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아니면 판타지 세계, 거창한 배경에 비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전투는 의외로 단촐하다. 적으면 10여개, 많아봤자 200 여개의 유닛이 전투를 벌인다. 그리고 세계의, 우주의 역사가 새로 쓰여진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거대 전함이나 거대 우주선도 기껏해야 보병 유닛의 두세 배 크기인 것이 가끔은 거슬린다.
`코삭'은 대부분의 RTS와는 달리 현실의 전쟁을 정교하게 재현한다. 배경은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유럽이다. 당시 유럽은 격동의 시기다. 극심한 내란과 외환 속에 국민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진통을 겪는다. 스페인 무적함대와 영국군이 격돌하고 독일에서는 30년 전쟁이 시작된다. 그밖에도 많은 나라에서 왕위 계승 전쟁이 벌어진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역시 `역사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historical RTS)'이다. 하지만 기나긴 역사를 관통하며 문명을 건설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반면 코삭은 시대를 제한하면서 당시 전쟁의 분위기를 충실하게 표현한다.
특히 이 시기는 근대 기술이 성립되기 시작하면서 무기 역시 폭발적인 변화를 하던 때다. 조금만 일렀어도 칼과 창만의, 조금만 늦었어도 총과 대포만의 전쟁이었을 것이다. 이 시기에는 활과 칼이 총과 대포와 한데 엉키며 백병전과 기마전이 동시에 벌어진다.
각 나라의 무기나 제복, 운송 수단이나 건물은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새끼손톱의 반도 안 되는 크기의 비록 유닛들이 병사들까지 군복 도감에서 막 빠져나오기라도 한 것 같은 정교한 군복을 입고 있다. 다른 유닛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정확성에 기반해 스펙터클이 펼쳐진다. 최대 8천명 정도의 유닛이 쏟아져 나오는 대전투, 열 개 남짓한 유닛이 우주 역사를 새로 쓰는 이야기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고작 마을 하나를 장악하기 위해 수천 명이 맞부딛히는 전쟁이다.
유닛 3, 40개도 컨트롤하기 힘든데 8천 개라니 쉬운 일은 아니다. 진형을 짜 부대 단위로 컨트롤하는 수밖에 없다. 다이아몬드 진형, 아니면 방패 진형, 지형에 따라 그리고 적과 아군의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진형을 짜야 한다. 진형마다 최대 160명까지의 유닛으로 구성된다.
놀라운 것은, 이 많은 유닛들이 한꺼번에 바글거리는데도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시 대부분의 RTS와는 달리 2D 그래픽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와는 달리 RTS에서는 2D 게임의 경우 전략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코삭'은 지형 효과를 충분히 살려서 이런 약점은 없다.
이 게임의 약점이라면 오히려 게임 외적인 면에 있다. 우리는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만큼 유럽 역사, 특히 전쟁에 관심이 없다. 그 사람들이야 자기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맛이 있지만 우리야 조금 과장하자면 판타지나 SF 세계와 별반 다르지도 않은 것이다.
시스템이 낯설고 난이도가 높은 것 역시 이 방면의 매니아가 아닌 보통 게이머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행히 튜토리얼 모드가 친절한 편이다. 어느 단계만 넘어서면 게임의 깊이를 실감할 것이다. `코삭'은 고증에만 신경쓴 평범한 게임이 아니라 시스템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게임이다.
* 게임야사 : 쇼군 토털 워
2000년 6월 14일 `쇼군 토털 워' 매시브 유닛 RTS의 등장
`코삭'은 대부분의 RTS와는 달리 현실의 전쟁을 정교하게 재현한다. 배경은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유럽이다. 당시 유럽은 격동의 시기다. 극심한 내란과 외환 속에 국민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진통을 겪는다. 스페인 무적함대와 영국군이 격돌하고 독일에서는 30년 전쟁이 시작된다. 그밖에도 많은 나라에서 왕위 계승 전쟁이 벌어진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역시 `역사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historical RTS)'이다. 하지만 기나긴 역사를 관통하며 문명을 건설하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반면 코삭은 시대를 제한하면서 당시 전쟁의 분위기를 충실하게 표현한다.
특히 이 시기는 근대 기술이 성립되기 시작하면서 무기 역시 폭발적인 변화를 하던 때다. 조금만 일렀어도 칼과 창만의, 조금만 늦었어도 총과 대포만의 전쟁이었을 것이다. 이 시기에는 활과 칼이 총과 대포와 한데 엉키며 백병전과 기마전이 동시에 벌어진다.
각 나라의 무기나 제복, 운송 수단이나 건물은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새끼손톱의 반도 안 되는 크기의 비록 유닛들이 병사들까지 군복 도감에서 막 빠져나오기라도 한 것 같은 정교한 군복을 입고 있다. 다른 유닛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정확성에 기반해 스펙터클이 펼쳐진다. 최대 8천명 정도의 유닛이 쏟아져 나오는 대전투, 열 개 남짓한 유닛이 우주 역사를 새로 쓰는 이야기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고작 마을 하나를 장악하기 위해 수천 명이 맞부딛히는 전쟁이다.
유닛 3, 40개도 컨트롤하기 힘든데 8천 개라니 쉬운 일은 아니다. 진형을 짜 부대 단위로 컨트롤하는 수밖에 없다. 다이아몬드 진형, 아니면 방패 진형, 지형에 따라 그리고 적과 아군의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진형을 짜야 한다. 진형마다 최대 160명까지의 유닛으로 구성된다.
놀라운 것은, 이 많은 유닛들이 한꺼번에 바글거리는데도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시 대부분의 RTS와는 달리 2D 그래픽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와는 달리 RTS에서는 2D 게임의 경우 전략성이 떨어질 수 있는데, `코삭'은 지형 효과를 충분히 살려서 이런 약점은 없다.
이 게임의 약점이라면 오히려 게임 외적인 면에 있다. 우리는 유럽이나 미국 사람들만큼 유럽 역사, 특히 전쟁에 관심이 없다. 그 사람들이야 자기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맛이 있지만 우리야 조금 과장하자면 판타지나 SF 세계와 별반 다르지도 않은 것이다.
시스템이 낯설고 난이도가 높은 것 역시 이 방면의 매니아가 아닌 보통 게이머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행히 튜토리얼 모드가 친절한 편이다. 어느 단계만 넘어서면 게임의 깊이를 실감할 것이다. `코삭'은 고증에만 신경쓴 평범한 게임이 아니라 시스템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게임이다.
* 게임야사 : 쇼군 토털 워
2000년 6월 14일 `쇼군 토털 워' 매시브 유닛 RTS의 등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