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품목중 하나가 TFT-LCD이다.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가 생산규모와 시장점유율에서 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이처럼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D램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90년대 중반만 해도 TFT-LCD 분야도 일본업체들이 선두였으나 우리나라가 90년대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일본을 제친 것이다. 일본이 불황을 맞아 투자를 주저하는 사이 국내업체들이 다음 세대의 기판에 대규모 투자를 함으로써 선발업체들을 추월할 수 있었다.
기술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신기술의 선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D램과 TFT-LCD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투자의 타이밍이 결정적이라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투자가 성장의 동인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국내의 투자 위축은 당장의 불황극복은 고사하고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어서 우려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통계청이 지난달말 발표한 7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가 전월에 비해 11.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의미부여'까지 곁들여 있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내수 부진에다 투자 주도 산업의 미부상, 노사분규 악화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뿐만아니라 외국인 직접투자도 2000년을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자료가 잇따라 언론에 인용되고 있다.
이같은 투자 감소가 추세로 굳어졌다기 보다는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기업들의 분위기 탐색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지만,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곧 성장잠재력의 약화와 더불어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가 만난 기업인중 상당수는 정부가 나서서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도해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오히려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대부분 노조에 온정적인 참여정부의 노사관과 언론과의 소모적 대립 등을 염두에 두고 하는 얘기들이었다. 이들이 기업의 투자 여부를 결정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를 단지 `사용자 쪽에 서있는 사람들의 볼멘소리'라고 치부하는 것은 사태의 중요성을 간파하지 못한 소치가 아닐까 싶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분배적 정의를 강조하는 한편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려 성장잠재력을 배양하고 침체의 늪에 빠진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이같은 공언이 결코 `공언(空言)'이 아님을 정책을 통해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생기는 법이다.
물론 기업인들도 국민이 선택한 정부를 탓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혁신의 고삐를 늦춘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이 국내외의 기업사(企業史)이기 때문이다.
정호원 컴퓨팅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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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이처럼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부상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D램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90년대 중반만 해도 TFT-LCD 분야도 일본업체들이 선두였으나 우리나라가 90년대말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일본을 제친 것이다. 일본이 불황을 맞아 투자를 주저하는 사이 국내업체들이 다음 세대의 기판에 대규모 투자를 함으로써 선발업체들을 추월할 수 있었다.
기술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신기술의 선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D램과 TFT-LCD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투자의 타이밍이 결정적이라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투자가 성장의 동인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국내의 투자 위축은 당장의 불황극복은 고사하고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어서 우려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통계청이 지난달말 발표한 7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가 전월에 비해 11.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의미부여'까지 곁들여 있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내수 부진에다 투자 주도 산업의 미부상, 노사분규 악화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뿐만아니라 외국인 직접투자도 2000년을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자료가 잇따라 언론에 인용되고 있다.
이같은 투자 감소가 추세로 굳어졌다기 보다는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기업들의 분위기 탐색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지만,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곤란하다. 그것은 곧 성장잠재력의 약화와 더불어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가 만난 기업인중 상당수는 정부가 나서서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도해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오히려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대부분 노조에 온정적인 참여정부의 노사관과 언론과의 소모적 대립 등을 염두에 두고 하는 얘기들이었다. 이들이 기업의 투자 여부를 결정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를 단지 `사용자 쪽에 서있는 사람들의 볼멘소리'라고 치부하는 것은 사태의 중요성을 간파하지 못한 소치가 아닐까 싶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분배적 정의를 강조하는 한편으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기업의 투자심리를 되살려 성장잠재력을 배양하고 침체의 늪에 빠진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이같은 공언이 결코 `공언(空言)'이 아님을 정책을 통해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생기는 법이다.
물론 기업인들도 국민이 선택한 정부를 탓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혁신의 고삐를 늦춘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이 국내외의 기업사(企業史)이기 때문이다.
정호원 컴퓨팅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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