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반도체의 역사를 다시 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8기가비트(Gb) 낸드 플래시메모리와 2Gb D램 등 각부문 최대용량 메모리제품과, 세계 최고속 667㎒ 모바일 CPU를 한꺼번에 발표했다. 8기가 낸드플래시 개발은 황창규 사장이 주창했던 `메모리 집적도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을 5년 연속 입증한 것이며, 2Gb D램은 그동안 65나노 이하의 회로선폭을 적용해야 개발할 수 있다던 통념을 깨고 한층 회로선폭이 굵은 80나노 기술로 이뤄낸 값진 성과라고 한다.
이는 단순히 세계시장 점유율이 으뜸이라거나, 가장 집적도가 높은 메모리를 제일 먼저 개발ㆍ출시하는 것 같은 순위경쟁을 넘어서, 새 길을 열어 나가는 개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단계에 올랐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감회를 준다. 추월 당하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달리던 때와 달리 여유와 원숙함이 느껴진다는 얘기다.
따지고 보면 국내에 조립이 아닌 웨이퍼를 가공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최초의 업체인 한국반도체가 설립된 것이 지금으로부터 만30년 전인 1974년 11월의 일이고, 한국반도체를 곧바로 인수한 삼성이 반도체 본격 참여 선언을 한 때가 만21년 전인 1983년이니, 어찌 보면 우리만의 노하우가 깊어질 때도 됐다.
수년 째 심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하이닉스반도체가 보여준 기존 장비나 기술을 활용해 상위 제품을 생산해내는 개발력과, 최소한의 비용으로 라인을 업그레이드 해낸 것에서도 우리 반도체산업의 연륜과 집념을 느낄 수 있다.
대만ㆍ중국 등 메모리 반도체시장 후발 참여국들이 "한국은 `비 현역'들만 모아도 메모리반도체 회사를 너끈히 설립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부러워하고, 실제 적지 않은 고급인력을 데려다 쓰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인력기반은 양적ㆍ질적으로 두터워졌다.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입장도 아니다. 컨버전스의 급진전으로 제품간 고유영역이 파괴된 상황에서, 대체관계에 있는 경쟁제품에 밀리지 않도록 분위기를 끌고 가는 일도 쉽지 않다.
실제로 반도체 못지 않게 다른 기억장치들의 진화속도도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다. MP3플레이어만 보더라도, 초창기 반도체를 이용해 닦아놓은 시장이 본격 정착ㆍ확산되자 이제는 용량 대비 가격에서 탁월한 경쟁우위를 지닌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강력하게 치고 들어오고 있다. 캠코더ㆍ전화기 등에서도 유사한 기미가 보이고 있다. 한번 시장을 장악했다고 안심할 형편이 못되는 것이다.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분야는 1990년대까지는 `미국이 길을 열면 일본이 생산기술로 시장을 장악하고, 한국이 효율을 무기로 일본을 누르고 올라서는' 공식이 통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문 생산업체들의 증가로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낮아진 데다, 시장 자체도 과거에 비해 크게 세분화됐다. 선도적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과거와 같은 표준형 제품을 대량생산에서 벗어나 이제는 개별 제품들에 최적의 기능을 제공하는 차별화 된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차제에 국내 반도체기업들도 `(메모리)반도체 애플리케이션 공모전' 같은 것이라도 열어 반도체의 다양한 쓰임새와 강점을 널리 알리는 한편 다양한 응용제품에 관한 아이디어도 발굴해보는 건 어떨까?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8기가비트(Gb) 낸드 플래시메모리와 2Gb D램 등 각부문 최대용량 메모리제품과, 세계 최고속 667㎒ 모바일 CPU를 한꺼번에 발표했다. 8기가 낸드플래시 개발은 황창규 사장이 주창했던 `메모리 집적도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메모리 신성장론을 5년 연속 입증한 것이며, 2Gb D램은 그동안 65나노 이하의 회로선폭을 적용해야 개발할 수 있다던 통념을 깨고 한층 회로선폭이 굵은 80나노 기술로 이뤄낸 값진 성과라고 한다.
이는 단순히 세계시장 점유율이 으뜸이라거나, 가장 집적도가 높은 메모리를 제일 먼저 개발ㆍ출시하는 것 같은 순위경쟁을 넘어서, 새 길을 열어 나가는 개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단계에 올랐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감회를 준다. 추월 당하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달리던 때와 달리 여유와 원숙함이 느껴진다는 얘기다.
따지고 보면 국내에 조립이 아닌 웨이퍼를 가공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최초의 업체인 한국반도체가 설립된 것이 지금으로부터 만30년 전인 1974년 11월의 일이고, 한국반도체를 곧바로 인수한 삼성이 반도체 본격 참여 선언을 한 때가 만21년 전인 1983년이니, 어찌 보면 우리만의 노하우가 깊어질 때도 됐다.
수년 째 심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하이닉스반도체가 보여준 기존 장비나 기술을 활용해 상위 제품을 생산해내는 개발력과, 최소한의 비용으로 라인을 업그레이드 해낸 것에서도 우리 반도체산업의 연륜과 집념을 느낄 수 있다.
대만ㆍ중국 등 메모리 반도체시장 후발 참여국들이 "한국은 `비 현역'들만 모아도 메모리반도체 회사를 너끈히 설립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부러워하고, 실제 적지 않은 고급인력을 데려다 쓰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인력기반은 양적ㆍ질적으로 두터워졌다.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입장도 아니다. 컨버전스의 급진전으로 제품간 고유영역이 파괴된 상황에서, 대체관계에 있는 경쟁제품에 밀리지 않도록 분위기를 끌고 가는 일도 쉽지 않다.
실제로 반도체 못지 않게 다른 기억장치들의 진화속도도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다. MP3플레이어만 보더라도, 초창기 반도체를 이용해 닦아놓은 시장이 본격 정착ㆍ확산되자 이제는 용량 대비 가격에서 탁월한 경쟁우위를 지닌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강력하게 치고 들어오고 있다. 캠코더ㆍ전화기 등에서도 유사한 기미가 보이고 있다. 한번 시장을 장악했다고 안심할 형편이 못되는 것이다.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분야는 1990년대까지는 `미국이 길을 열면 일본이 생산기술로 시장을 장악하고, 한국이 효율을 무기로 일본을 누르고 올라서는' 공식이 통했다. 그러나 지금은 전문 생산업체들의 증가로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낮아진 데다, 시장 자체도 과거에 비해 크게 세분화됐다. 선도적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과거와 같은 표준형 제품을 대량생산에서 벗어나 이제는 개별 제품들에 최적의 기능을 제공하는 차별화 된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차제에 국내 반도체기업들도 `(메모리)반도체 애플리케이션 공모전' 같은 것이라도 열어 반도체의 다양한 쓰임새와 강점을 널리 알리는 한편 다양한 응용제품에 관한 아이디어도 발굴해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