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액션 게임의 절대 강자는 `버츄어 파이터'의 세가와 `철권'의 남코로 대변되는 일본 아케이드 게임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서양에서 만들어진 `모탈 캄뱃'이나 `킬러 인스팅트' 같은 게임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커맨드 입력 방식이나 공방의 스타일이 주류 일본 게임들과 너무 달랐고,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소수의 열광적인 팬들 사이에서 컬트 게임적 위치를 차지하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X박스의 `타오 팽'과 플레이스테이션 2의 `워 오브 더 몬스터스'가 서양 대전 액션의 한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미국인의 쿵푸 액션 `타오 팽' (X박스)
'데미지' 기법 넘치는 생동감
`모탈 캄뱃'이 나왔을 때 많은 게이머들이 이건 아니라고 외쳤다. 입력이나 공방 방식이 낯설었을 뿐 아니라 딱 집어 뭐라 말하기 어려운 이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질감의 뿌리가 무엇인지 `타오 팽'을 보면 분명해진다.
`타오 팽'이 추구하는 건 리얼리티라고 개발자들은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게임이 추구하는 리얼리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르다. 일본 대전 액션 게임에서 리얼리티라면 다양한 유파의 무술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보여주는가를 말한다. 그러나 `타오 팽'이 주목하는 것은 다른 점이다.
이 게임은 데미지 시스템을 내세운다. 상대에게 타격을 받는 것이 그대로 그래픽으로 표현된다. 옷이 찢기고 멍이 드는데다가 피도 흐른다. 맞아서 힘들다는 컷 신도 나온다. 눈으로 보기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팔을 공격당하면 실제 전투에서 팔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어진다. 어느 부위를 얼마나 맞았느냐가 싸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아무리 심한 타격을 받아도 별 영향 없이 싸울 수 있었던 다른 대전 액션 게임들과 비교하면 대단히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반면 지금까지의 대전 액션 게임의 리얼리티의 기준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무술 자체에서는 오히려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일단 공격의 사정 거리가 문제다. 다른 대전 액션 게임의 무술이 완전히 사실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키려는 어떤 형식이 있다. 캐릭터의 체격, 그리고 어떤 무술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주먹이나 발이 미치는 범위가 한정된다. 그런데 `타오 팽'에서는 터무니없이 먼 거리라도 갑자기 날아와 공격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이는 어색한 무술 동작 이전의 문제로, 게임 플레이 이전 미리 거리를 숙지한다고 전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리얼리티가 대전 액션 게임의 재미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게임에는 장소를 이용한 공격, 필살기 등 게임을 재미있게 해주는 다른 요소가 많이 있다. 하지만 일본 게임에 익숙한 한국 게이머들에게 미국 대전 액션 게임이 이질감을 갖는 원인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 B급 괴수 SF 영화의 향수를 자극하는 `워 오브 더 몬스터스' (PS2)
SF영화 향수 살린 이색작
정교하고 사실적인 대전 액션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는 손꼽을 정도다. 그런 노하우를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회사들로서는 새로운 재미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워 오브 더 몬스터스'는 대전 액션의 기본적 도식보다는 게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스펙타클의 재미를 살려내는데 매달린다.
게임의 배경은 근미래의 지구다. UFO의 침공을 간신히 막아냈지만 외계인이 남긴 방사능 잔존물에 의해 많은 돌연변이 괴수들이 생겨났다. 게이머는 이 괴수들중 하나를 맡아 도시에서 다른 괴수들과 맞붙어 싸우게 된다.
대전 액션의 정통적 기준으로 본다면 `워 오브 몬스터스'는 많은 결함을 가진 작품이다. 우선 공격 패턴이 단순하다. 근거리, 원거리, 대시, 그리고 다운 공격 등의 기본적 패턴은 있지만, 캐릭터마다 모두 비슷비슷해서 한 캐릭터의 기술을 심도 깊게 발전시키는 맛이 없다. 이 게임은 대전 액션 게임의 고전적 재미 대신 도시를 무대로 거대 괴수들이 싸우는 것에서 오는 새로운 재미를 살려낸다.
대전 액션이 스테이지에 매달리지 않고 좀 더 넓은 무대로 뛰어나가는 것은 이미 하나의 흐름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워 오브 더 몬스터스'에서는 규모가 다르다. 등장하는 거대 괴수들은 웬만한 빌딩보다 더 크다. 도시를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괴수들이 난투를 벌인다.
`워 오브 더 몬스터스'의 재미는 여기에 있다. 거대 괴수가 도시를 누빈다.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차들은 아비규환에 빠진다. 건물을 때려부수고 방송탑을 뽑아 던져 상대를 공격한다. 필요하다면 지나가는 버스를 집어던질 수도 있다. 그저 대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도시에서 괴수들이 벌이는 난동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이 싸움의 재미다.
이것만이라면 참신한 게임 하나에 불과할 것이지만, `워 오브 몬스터스'에는 결정적 요소가 한 가지 더 있다. 50∼60년대 미국 심야 극장의 스크린을 차지했던 건, 개미, 거미, 악어, 심지어 여성까지 거대화되어 도시를 때려부수고 다니던 B급 SF 영화들이다. `워 오브 더 몬스터스'의 게임 컨셉트는 B급 SF 영화에 향수를 가진 사람들을 정확하게 겨냥한다. 이런 영화들에 익숙한 게이머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영화속 장면들을 당시 영화보다 더 리얼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워 오브 더 몬스터즈는' 새로운 게임의 재미에 B급 SF 영화의 이미지를 함께 결합시켜 대전 액션 게임의 새로운 즐거움을 제시했다.
◇ 미국인의 쿵푸 액션 `타오 팽' (X박스)
'데미지' 기법 넘치는 생동감
`모탈 캄뱃'이 나왔을 때 많은 게이머들이 이건 아니라고 외쳤다. 입력이나 공방 방식이 낯설었을 뿐 아니라 딱 집어 뭐라 말하기 어려운 이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질감의 뿌리가 무엇인지 `타오 팽'을 보면 분명해진다.
`타오 팽'이 추구하는 건 리얼리티라고 개발자들은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게임이 추구하는 리얼리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르다. 일본 대전 액션 게임에서 리얼리티라면 다양한 유파의 무술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보여주는가를 말한다. 그러나 `타오 팽'이 주목하는 것은 다른 점이다.
이 게임은 데미지 시스템을 내세운다. 상대에게 타격을 받는 것이 그대로 그래픽으로 표현된다. 옷이 찢기고 멍이 드는데다가 피도 흐른다. 맞아서 힘들다는 컷 신도 나온다. 눈으로 보기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팔을 공격당하면 실제 전투에서 팔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어진다. 어느 부위를 얼마나 맞았느냐가 싸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아무리 심한 타격을 받아도 별 영향 없이 싸울 수 있었던 다른 대전 액션 게임들과 비교하면 대단히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반면 지금까지의 대전 액션 게임의 리얼리티의 기준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무술 자체에서는 오히려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일단 공격의 사정 거리가 문제다. 다른 대전 액션 게임의 무술이 완전히 사실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키려는 어떤 형식이 있다. 캐릭터의 체격, 그리고 어떤 무술을 구사하느냐에 따라 주먹이나 발이 미치는 범위가 한정된다. 그런데 `타오 팽'에서는 터무니없이 먼 거리라도 갑자기 날아와 공격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이는 어색한 무술 동작 이전의 문제로, 게임 플레이 이전 미리 거리를 숙지한다고 전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리얼리티가 대전 액션 게임의 재미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게임에는 장소를 이용한 공격, 필살기 등 게임을 재미있게 해주는 다른 요소가 많이 있다. 하지만 일본 게임에 익숙한 한국 게이머들에게 미국 대전 액션 게임이 이질감을 갖는 원인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분명하다.
◇ B급 괴수 SF 영화의 향수를 자극하는 `워 오브 더 몬스터스' (PS2)
SF영화 향수 살린 이색작
정교하고 사실적인 대전 액션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는 손꼽을 정도다. 그런 노하우를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회사들로서는 새로운 재미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워 오브 더 몬스터스'는 대전 액션의 기본적 도식보다는 게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스펙타클의 재미를 살려내는데 매달린다.
게임의 배경은 근미래의 지구다. UFO의 침공을 간신히 막아냈지만 외계인이 남긴 방사능 잔존물에 의해 많은 돌연변이 괴수들이 생겨났다. 게이머는 이 괴수들중 하나를 맡아 도시에서 다른 괴수들과 맞붙어 싸우게 된다.
대전 액션의 정통적 기준으로 본다면 `워 오브 몬스터스'는 많은 결함을 가진 작품이다. 우선 공격 패턴이 단순하다. 근거리, 원거리, 대시, 그리고 다운 공격 등의 기본적 패턴은 있지만, 캐릭터마다 모두 비슷비슷해서 한 캐릭터의 기술을 심도 깊게 발전시키는 맛이 없다. 이 게임은 대전 액션 게임의 고전적 재미 대신 도시를 무대로 거대 괴수들이 싸우는 것에서 오는 새로운 재미를 살려낸다.
대전 액션이 스테이지에 매달리지 않고 좀 더 넓은 무대로 뛰어나가는 것은 이미 하나의 흐름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워 오브 더 몬스터스'에서는 규모가 다르다. 등장하는 거대 괴수들은 웬만한 빌딩보다 더 크다. 도시를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괴수들이 난투를 벌인다.
`워 오브 더 몬스터스'의 재미는 여기에 있다. 거대 괴수가 도시를 누빈다.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고 차들은 아비규환에 빠진다. 건물을 때려부수고 방송탑을 뽑아 던져 상대를 공격한다. 필요하다면 지나가는 버스를 집어던질 수도 있다. 그저 대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도시에서 괴수들이 벌이는 난동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이 싸움의 재미다.
이것만이라면 참신한 게임 하나에 불과할 것이지만, `워 오브 몬스터스'에는 결정적 요소가 한 가지 더 있다. 50∼60년대 미국 심야 극장의 스크린을 차지했던 건, 개미, 거미, 악어, 심지어 여성까지 거대화되어 도시를 때려부수고 다니던 B급 SF 영화들이다. `워 오브 더 몬스터스'의 게임 컨셉트는 B급 SF 영화에 향수를 가진 사람들을 정확하게 겨냥한다. 이런 영화들에 익숙한 게이머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영화속 장면들을 당시 영화보다 더 리얼한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워 오브 더 몬스터즈는' 새로운 게임의 재미에 B급 SF 영화의 이미지를 함께 결합시켜 대전 액션 게임의 새로운 즐거움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