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詩)는 이렇게 시작한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인생이라는 것이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마주치는 두갈래 세갈래 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 인생을 `길'에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후회는 항상 잘못된 선택에 대한 반대 급부다. 선택은 불가피하다. 하나를 택하는 대신 여러 개의 가능성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두 가지 이상을 모두 취하려는 욕심은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다소 신파적인 비유이긴 하지만 `돈이나 명예냐', `사랑이냐 우정이냐'의 선택에서 미적거리다가는 패가망신하거나 둘다 놓치기 십상이다.
`가지 않은 길'은 이렇게 이어진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시기적으로 지난 1년 간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회한이 커질 때다. 스산한 겨울 바람과 흩뿌리는 눈발이 회한의 감정을 더욱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현명한 사람들은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 또 하나의 `선택'을 하는 모양이다.
수십년만에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라는 기상 예보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은 참으로 춥게 느껴진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얇아진 호주머니 사정 때문인지 길거리에 불을 밝히고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감흥을 느끼는 여유조차 거의 없어 보인다. 매년 이맘때처럼 들썩이는 세밑 분위기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옷깃을 세우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우울한 표정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만이 거리에 넘쳐나는 것 같다.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프로스트의 표현처럼 인생에서 모든 선택은 `후회'와 `반성'을 전제한 행위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선택은 다른 하나의 포기를 뜻하기 때문이다. 선택의 순간에 훗날 다시 잘못된 선택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짓는 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세밑이면 어김없이 느끼는 사실이지만 인간은 참으로 불완전한 존재다. 2004년의 달력도 이제 20일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비록 만족스러운 `선택'이 많지 않았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로 절망할 필요는 없다. 다른 어느 해보다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담담하게 지난 세월을 반추하는 `관조(觀照)'의 마음이 아닐까.
인생이라는 것이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수없이 마주치는 두갈래 세갈래 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 인생을 `길'에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후회는 항상 잘못된 선택에 대한 반대 급부다. 선택은 불가피하다. 하나를 택하는 대신 여러 개의 가능성을 버려야 한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두 가지 이상을 모두 취하려는 욕심은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다소 신파적인 비유이긴 하지만 `돈이나 명예냐', `사랑이냐 우정이냐'의 선택에서 미적거리다가는 패가망신하거나 둘다 놓치기 십상이다.
`가지 않은 길'은 이렇게 이어진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시기적으로 지난 1년 간의 선택에 대한 후회와 회한이 커질 때다. 스산한 겨울 바람과 흩뿌리는 눈발이 회한의 감정을 더욱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현명한 사람들은 과거를 돌아보지 않는 또 하나의 `선택'을 하는 모양이다.
수십년만에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라는 기상 예보에도 불구하고 이번 겨울은 참으로 춥게 느껴진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얇아진 호주머니 사정 때문인지 길거리에 불을 밝히고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감흥을 느끼는 여유조차 거의 없어 보인다. 매년 이맘때처럼 들썩이는 세밑 분위기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옷깃을 세우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우울한 표정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만이 거리에 넘쳐나는 것 같다.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프로스트의 표현처럼 인생에서 모든 선택은 `후회'와 `반성'을 전제한 행위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선택은 다른 하나의 포기를 뜻하기 때문이다. 선택의 순간에 훗날 다시 잘못된 선택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짓는 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세밑이면 어김없이 느끼는 사실이지만 인간은 참으로 불완전한 존재다. 2004년의 달력도 이제 20일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비록 만족스러운 `선택'이 많지 않았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로 절망할 필요는 없다. 다른 어느 해보다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담담하게 지난 세월을 반추하는 `관조(觀照)'의 마음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