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하고 안전하게 몰아야 할 대한민국이라는 자동차, 누가 몰아야 안전할까요."
"노무현의 눈물 한 방울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16대 대통령 선거를 보름 정도 앞두고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후보자들의 TV 광고를 봤습니다. 내친 김에 이회창 후보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이회창 후보 광고 찍던 날'이라는 비디오 클립도 열었습니다. 10번 이상 NG를 내는 이회창 후보의 TV 광고 찍는 모습이 꼭 `연예가 중계'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네요.
저는 오늘도 대선 후보들의 활동을 속속들이 보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 때문에 TV 방영시간에 맞춰 후보들의 모습을 보지는 못하지만, 대신 꼭 인터넷에 들어가서 그들을 하나 하나 재보곤 하죠. 3일 저녁에 있을 첫 TV 합동토론회도 급한 약속이 생겨 보지 못할 것 같지만 문제없습니다. 인터넷은 아마도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사르르 떨고 있는 후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생생하게 전달해 줄 테니까요.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진이(眞e)의 인터넷 접속 시간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젊은 유권자들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생각은 물론이고 각 당 후보들의 수준급 사이버 홍보전도 볼 수 있거든요. 어떤 사이트를 들어가도 삼삼오오 모이면 선거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이렇듯 선거 열풍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단순히 선거 운동의 실험적인 장으로 인식됐던 인터넷이 요즘에는 상상 이상으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민경배 사이버문화연구소 소장은 인터넷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 기회를 확장시키는 유용한 통로이자 도구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명계남 회장도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이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답니다.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매체적 속성과 기술적 특징들이 기존 정치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극복해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강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민 소장의 주장대로 인터넷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장이 없었던 유권자들에게 정치 현안에 대한 토론에 참여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지요. 그 뿐만 아니라 이메일을 통해 후보자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질 수도 있게 하고요.
비용측면에서 보면, 인터넷은 기존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고비용 저효율'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환경단체인 `녹색 상품구매 네트워크'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법정 홍보물 제작을 위해서 종이 약 3000톤이 사용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정도 분량의 종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30년생 5만100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민경배 소장은 이메일 홍보물을 이용하면 이런 비용들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독률도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인터넷에서 선거에 대한 담론이 넓게 퍼지고 있는 가운데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 중 하나는 젊은 층들의 투표 참여의식에 관한 것입니다. `깨끗한 선거문화를 만들자'는 100만인 이메일 서명 운동 등 이번 선거에는 꼭 참여하자는 운동이 인터넷 곳곳에서 유행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선거문화 우리가 바꿉시다' `다같이 투표장으로' 등 시시각각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글을 보면 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했던 그 젊은이들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유행처럼 번지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고루하고 딱딱하게만 생각되던 선거가 하나의 이벤트처럼 포장돼 젊은 유권자들을 선거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인터넷은 각 후보의 면면을 꼼꼼히 따져보기 좋은 곳이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매체이기도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터넷 회사인 레떼, 인티즌과 함께 벌이고 있는 `대통령 선거 이벤또'는 바로 이 점을 노린 행사인데요, 대통령선거를 온 국민이 참여하는 화합과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는 이 이벤트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이 퍽 긍정적입니다. 이 이벤트는 `플래시 콘테스트전' `패러디 포스터전' `온라인 서명' `온라인 폴' 등 4채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패러디 포스터전'입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영화 포스터나 만화 내용, 책 제목, 노래 가사 등을 선거와 관련지어서 패러디하는 건데요, `기권은 미친 짓이다' `나도 투표권이 있었으면 좋겠다' `12월의 대통령 선거' `십이월애' `투표할까요?' `선거일특사' `선거일일체' `일단 찍어' 등 기발한 아이디어의 응모작들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플래시 콘테스트전'도 야인시대와 개그콘서트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TV 프로그램들의 배우들을 캐릭터로 만들어 놓고 네티즌들이 직접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플래시를 제작할 수 있게 하고 있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초보 네티즌들 눈높이에 맞춰 누구나 쉽게 플래시를 만들어볼 수 있게 한 것이 비결이라네요.
이런 것도 있습니다. 투표팅(vottingㆍvote+meeting의 합성어)이라고요. 2002 대선유권자연대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와 손잡고 `선남선녀, 손잡고 투표 간다'라는 이벤트를 투표일 전국 10대 도시에서 연다는군요. 미리 미혼남녀들로부터 이벤트 신청을 받은 후 투표일 이벤트에서 맺은 커플끼리 투표를 하면서 데이트를 즐기게 한다는 건데요, 시간절약을 위해서 남성 신청자는 투표를 한뒤 이벤트에 참석하고 이벤트 후에는 여성측 투표소에 같이 가는 일정이랍니다.
신세대들 사이에 많이 쓰이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한 유권자 참여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 만든 `메신저 액티비스트'가 바로 그것인데요, 시민행동에서 매일 한번씩 메신저를 통해 `오늘의 메시지'를 전달하면 그 메시지에 대한 의견을 적어 시민행동에 보내는 것입니다. 시민행동측은 매일 메신저 액티비스트들의 의견과 활동 내용을 모아서 정치권과 언론사에 전달하는 것이지요.
각 후보들 공식 사이트에서도 유권자들의 흥미 유발을 위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기본입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후보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매끄러운 작품들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또한 각 후보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인터넷 방송국도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기에 아주 좋은 채널이죠.
물론 가장 많이 이용되는 `e폴리틱스' 도구는 메일이나 게시판입니다. 개인 홈페이지에서 대선관련 토론회를 열기도 하고 게시판의 말꼬리 달기를 이용해 서로의 의견을 한눈에 확인하기도 하지요. 수십 개의 커뮤니티들이 운영되고 있고요.
그러나 인터넷의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서로를 허위로 비방하고 사이버머니를 제공하는 등 인터넷의 빠른 전파력과 사각지대를 이용해 오프라인 정치판보다 더 혼탁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무리들도 나타나고 있지요.
또한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도 아쉬운 상황입니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인 선거 운동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라고 촉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데요, 허위 비방이 아니라면 선거와 후보에 대한 지지뿐만 아니라 반대의사도 밝힐 수 있는 환경이 하루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들이 마련돼 `정치 무관심' 진영에서 이제 막 `관심 진영'으로 돌아온 젊은이들의 마음을 계속 붙잡아 주기를 기대합니다.
민경배 사이버문화연구소 소장은 인터넷에서 부작용들이 다소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터넷 선거관련 열풍에 대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창적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민주주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국가들도 인터넷 정치에서는 온라인 투표나 온라인 모금 등 정치과정을 전자적 방식으로 대체함으로써 효율성을 증대시키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지요.
반면 우리나라의 정치증권 사이트인 `포스닥'이나 정치인 팬클럽인 `노사모' 등을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인터넷 열기를 자랑하는 나라답게 가장 역동적이고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민 소장은 정보사회에서는 인터넷 정치의 선진국이 곧 정치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우리가 지금 그 출발점에 서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보름 남짓, 앞으로 펼쳐질 더욱 다양한 e`폴리틱스의 모습들이 기대되는군요. 오늘도 저는 각 대통령 후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보고 인터넷 토론 사이트에 감상문을 올린 후에야 잠을 자게 될 것 같습니다.
"노무현의 눈물 한 방울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16대 대통령 선거를 보름 정도 앞두고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후보자들의 TV 광고를 봤습니다. 내친 김에 이회창 후보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이회창 후보 광고 찍던 날'이라는 비디오 클립도 열었습니다. 10번 이상 NG를 내는 이회창 후보의 TV 광고 찍는 모습이 꼭 `연예가 중계'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네요.
저는 오늘도 대선 후보들의 활동을 속속들이 보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 때문에 TV 방영시간에 맞춰 후보들의 모습을 보지는 못하지만, 대신 꼭 인터넷에 들어가서 그들을 하나 하나 재보곤 하죠. 3일 저녁에 있을 첫 TV 합동토론회도 급한 약속이 생겨 보지 못할 것 같지만 문제없습니다. 인터넷은 아마도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사르르 떨고 있는 후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생생하게 전달해 줄 테니까요.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진이(眞e)의 인터넷 접속 시간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젊은 유권자들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생각은 물론이고 각 당 후보들의 수준급 사이버 홍보전도 볼 수 있거든요. 어떤 사이트를 들어가도 삼삼오오 모이면 선거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이렇듯 선거 열풍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단순히 선거 운동의 실험적인 장으로 인식됐던 인터넷이 요즘에는 상상 이상으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민경배 사이버문화연구소 소장은 인터넷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 기회를 확장시키는 유용한 통로이자 도구로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명계남 회장도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이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답니다.
인터넷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매체적 속성과 기술적 특징들이 기존 정치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극복해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강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민 소장의 주장대로 인터넷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장이 없었던 유권자들에게 정치 현안에 대한 토론에 참여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지요. 그 뿐만 아니라 이메일을 통해 후보자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질 수도 있게 하고요.
비용측면에서 보면, 인터넷은 기존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고비용 저효율'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총선을 앞두고 환경단체인 `녹색 상품구매 네트워크'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법정 홍보물 제작을 위해서 종이 약 3000톤이 사용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정도 분량의 종이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30년생 5만100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민경배 소장은 이메일 홍보물을 이용하면 이런 비용들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독률도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인터넷에서 선거에 대한 담론이 넓게 퍼지고 있는 가운데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 중 하나는 젊은 층들의 투표 참여의식에 관한 것입니다. `깨끗한 선거문화를 만들자'는 100만인 이메일 서명 운동 등 이번 선거에는 꼭 참여하자는 운동이 인터넷 곳곳에서 유행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선거문화 우리가 바꿉시다' `다같이 투표장으로' 등 시시각각 올라오는 네티즌들의 글을 보면 이들이 정치에 무관심했던 그 젊은이들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유행처럼 번지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고루하고 딱딱하게만 생각되던 선거가 하나의 이벤트처럼 포장돼 젊은 유권자들을 선거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인터넷은 각 후보의 면면을 꼼꼼히 따져보기 좋은 곳이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훌륭한 매체이기도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터넷 회사인 레떼, 인티즌과 함께 벌이고 있는 `대통령 선거 이벤또'는 바로 이 점을 노린 행사인데요, 대통령선거를 온 국민이 참여하는 화합과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있는 이 이벤트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이 퍽 긍정적입니다. 이 이벤트는 `플래시 콘테스트전' `패러디 포스터전' `온라인 서명' `온라인 폴' 등 4채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패러디 포스터전'입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영화 포스터나 만화 내용, 책 제목, 노래 가사 등을 선거와 관련지어서 패러디하는 건데요, `기권은 미친 짓이다' `나도 투표권이 있었으면 좋겠다' `12월의 대통령 선거' `십이월애' `투표할까요?' `선거일특사' `선거일일체' `일단 찍어' 등 기발한 아이디어의 응모작들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오고 있습니다. `플래시 콘테스트전'도 야인시대와 개그콘서트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TV 프로그램들의 배우들을 캐릭터로 만들어 놓고 네티즌들이 직접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플래시를 제작할 수 있게 하고 있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초보 네티즌들 눈높이에 맞춰 누구나 쉽게 플래시를 만들어볼 수 있게 한 것이 비결이라네요.
이런 것도 있습니다. 투표팅(vottingㆍvote+meeting의 합성어)이라고요. 2002 대선유권자연대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와 손잡고 `선남선녀, 손잡고 투표 간다'라는 이벤트를 투표일 전국 10대 도시에서 연다는군요. 미리 미혼남녀들로부터 이벤트 신청을 받은 후 투표일 이벤트에서 맺은 커플끼리 투표를 하면서 데이트를 즐기게 한다는 건데요, 시간절약을 위해서 남성 신청자는 투표를 한뒤 이벤트에 참석하고 이벤트 후에는 여성측 투표소에 같이 가는 일정이랍니다.
신세대들 사이에 많이 쓰이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한 유권자 참여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함께 하는 시민행동이 만든 `메신저 액티비스트'가 바로 그것인데요, 시민행동에서 매일 한번씩 메신저를 통해 `오늘의 메시지'를 전달하면 그 메시지에 대한 의견을 적어 시민행동에 보내는 것입니다. 시민행동측은 매일 메신저 액티비스트들의 의견과 활동 내용을 모아서 정치권과 언론사에 전달하는 것이지요.
각 후보들 공식 사이트에서도 유권자들의 흥미 유발을 위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기본입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 후보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매끄러운 작품들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또한 각 후보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인터넷 방송국도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기에 아주 좋은 채널이죠.
물론 가장 많이 이용되는 `e폴리틱스' 도구는 메일이나 게시판입니다. 개인 홈페이지에서 대선관련 토론회를 열기도 하고 게시판의 말꼬리 달기를 이용해 서로의 의견을 한눈에 확인하기도 하지요. 수십 개의 커뮤니티들이 운영되고 있고요.
그러나 인터넷의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서로를 허위로 비방하고 사이버머니를 제공하는 등 인터넷의 빠른 전파력과 사각지대를 이용해 오프라인 정치판보다 더 혼탁한 분위기를 조장하는 무리들도 나타나고 있지요.
또한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도 아쉬운 상황입니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인 선거 운동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라고 촉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데요, 허위 비방이 아니라면 선거와 후보에 대한 지지뿐만 아니라 반대의사도 밝힐 수 있는 환경이 하루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들이 마련돼 `정치 무관심' 진영에서 이제 막 `관심 진영'으로 돌아온 젊은이들의 마음을 계속 붙잡아 주기를 기대합니다.
민경배 사이버문화연구소 소장은 인터넷에서 부작용들이 다소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인터넷 선거관련 열풍에 대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독창적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민주주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국가들도 인터넷 정치에서는 온라인 투표나 온라인 모금 등 정치과정을 전자적 방식으로 대체함으로써 효율성을 증대시키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지요.
반면 우리나라의 정치증권 사이트인 `포스닥'이나 정치인 팬클럽인 `노사모' 등을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인터넷 열기를 자랑하는 나라답게 가장 역동적이고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민 소장은 정보사회에서는 인터넷 정치의 선진국이 곧 정치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우리가 지금 그 출발점에 서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보름 남짓, 앞으로 펼쳐질 더욱 다양한 e`폴리틱스의 모습들이 기대되는군요. 오늘도 저는 각 대통령 후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보고 인터넷 토론 사이트에 감상문을 올린 후에야 잠을 자게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