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난 날을 돌이켜 봅니다. 머리속에 그 옛날 풍경이 그린 듯이 흘러갑니다. 비단결 고운 치마저고리 자르르 윤기도는 쪽머리. 명경(明鏡)에 비친 하얀 얼굴이 손에 잡힐 듯합니다. 길을 나서면 뭇사람들의 시선이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조선 제일의 명기(名妓) 황진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습니다. 그때 내 모습과 내가 봤던 모든 것들을 여러분께 고스란히 보여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림 한장, 사진 한장 남아있지 않군요.
나 황진이, 카메라를 들고 나섭니다. 예전에 남기지 못했던 나와 세상 풍경을 꼼꼼히 박아놓고 싶습니다. 물론 손에 든건 ‘디카(디지털카메라)’입니다. 모니터로 보면서 찍고 또 찍은 화면을 금방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지우기도 자유자재지요. 한번 찍으면 삭제가 불가능한 필름 카메라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폭군’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시켜서 마지못한 웃음을 입가에 달고 경직된 몸짓으로 한 곳을 응시하는 단체 사진. 눈은 잔뜩 위로 치켜뜨고 손발을 둘데 몰라 하는 사람들. 제한된 필름은 컷에 대한 욕망까지 억눌렀습니다.
디카는 사람들의 눈과 욕망을 자유롭게 풀어놓습니다. 좋은 컷을 찍어야 한다는 부담이 없죠. 남발해도 좋습니다. 특별한 날 특별한 때 찍는 사진이 더이상 아닙니다. 저기, 서울 양재천 한 모퉁이 자전거를 타던 이가 쪼그리고 앉아서 풀 숲을 찍고 있습니다. 디카족(族)이군요. 경주용 헬멧에 복장까지 갖춰 입은 그는 간이용 삼각대 위에 디카를 올려놓고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자전거를 탈 때에도 디카와 삼각대를 가지고 다닙니다. 언제 어디서든지 찍을 수 있도록 말이죠. 또 다른 디카족 ID ’minsidea’ (29세)님은 내 디카를 찍겠다고 덤비는군요. 단지 3년된 내 디카(후지 MX―2900)가 고전 모델이라는 게 이유랍니다. 맞짱군(28세)도 디카 모니터에 ‘1999 5 31’라고 찍혀있는 날짜를 보더니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습니다.
디카는 사진을 온전히 ’나’에게로 되돌립니다. 내 눈망울에 어린 이미지를 쏙 잡아냅니다. 나만의 경험을 다른 이와 온전히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매개체입니다. 디카족의 본거지중 하나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에는 일상생활이 훌륭한 사진이 돼 올라와 있습니다. 일식집에서 시킨 참치회 코스가 사진 한 컷 한 컷에 담겨 차려집니다. 중간중간 소주 한잔도 걸쳐집니다. 출근길 옆집 개와 앞집 개가 싸우는 장면을 생생히 찍어 올린 사용자도 있습니다. 그럴듯한 멘트와 합성해서 말이죠. 스스로를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자고 일어난 얼굴 그대로요. 예쁜 표정 지으려는 노력은 아예 생각도 않습니다. 사진속 얼굴은 혼자 거울을 보듯 엉뚱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여친(여자친구)과 남친(남자친구)의 사진을 올리기도 합니다.
디카족은 네트워크에 강합니다. 무한 복제와 변형이 가능한 디지털 사진은 인터넷과 찰떡궁합입니다. 디카족들은 사진으로 서로의 감성과 경험을 나누는데 능합니다. 디카족이 만들어내는 재밌고 참신한 이미지들은 인터넷을 타고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새로운 사이버문화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순간 포착한 사진 뿐만 아니라 연출 사진, 각종 합성 사진이 이들의 개성적인 감성을 표현합니다. ’폐인’이라는 사진을 본 적 있으십니까. 누군가가 컴퓨터앞에서 밥상 차려놓고 있는 사진, 그 사진을 컴퓨터 화면으로 보면서 밥먹는 또 다른 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 있는 사진은 바로 디카가 있었기에 가능합니다.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첫번째로 리플을 다는 ’1등 놀이’가 유행했었어요. 한시도 컴퓨터 앞을 떠날 수가 없었어요. 그걸 누군가가 디카로 찍어 공개했고 인기를 끌었죠”
맞짱군의 설명입니다. 말보다 이미지가 백배 천배 강한 법입니다. 엄청난 인기끝에 ’폐인 동호회’가 생겼습니다.
디카족들은 순간 포착한 사진 뿐만 아니라 연출 사진, 각종 합성 사진으로 자신의 개성적인 감성을 표현합니다. 대나무를 잡고 웃는 개죽이, 벽에서 비쭉나온 개벽이는 이미 사이버 스타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이미지가 주는 감성을 문자로 표현하기 위해 ‘아해ㅎ해ㅎ’이라는 이미지 강한 문자 코드를 새롭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디카족들이 정말 폐인이냐구요? 아닙니다. 디카족들은 대부분 컴퓨터나 각종 기기를 탁월하게 잘 다룹니다. IT 매니아들이죠. 모터자동차를 직접 조립하거나 개조하는 이도 있습니다. 맞짱군은 열 두어가지 PC 주변기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minsidea님은 통신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회원이 IT전문업체에 근무하고 있답니다. 디카족 게시판에 컴퓨터와 관련된 질문이 올라오면 금방 전문가적인 해답이 달립니다.
’폐인’은 단지 재미있는 놀이일 뿐입니다. 지니아범(29세, 지니라는 말라뮤트종 개를 키워서 얻은 ID)은 디카족에게 과도하게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답니다. 최근 폐인과 ‘아해ㅎ해ㅎ’을 둘러싸고 각종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냥 놀이일 뿐이다.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항변입니다. 분석하거나 이유를 붙이는 것이 싫습니다. 디카에 대한 공통 취미 하나로 모였을 뿐입니다. 그뿐 다른 관심사는 천차만별입니다. 자기가 재미있으면 동호회를 만들어 열성적으로 놀지만 자기가 관심없는 것에 대해 관여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렌즈로 바라본 각각의 다른 풍경들을 서로 존중하면서 공유하길 바랍니다.
한번은 누군가가 디카족 게시판에 자기 사진의 그래픽 처리를 부탁하면서 ’건방을 떨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예쁘게 고쳐달라고 공손히 부탁해도 시원찮을 것을 ’실력있는 이만 봐라’고 했다는 군요. 디카족들은 눈을 빨갛게 만들고 음산한 배경을 깔아 귀신처럼 만든 이미지로 보복했습니다. 디카족의 사진을 몰래 전제한 웹사이트도 디카족의 공격에 사이트를 폐쇄하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일들로 가끔 사이버 건달로 욕을 먹기도 했었죠.
디카족은 제 3의 눈을 가진 족속입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육안을 확장하고 객관화합니다. 흔히 신화에는 눈을 많이 가진 신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천수보살은 천개의 눈을 가졌다지요. 그리스 신화의 ‘아르고스’와 고대 인도의 무용신(武勇神) ‘인드라’는 눈이 백개입니다. 눈이 많을수록 처리할수 있는 정보가 많아서인가요. 이들은 지혜와 용맹이 출중합니다. 아르고스처럼 출중하다못해 교만해 멸망하기도 합니다.
반면 외눈박이 거인 ‘사이클로프스’는 세상과 단절돼 있고 멍청하고 우직한 괴물입니다. 화가 황주리는 눈을 감거나 외눈박이인 인간을 그려 소통이 단절된 시대를 표현했지요. 북유럽의 신 ‘오딘’도 외눈박이였지만 그는 한쪽 눈을 지혜의 댓가로 팔았으니 예외입니다.
중국 문자를 창조했다고 일컬어지는 ’창힐’은 눈이 4개랍니다. 그가 하늘과 땅의 모든 사물을 관찰하고 문자를 창조했습니다. 창힐이 문자를 창조하자 하늘에선 좁쌀이 비오듯 떨어졌고 밤이 되자 귀신의 곡성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습니다. 중국 고전 ‘회남자’에 주석을 달았던 학자 고유란은 사람들이 글짓기에 정신이 팔려 본업에 소홀할까 걱정되었기에 하늘에서 먹을 것을 미리 주어 기근을 대비하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였다고 해석합니다. 귀신이 울었던 것은 문자가 인간의 사고력을 증가시켜 귀신을 우습게 보고 도전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3의 눈을 단 디카족이 이미지 언어로 소통하기 시작한 디지털 시대, 앞으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올 여름에 비가 잔뜩 왔던 것은 혹시 하늘이 좁쌀 대신 비를 뿌리기로 작정해서인가요.
나 황진이, 카메라를 들고 나섭니다. 예전에 남기지 못했던 나와 세상 풍경을 꼼꼼히 박아놓고 싶습니다. 물론 손에 든건 ‘디카(디지털카메라)’입니다. 모니터로 보면서 찍고 또 찍은 화면을 금방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 지우기도 자유자재지요. 한번 찍으면 삭제가 불가능한 필름 카메라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폭군’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시켜서 마지못한 웃음을 입가에 달고 경직된 몸짓으로 한 곳을 응시하는 단체 사진. 눈은 잔뜩 위로 치켜뜨고 손발을 둘데 몰라 하는 사람들. 제한된 필름은 컷에 대한 욕망까지 억눌렀습니다.
디카는 사람들의 눈과 욕망을 자유롭게 풀어놓습니다. 좋은 컷을 찍어야 한다는 부담이 없죠. 남발해도 좋습니다. 특별한 날 특별한 때 찍는 사진이 더이상 아닙니다. 저기, 서울 양재천 한 모퉁이 자전거를 타던 이가 쪼그리고 앉아서 풀 숲을 찍고 있습니다. 디카족(族)이군요. 경주용 헬멧에 복장까지 갖춰 입은 그는 간이용 삼각대 위에 디카를 올려놓고 삼매경에 빠져 있습니다. 자전거를 탈 때에도 디카와 삼각대를 가지고 다닙니다. 언제 어디서든지 찍을 수 있도록 말이죠. 또 다른 디카족 ID ’minsidea’ (29세)님은 내 디카를 찍겠다고 덤비는군요. 단지 3년된 내 디카(후지 MX―2900)가 고전 모델이라는 게 이유랍니다. 맞짱군(28세)도 디카 모니터에 ‘1999 5 31’라고 찍혀있는 날짜를 보더니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진을 찍습니다.
디카는 사진을 온전히 ’나’에게로 되돌립니다. 내 눈망울에 어린 이미지를 쏙 잡아냅니다. 나만의 경험을 다른 이와 온전히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매개체입니다. 디카족의 본거지중 하나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에는 일상생활이 훌륭한 사진이 돼 올라와 있습니다. 일식집에서 시킨 참치회 코스가 사진 한 컷 한 컷에 담겨 차려집니다. 중간중간 소주 한잔도 걸쳐집니다. 출근길 옆집 개와 앞집 개가 싸우는 장면을 생생히 찍어 올린 사용자도 있습니다. 그럴듯한 멘트와 합성해서 말이죠. 스스로를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자고 일어난 얼굴 그대로요. 예쁜 표정 지으려는 노력은 아예 생각도 않습니다. 사진속 얼굴은 혼자 거울을 보듯 엉뚱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여친(여자친구)과 남친(남자친구)의 사진을 올리기도 합니다.
디카족은 네트워크에 강합니다. 무한 복제와 변형이 가능한 디지털 사진은 인터넷과 찰떡궁합입니다. 디카족들은 사진으로 서로의 감성과 경험을 나누는데 능합니다. 디카족이 만들어내는 재밌고 참신한 이미지들은 인터넷을 타고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새로운 사이버문화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순간 포착한 사진 뿐만 아니라 연출 사진, 각종 합성 사진이 이들의 개성적인 감성을 표현합니다. ’폐인’이라는 사진을 본 적 있으십니까. 누군가가 컴퓨터앞에서 밥상 차려놓고 있는 사진, 그 사진을 컴퓨터 화면으로 보면서 밥먹는 또 다른 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여 있는 사진은 바로 디카가 있었기에 가능합니다.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첫번째로 리플을 다는 ’1등 놀이’가 유행했었어요. 한시도 컴퓨터 앞을 떠날 수가 없었어요. 그걸 누군가가 디카로 찍어 공개했고 인기를 끌었죠”
맞짱군의 설명입니다. 말보다 이미지가 백배 천배 강한 법입니다. 엄청난 인기끝에 ’폐인 동호회’가 생겼습니다.
디카족들은 순간 포착한 사진 뿐만 아니라 연출 사진, 각종 합성 사진으로 자신의 개성적인 감성을 표현합니다. 대나무를 잡고 웃는 개죽이, 벽에서 비쭉나온 개벽이는 이미 사이버 스타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이미지가 주는 감성을 문자로 표현하기 위해 ‘아해ㅎ해ㅎ’이라는 이미지 강한 문자 코드를 새롭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디카족들이 정말 폐인이냐구요? 아닙니다. 디카족들은 대부분 컴퓨터나 각종 기기를 탁월하게 잘 다룹니다. IT 매니아들이죠. 모터자동차를 직접 조립하거나 개조하는 이도 있습니다. 맞짱군은 열 두어가지 PC 주변기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minsidea님은 통신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회원이 IT전문업체에 근무하고 있답니다. 디카족 게시판에 컴퓨터와 관련된 질문이 올라오면 금방 전문가적인 해답이 달립니다.
’폐인’은 단지 재미있는 놀이일 뿐입니다. 지니아범(29세, 지니라는 말라뮤트종 개를 키워서 얻은 ID)은 디카족에게 과도하게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답니다. 최근 폐인과 ‘아해ㅎ해ㅎ’을 둘러싸고 각종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냥 놀이일 뿐이다. 그이상도 그이하도 아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항변입니다. 분석하거나 이유를 붙이는 것이 싫습니다. 디카에 대한 공통 취미 하나로 모였을 뿐입니다. 그뿐 다른 관심사는 천차만별입니다. 자기가 재미있으면 동호회를 만들어 열성적으로 놀지만 자기가 관심없는 것에 대해 관여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렌즈로 바라본 각각의 다른 풍경들을 서로 존중하면서 공유하길 바랍니다.
한번은 누군가가 디카족 게시판에 자기 사진의 그래픽 처리를 부탁하면서 ’건방을 떨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예쁘게 고쳐달라고 공손히 부탁해도 시원찮을 것을 ’실력있는 이만 봐라’고 했다는 군요. 디카족들은 눈을 빨갛게 만들고 음산한 배경을 깔아 귀신처럼 만든 이미지로 보복했습니다. 디카족의 사진을 몰래 전제한 웹사이트도 디카족의 공격에 사이트를 폐쇄하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일들로 가끔 사이버 건달로 욕을 먹기도 했었죠.
디카족은 제 3의 눈을 가진 족속입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육안을 확장하고 객관화합니다. 흔히 신화에는 눈을 많이 가진 신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천수보살은 천개의 눈을 가졌다지요. 그리스 신화의 ‘아르고스’와 고대 인도의 무용신(武勇神) ‘인드라’는 눈이 백개입니다. 눈이 많을수록 처리할수 있는 정보가 많아서인가요. 이들은 지혜와 용맹이 출중합니다. 아르고스처럼 출중하다못해 교만해 멸망하기도 합니다.
반면 외눈박이 거인 ‘사이클로프스’는 세상과 단절돼 있고 멍청하고 우직한 괴물입니다. 화가 황주리는 눈을 감거나 외눈박이인 인간을 그려 소통이 단절된 시대를 표현했지요. 북유럽의 신 ‘오딘’도 외눈박이였지만 그는 한쪽 눈을 지혜의 댓가로 팔았으니 예외입니다.
중국 문자를 창조했다고 일컬어지는 ’창힐’은 눈이 4개랍니다. 그가 하늘과 땅의 모든 사물을 관찰하고 문자를 창조했습니다. 창힐이 문자를 창조하자 하늘에선 좁쌀이 비오듯 떨어졌고 밤이 되자 귀신의 곡성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습니다. 중국 고전 ‘회남자’에 주석을 달았던 학자 고유란은 사람들이 글짓기에 정신이 팔려 본업에 소홀할까 걱정되었기에 하늘에서 먹을 것을 미리 주어 기근을 대비하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였다고 해석합니다. 귀신이 울었던 것은 문자가 인간의 사고력을 증가시켜 귀신을 우습게 보고 도전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3의 눈을 단 디카족이 이미지 언어로 소통하기 시작한 디지털 시대, 앞으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올 여름에 비가 잔뜩 왔던 것은 혹시 하늘이 좁쌀 대신 비를 뿌리기로 작정해서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