 더 많은 것(74.5%)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를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28.8%에 달해 영상물에 대한 인식 보다는 훨씬 너그러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용자들이 영상에 대한 복제 보다 음악에 대한 복제를 덜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서 회장 〓불법인 줄 알고 있지만, 현실에서 불법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네티즌이나 사용자들 모두 음원 복제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것 입니다. 불법 콘텐츠가 버젓이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범죄라는 인식을 갖겠습니까.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역사도 이제 50년이나 됐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매우 낮은 실정입니다.
정부 차원에서의 꾸준한 홍보 계도가 중요하지만 사실 온라인시대에 와서야 저작권에 대한 홍보와 인식 제고 사업이 시작됐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저작권을 지켜야만 양질의 콘텐츠가 나온다는 발상을 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인식도 이제는 점차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