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PS)2 등 최신 하드웨어가 보여주는 게임의 수준은 보통 사람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다. 프로그레시브 출력으로 나타나는 화질은 얼굴의 주름 하나까지 잡아내고, 여기에 5.1채널 사운드가 현장감을 극대화시켜준다. TV 화면에 비치는 모습을 언뜻 보는 것만으로는 이게 게임인지 영화인지 도통 구별할 수가 없다. 이제 항상 영화를 뛰어넘고자 열망했던 게임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도 될 듯 하다.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영화를 뛰어넘기 위한 야심에 찬 시도의 선두주자가 엑스 박스로 출시된 `스프린터 셀'과 PS2의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이다.
△한 걸음 더 영화에 다가간다 `스프린터 셀'
사실 동영상만으로는 이미 게임은 영화에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게임을 플레이하기 시작하면 실망한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빚어진 사실감 넘치는 캐릭터가 정작 움직이기 시작하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동영상에서는 그렇게 다채로운 동작을 보여주었는데 게임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가끔 총이나 쏘는 정도다. 하지만 `스프린터 셀'은 지금까지 액션 어드벤처 게임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톰 클랜시는 냉전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소설이나 전쟁소설로 유명한 작가다. 하지만 게임 회사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취미 삼아 대충 만드는 회사가 아닌 `레인보우 식스'나 `고스트 리콘'을 발매한 바 있는 레드스톰 엔터테인먼트다. 클랜시가 게임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사실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정치 상황을 반영하고, 가능한 한 사실적인 무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레드스톰 엔터테인먼트를 사들인 유비소프트는 톰 클랜시의 장점을 살려 `스프린터 셀'을 만들었다.
플레이어의 분신인 샘 피셔는 전설적 에이전트다. 정부도 처리할 수 없는 임무가 샘의 손에서는 척척 풀린다. 하지만 슈퍼맨은 아니다. 무조건 총을 갈겨대고 폭탄을 터트리는 것으로는 임무를 완수할 수 없다. 그림자에 숨어 잠입하고 소리 없이 적을 해치워야 한다. 사실성을 극도로 추구하는 톰 클랜시답게, 샘은 다채로운 동작을 구현한다. 잠겨진 문을 열고 벽을 타고 오르다가 찰싹 달라붙기도 한다. 이런 실감나는 동작, 그리고 임무 수행의 현실감 덕분에 게임의 각 장면은 스파이 영화처럼 느껴진다. 차양에 비춰지는 빛의 움직임까지 표현하는 정교한 그래픽 덕분에 영화적 즐거움이 배가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게임처럼 임무를 계속 받아 특정 조건을 해결하는 경우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재미는 반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다. 출시가 늦어진 대신 완벽하게 한글화를 한 덕분에 이 점은 안심이다. `메탈 기어 솔리드'시리즈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다양한 동작이 주는 생생한 현장감은 독자적인 시리즈로 홀로 서기에 충분하다.
△영화의 힘을 빌어 영화를 넘어선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EA의 `반지의 제왕'시리즈는 지금까지 영화를 게임으로 만들었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영화의 주요 장면을 필름 째로 가져다 쓴 경우는 전에도 있었지만 게임 자체를 영화 장면들에 종속시킨 경우는 없었다. 게임 `반지의 제왕'은 독립적인 이야기 전개나 설명을 최소화한다. 대신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데에 많은 신경을 썼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영화나 원작 소설을 보지도 않았다면 줄거리를 따라가지도 못하는 반면, 미리 본 사람이라면 영화의 명장면을 자기 손으로 재현하면서 몇 배의 흥분과 감동을 맛볼 수 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은 전작 `두 개의 탑'의 시스템적 장점을 모두 계승한다. 다만 이번에 더 강화된 부분은 역시 영화와 게임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부분이다. 영화에서 게임으로 넘어간 이후의 어색함 때문에 실패한 게임들이 적지 않다. 게임 부분으로 들어갈 때에 생길 수 있는 겉도는 느낌을 줄이기 위해 `반지의 제왕'시리즈에서는 영화 장면과 게임 사이에 컴퓨터그래픽 동영상이란 중간 단계를 둔다. 즉 영화ㆍ컴퓨터그래픽 동영상ㆍ게임 화면이 단계적으로 전개된다. 이는 그래픽의 이질감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시야를 조정함으로써 영화 장면과 캐릭터로 집중되는 게임 화면 사이의 위화감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전작보다 `왕의 귀환'은 그래픽이 더 효과적으로 구현되었고, 영화와 게임 사이의 결합은 더 견고해진다.
이는 또한 이번에 새로 도입한 `액션 오브젝트' 시스템을 통해서도 강화된다. 몬스터와 근접전을 벌이다가 카메라가 뒤로 당겨지면서 투석기를 작동시켜 성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날려버리는 스펙터클한 장면을 직접 연출할 수 있다.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영화 음악 역시 한결 확장된 영화의 맛을 돋우는데 한 몫을 한다.
△한 걸음 더 영화에 다가간다 `스프린터 셀'
사실 동영상만으로는 이미 게임은 영화에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게임을 플레이하기 시작하면 실망한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빚어진 사실감 넘치는 캐릭터가 정작 움직이기 시작하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동영상에서는 그렇게 다채로운 동작을 보여주었는데 게임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가끔 총이나 쏘는 정도다. 하지만 `스프린터 셀'은 지금까지 액션 어드벤처 게임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톰 클랜시는 냉전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소설이나 전쟁소설로 유명한 작가다. 하지만 게임 회사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취미 삼아 대충 만드는 회사가 아닌 `레인보우 식스'나 `고스트 리콘'을 발매한 바 있는 레드스톰 엔터테인먼트다. 클랜시가 게임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사실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정치 상황을 반영하고, 가능한 한 사실적인 무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레드스톰 엔터테인먼트를 사들인 유비소프트는 톰 클랜시의 장점을 살려 `스프린터 셀'을 만들었다.
플레이어의 분신인 샘 피셔는 전설적 에이전트다. 정부도 처리할 수 없는 임무가 샘의 손에서는 척척 풀린다. 하지만 슈퍼맨은 아니다. 무조건 총을 갈겨대고 폭탄을 터트리는 것으로는 임무를 완수할 수 없다. 그림자에 숨어 잠입하고 소리 없이 적을 해치워야 한다. 사실성을 극도로 추구하는 톰 클랜시답게, 샘은 다채로운 동작을 구현한다. 잠겨진 문을 열고 벽을 타고 오르다가 찰싹 달라붙기도 한다. 이런 실감나는 동작, 그리고 임무 수행의 현실감 덕분에 게임의 각 장면은 스파이 영화처럼 느껴진다. 차양에 비춰지는 빛의 움직임까지 표현하는 정교한 그래픽 덕분에 영화적 즐거움이 배가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게임처럼 임무를 계속 받아 특정 조건을 해결하는 경우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 재미는 반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다. 출시가 늦어진 대신 완벽하게 한글화를 한 덕분에 이 점은 안심이다. `메탈 기어 솔리드'시리즈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다양한 동작이 주는 생생한 현장감은 독자적인 시리즈로 홀로 서기에 충분하다.
△영화의 힘을 빌어 영화를 넘어선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EA의 `반지의 제왕'시리즈는 지금까지 영화를 게임으로 만들었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영화의 주요 장면을 필름 째로 가져다 쓴 경우는 전에도 있었지만 게임 자체를 영화 장면들에 종속시킨 경우는 없었다. 게임 `반지의 제왕'은 독립적인 이야기 전개나 설명을 최소화한다. 대신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데에 많은 신경을 썼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영화나 원작 소설을 보지도 않았다면 줄거리를 따라가지도 못하는 반면, 미리 본 사람이라면 영화의 명장면을 자기 손으로 재현하면서 몇 배의 흥분과 감동을 맛볼 수 있다.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은 전작 `두 개의 탑'의 시스템적 장점을 모두 계승한다. 다만 이번에 더 강화된 부분은 역시 영화와 게임의 접점을 만들어내는 부분이다. 영화에서 게임으로 넘어간 이후의 어색함 때문에 실패한 게임들이 적지 않다. 게임 부분으로 들어갈 때에 생길 수 있는 겉도는 느낌을 줄이기 위해 `반지의 제왕'시리즈에서는 영화 장면과 게임 사이에 컴퓨터그래픽 동영상이란 중간 단계를 둔다. 즉 영화ㆍ컴퓨터그래픽 동영상ㆍ게임 화면이 단계적으로 전개된다. 이는 그래픽의 이질감을 줄일 뿐만 아니라, 시야를 조정함으로써 영화 장면과 캐릭터로 집중되는 게임 화면 사이의 위화감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전작보다 `왕의 귀환'은 그래픽이 더 효과적으로 구현되었고, 영화와 게임 사이의 결합은 더 견고해진다.
이는 또한 이번에 새로 도입한 `액션 오브젝트' 시스템을 통해서도 강화된다. 몬스터와 근접전을 벌이다가 카메라가 뒤로 당겨지면서 투석기를 작동시켜 성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날려버리는 스펙터클한 장면을 직접 연출할 수 있다.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영화 음악 역시 한결 확장된 영화의 맛을 돋우는데 한 몫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