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동통신 역사에서 미국의 퀄컴이라는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1992년 당시 보잘 것 없는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퀄컴으로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 이른바 CDMA 디지털 이동통신 기술을 도입하면서 모바일 코리아의 신화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제무역기구(WTO)체제인 지금이야 정부간의 통상 문제 때문에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정부가 앞장서고 산ㆍ학ㆍ연이 총동원되는 대규모 국책과제라는 게 가능하던 시절이었다.
얼마간의 부정적인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이런 관 주도의 국책 사업이 현재 IT코리아 건설에 씨앗이 됐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CDMA라는 미완성ㆍ미확인의 기술을 국가의 표준으로 채택하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다. 당시 CDMA기술 도입을 주도한 몇몇 관료들 스스로도 이것이 `도박'에 가까운 정책 결정이었다고 고백할 정도다.
이후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CDMA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몇 되지 않는 IT 기술이라는 훈장을 달게 된다.
무모할 만큼 강력한 관청 주도의 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이제 휴대전화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한국을 먹여살리는 대표 산업으로 확고한 뿌리를 내렸다.
그리고 2003년 현재, 드디어 삼성전자가 휴대폰 부문에서 세계 무선통신의 역사이면서 미국 통신산업의 자존심이라고 불리는 모토롤러의 매출을 앞질렀다고 한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상의 화려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퀄컴과의 불평등한 계약 조건은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 휴대폰 업체들은 총 매출의 5.25∼6.50%를 퀄컴측에 기술 사용료로 꼬박꼬박 바치고 있다. 매년 2억달러 안팎의 엄청난 외화가 로열티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또 퀄컴의 핵심칩을 구입하는 비용은 로열티의 2배가 넘는다.
퀄컴에 지불하는 로열티보다 휴대폰을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지 않느냐는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국가의 기간통신산업이 특정 외국기업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인 측면 이상으로 잠재돼 있는 통신 주권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의미다.
퀄컴이라는 특정기업에 우리나라 이동통신 산업 전체가 종속돼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모바일 코리아라는 수식은 허울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그래서 여전히 설득적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들어 퀄컴의 종속을 벗어나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CDMA 핵심칩을 개발한 일이나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손잡고 독자적인 무선인터넷플랫폼인 `위피'를 상용화한 것은 그런 면에서 우리 무선통신 산업의 진일보다.
탈(脫)퀄컴의 숙원. 그것은 단지 로열티 몇 푼 덜 낸다는 산술적인 시각이 아니라 정보통신 자주권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
1992년 당시 보잘 것 없는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퀄컴으로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 이른바 CDMA 디지털 이동통신 기술을 도입하면서 모바일 코리아의 신화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제무역기구(WTO)체제인 지금이야 정부간의 통상 문제 때문에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정부가 앞장서고 산ㆍ학ㆍ연이 총동원되는 대규모 국책과제라는 게 가능하던 시절이었다.
얼마간의 부정적인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이런 관 주도의 국책 사업이 현재 IT코리아 건설에 씨앗이 됐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CDMA라는 미완성ㆍ미확인의 기술을 국가의 표준으로 채택하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다. 당시 CDMA기술 도입을 주도한 몇몇 관료들 스스로도 이것이 `도박'에 가까운 정책 결정이었다고 고백할 정도다.
이후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CDMA는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몇 되지 않는 IT 기술이라는 훈장을 달게 된다.
무모할 만큼 강력한 관청 주도의 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이제 휴대전화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한국을 먹여살리는 대표 산업으로 확고한 뿌리를 내렸다.
그리고 2003년 현재, 드디어 삼성전자가 휴대폰 부문에서 세계 무선통신의 역사이면서 미국 통신산업의 자존심이라고 불리는 모토롤러의 매출을 앞질렀다고 한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상의 화려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퀄컴과의 불평등한 계약 조건은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 휴대폰 업체들은 총 매출의 5.25∼6.50%를 퀄컴측에 기술 사용료로 꼬박꼬박 바치고 있다. 매년 2억달러 안팎의 엄청난 외화가 로열티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또 퀄컴의 핵심칩을 구입하는 비용은 로열티의 2배가 넘는다.
퀄컴에 지불하는 로열티보다 휴대폰을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지 않느냐는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국가의 기간통신산업이 특정 외국기업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인 측면 이상으로 잠재돼 있는 통신 주권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의미다.
퀄컴이라는 특정기업에 우리나라 이동통신 산업 전체가 종속돼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모바일 코리아라는 수식은 허울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그래서 여전히 설득적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들어 퀄컴의 종속을 벗어나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CDMA 핵심칩을 개발한 일이나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손잡고 독자적인 무선인터넷플랫폼인 `위피'를 상용화한 것은 그런 면에서 우리 무선통신 산업의 진일보다.
탈(脫)퀄컴의 숙원. 그것은 단지 로열티 몇 푼 덜 낸다는 산술적인 시각이 아니라 정보통신 자주권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