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웃 일본에서 노벨 화학상 수상자가 탄생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영예의 수상자인 다나카 고이치(43)가 `학사' 출신인 데다, 대학 전공이 화학이 아니라 전기공학이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회사 직급이 주임에 불과했다지요.
도호쿠(東北)대 재학시절 한 해를 유급할 정도로 성적이 하위권이던 그가 어떻게 노벨상을 받을 정도의 과학적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요.
진이는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노벨상 100주년 기념전'을 둘러보았습니다. 노벨재단이 주최해 오는 11월3일까지 계속되는 이 기념전은 `창조성의 문화 : 개인과 환경'이란 주제로 노벨상 수상자들의 `창조성'을 테마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창조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목표 지향적인 연구의 필연적 결과일까요, 우연일까요. 기존 체제에 거칠게 반항함으로써 얻을 수 있나요, 고독 속에서 조용히 찾을 수 있나요.
기념전은 창조성을 개인과 환경의 두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창조적 개인과 창조적 환경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노벨상에 어울릴 만한 발명과 발견, 글과 행동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올해 12명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을 부럽게 바라보면서 한번쯤 우리나라 사람과 우리나라 교육 및 연구환경의 창조성을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요.
◈창조적 개인
1929년 베르그 포르스만이라는 젊은 독일인 의사는 끝부분에 풍선이 달린 관을 정맥을 통해 심장에 밀어 넣어 심장 내부의 압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내는 방법을 고안했지요. 그리고 자신이 일하는 병원의 상사에게 이 방법을 사람에게 적용하는 실험을 하자고 제안했죠. 병원측은 박동하는 인간의 심장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거절했습니다. 너무 위험했지요. 그러자 포르스만은 몰래 자기 몸을 대상으로 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자기 팔꿈치를 통해 관을 넣고 심장까지 밀어 넣으면서 X선 화면으로 촬영한 것이지요.
의학계는 포르스만의 실험에 깜짝 놀랐습니다. 일부에선 그를 불안정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했죠. 이 일로 포르스만은 연구자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1956년 심장에 관한 탐구 성과를 인정받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지요.
근육에 산소를 날라주는 헤모글로빈은 오스트리아 태생의 영국인 생화학자인 막스 페루츠의 꾸준한 노고로 인해 그 구조가 밝혀졌지요. 페루츠는 조사대상 물질에다 X선을 쬐어 그 결정의 모양을 필름 위에 얻고, 이를 복잡한 수학 연산을 통해 해석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죠. 약 1만 개의 원자로 구성된 헤모글로빈 분자의 구조를 파악하는데 그가 보낸 시간은 무려 16년이었습니다. 그는 1962년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되자 "힘겨운 등반 끝에 정상에 도달하는 것과 동시에 사랑에 빠진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은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가장 장난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저글링과 봉고드럼 연주를 좋아했지요.
그는 어느날 대학 식당에서 누군가 쟁반을 원반처럼 공중으로 던지는 것을 보고, 이를 방정식 문제로 풀어보자고 시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자기복사(광자)와 원자구성입자간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양자기전기역학 이론을 만들어냈지요.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그는 "노벨상은 요동치는 쟁반을 가지고 만지작거린데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1928년 어느 여름날 알렉산더 플레밍은 세균을 배양하다가 버려 두었던 접시 하나를 보게 됐습니다. 접시에는 곰팡이가 막 자라고 있었지요. 특별할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어요. 곰팡이가 자란 곳에 세균들이 죽어있었지 뭡니까. 이것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항생물질 페니실린의 출발입니다.
그가 어떤 경위로 페니실린을 발견했는지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답니다. 곰팡이 포자가 플레밍의 실험실로 날아와 배양 접시 위에 내려앉았을 것인데, 만일 그가 실험실을 깨끗하게 유지했다면 페니실린의 발견과 생산은 훨씬 늦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페니실린 제조방법은 푸른곰팡이가 발견된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플레밍이 아니라 그의 동료들이 개발했지요. 그렇지만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영예는 플레밍의 차지가 됐습니다.
우연만으로 노벨상을 탈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닌 것 같습니다. 집중력있는 노력이 뒤따라야지요. 1895년 11월 8일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은 까만 천으로 둘러친 어두운 실험실 안에서 아주 이상한 빛을 보게 됩니다. 음극선관에서 나온 빛이 고체 물질을 통과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발견에 놀라워했던 그는 원래의 연구를 중단한 채 7주간 실험실에 머물면서 새로운 광선을 파고들었지요. 이것이 X선이며, 뢴트겐은 190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인류애에 기반한 창조성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기아와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갖고 후생경제학과 사회적 선택 문제에 기여한 공로로 1998년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은 일찍이 14세 때 학교 밖의 가난에 눈을 떴지요. 마을 어린이를 위한 학교를 열어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던 그는 어른이 돼선 벵골 지역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죽는 대참사를 목도하고 `왜 기아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 문제에 천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난은 개인이 자신의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지요.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는 말이 있지만, 1966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페이턴 루스는 "준비된 사람은 스스로 기회를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루스 박사는 뉴욕의 록펠러 연구소의 암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1909년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한 양계업자를 만났습니다. 양계업자는 자신이 키우는 닭에게 종양이 생겼다며 도움을 청했지요.
루스는 암이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는 자신의 가설을 검증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종양 시료를 건강한 닭에게 주사했습니다. 그러자 그 닭에 종양이 생겼고, 루스는 종양세포에서 암을 일으키는 감염 원인인 바이러스가 나온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닭의 종양 연구가 암의 원인을 찾으려는 일련의 과정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된 것입니다.
◈창조적 환경
다나카 고이치가 일하는 시마즈 제작소는 유서 깊은 회사입니다. 1875년 학교 실습용 화학실험기재를 만드는 업체로 출발, 1909년 일본 최초로 의료용 X선 장치를 개발했고, 1947년엔 일본 최초로 전자 현미경을 상품화했지요.
다나카 고이치의 `단백질 구조해석 방법'은 그가 입사 4년 차로 28살 때이던 1987년 개발한 것입니다. 연구개발의 전통과 창조적 분위기가 없었다면, 평사원인 그가 자신의 과학적 성과를 스스럼없이 학술지에 발표할 수 있었을까요.
노벨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알아보면 창조적 연구환경이 개인의 창조성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경제학분야에서 `시카고 대학'은 대가들의 산실입니다. 1920년대에 출범한 이른바 `시카고 학파'는 전 세계의 석학들이 만남과 토론을 통해 영감을 주고받는 장소이자 학파랍니다. 당연히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됐겠지요.
스위스 제네바 외각의 `체른'(CERN)이란 유럽원자핵연구소에는 세계 각 국에서 온 수백명의 연구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간이 식당이나 휴게실, 복도에서는 이 연구자들이 뿜어내는 생각과 아이디어가 넘쳐나지요.
프랑스 파리의 `파스퇴르 연구소'는 생물학의 메카이자 수많은 발견의 근원, 저명한 연구자들의 실험실로 유명합니다. 1880년대 광견병 백신을 발견한 파스퇴르의 이름을 딴 이 연구소에서는 인간의 질병과 관련한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여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답니다.
스위스 바젤에 있는 바젤 면역학 연구소도 지난 1970년대 생화학 연구자들에게 일종의 순례지가 됐지요. 닐스 예르네, 게오르게스 쾰러, 도네가와 스스무 등의 노벨상 수상자가 이곳 출신이랍니다.
창조의 밑거름은 교육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1894년 이래 매년 김나지움(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과 물리학 경시대회를 치르고 있지요. 20세기 초·중반 전쟁 등으로 인해 부다페스트 출신 과학도들이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고는 하지만, 부다페스트 학교들의 특별한 교육법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을 뿐 아니라 인류의 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어느 정도 창조적일까요.
도호쿠(東北)대 재학시절 한 해를 유급할 정도로 성적이 하위권이던 그가 어떻게 노벨상을 받을 정도의 과학적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요.
진이는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노벨상 100주년 기념전'을 둘러보았습니다. 노벨재단이 주최해 오는 11월3일까지 계속되는 이 기념전은 `창조성의 문화 : 개인과 환경'이란 주제로 노벨상 수상자들의 `창조성'을 테마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한 노벨상 수상자들의 창조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목표 지향적인 연구의 필연적 결과일까요, 우연일까요. 기존 체제에 거칠게 반항함으로써 얻을 수 있나요, 고독 속에서 조용히 찾을 수 있나요.
기념전은 창조성을 개인과 환경의 두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습니다. 창조적 개인과 창조적 환경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노벨상에 어울릴 만한 발명과 발견, 글과 행동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올해 12명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을 부럽게 바라보면서 한번쯤 우리나라 사람과 우리나라 교육 및 연구환경의 창조성을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요.
◈창조적 개인
1929년 베르그 포르스만이라는 젊은 독일인 의사는 끝부분에 풍선이 달린 관을 정맥을 통해 심장에 밀어 넣어 심장 내부의 압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내는 방법을 고안했지요. 그리고 자신이 일하는 병원의 상사에게 이 방법을 사람에게 적용하는 실험을 하자고 제안했죠. 병원측은 박동하는 인간의 심장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거절했습니다. 너무 위험했지요. 그러자 포르스만은 몰래 자기 몸을 대상으로 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자기 팔꿈치를 통해 관을 넣고 심장까지 밀어 넣으면서 X선 화면으로 촬영한 것이지요.
의학계는 포르스만의 실험에 깜짝 놀랐습니다. 일부에선 그를 불안정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했죠. 이 일로 포르스만은 연구자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1956년 심장에 관한 탐구 성과를 인정받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지요.
근육에 산소를 날라주는 헤모글로빈은 오스트리아 태생의 영국인 생화학자인 막스 페루츠의 꾸준한 노고로 인해 그 구조가 밝혀졌지요. 페루츠는 조사대상 물질에다 X선을 쬐어 그 결정의 모양을 필름 위에 얻고, 이를 복잡한 수학 연산을 통해 해석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죠. 약 1만 개의 원자로 구성된 헤모글로빈 분자의 구조를 파악하는데 그가 보낸 시간은 무려 16년이었습니다. 그는 1962년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되자 "힘겨운 등반 끝에 정상에 도달하는 것과 동시에 사랑에 빠진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은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가장 장난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저글링과 봉고드럼 연주를 좋아했지요.
그는 어느날 대학 식당에서 누군가 쟁반을 원반처럼 공중으로 던지는 것을 보고, 이를 방정식 문제로 풀어보자고 시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자기복사(광자)와 원자구성입자간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양자기전기역학 이론을 만들어냈지요.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그는 "노벨상은 요동치는 쟁반을 가지고 만지작거린데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1928년 어느 여름날 알렉산더 플레밍은 세균을 배양하다가 버려 두었던 접시 하나를 보게 됐습니다. 접시에는 곰팡이가 막 자라고 있었지요. 특별할 게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어요. 곰팡이가 자란 곳에 세균들이 죽어있었지 뭡니까. 이것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항생물질 페니실린의 출발입니다.
그가 어떤 경위로 페니실린을 발견했는지는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답니다. 곰팡이 포자가 플레밍의 실험실로 날아와 배양 접시 위에 내려앉았을 것인데, 만일 그가 실험실을 깨끗하게 유지했다면 페니실린의 발견과 생산은 훨씬 늦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페니실린 제조방법은 푸른곰팡이가 발견된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플레밍이 아니라 그의 동료들이 개발했지요. 그렇지만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의 영예는 플레밍의 차지가 됐습니다.
우연만으로 노벨상을 탈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닌 것 같습니다. 집중력있는 노력이 뒤따라야지요. 1895년 11월 8일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은 까만 천으로 둘러친 어두운 실험실 안에서 아주 이상한 빛을 보게 됩니다. 음극선관에서 나온 빛이 고체 물질을 통과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발견에 놀라워했던 그는 원래의 연구를 중단한 채 7주간 실험실에 머물면서 새로운 광선을 파고들었지요. 이것이 X선이며, 뢴트겐은 190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인류애에 기반한 창조성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기아와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갖고 후생경제학과 사회적 선택 문제에 기여한 공로로 1998년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은 일찍이 14세 때 학교 밖의 가난에 눈을 떴지요. 마을 어린이를 위한 학교를 열어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던 그는 어른이 돼선 벵골 지역에서 수백만 명이 굶어죽는 대참사를 목도하고 `왜 기아는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 문제에 천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난은 개인이 자신의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지요.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온다'는 말이 있지만, 1966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페이턴 루스는 "준비된 사람은 스스로 기회를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루스 박사는 뉴욕의 록펠러 연구소의 암연구소장으로 재직하던 1909년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한 양계업자를 만났습니다. 양계업자는 자신이 키우는 닭에게 종양이 생겼다며 도움을 청했지요.
루스는 암이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는 자신의 가설을 검증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종양 시료를 건강한 닭에게 주사했습니다. 그러자 그 닭에 종양이 생겼고, 루스는 종양세포에서 암을 일으키는 감염 원인인 바이러스가 나온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닭의 종양 연구가 암의 원인을 찾으려는 일련의 과정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된 것입니다.
◈창조적 환경
다나카 고이치가 일하는 시마즈 제작소는 유서 깊은 회사입니다. 1875년 학교 실습용 화학실험기재를 만드는 업체로 출발, 1909년 일본 최초로 의료용 X선 장치를 개발했고, 1947년엔 일본 최초로 전자 현미경을 상품화했지요.
다나카 고이치의 `단백질 구조해석 방법'은 그가 입사 4년 차로 28살 때이던 1987년 개발한 것입니다. 연구개발의 전통과 창조적 분위기가 없었다면, 평사원인 그가 자신의 과학적 성과를 스스럼없이 학술지에 발표할 수 있었을까요.
노벨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알아보면 창조적 연구환경이 개인의 창조성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경제학분야에서 `시카고 대학'은 대가들의 산실입니다. 1920년대에 출범한 이른바 `시카고 학파'는 전 세계의 석학들이 만남과 토론을 통해 영감을 주고받는 장소이자 학파랍니다. 당연히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배출됐겠지요.
스위스 제네바 외각의 `체른'(CERN)이란 유럽원자핵연구소에는 세계 각 국에서 온 수백명의 연구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간이 식당이나 휴게실, 복도에서는 이 연구자들이 뿜어내는 생각과 아이디어가 넘쳐나지요.
프랑스 파리의 `파스퇴르 연구소'는 생물학의 메카이자 수많은 발견의 근원, 저명한 연구자들의 실험실로 유명합니다. 1880년대 광견병 백신을 발견한 파스퇴르의 이름을 딴 이 연구소에서는 인간의 질병과 관련한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여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답니다.
스위스 바젤에 있는 바젤 면역학 연구소도 지난 1970년대 생화학 연구자들에게 일종의 순례지가 됐지요. 닐스 예르네, 게오르게스 쾰러, 도네가와 스스무 등의 노벨상 수상자가 이곳 출신이랍니다.
창조의 밑거름은 교육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1894년 이래 매년 김나지움(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과 물리학 경시대회를 치르고 있지요. 20세기 초·중반 전쟁 등으로 인해 부다페스트 출신 과학도들이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고는 하지만, 부다페스트 학교들의 특별한 교육법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을 뿐 아니라 인류의 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어느 정도 창조적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