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지법, AI 훈련 저술활용은 '공정 이용'
앤스로픽 이어 메타도 승소, 최종 판단 주목
원고가 시장에서 손해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뉴스기사는 AI와 경쟁 취약성 상태, 더 살펴야
미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작가들의 책을 이용해 AI 모델을 훈련하는 것이 저작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메타(Meta)가 AI 모델 훈련에 자신의 저술을 사용해 저작권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저자들에게 승소했다.
실리콘밸리 정보기술 저널 테크크런치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빈스 차브리아(Vince Chhabria) 판사가 이날 사라 실버먼 등 13명의 저자들이 메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메타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도했다. 테크 크런치에 따르면 빈스 차브리아 연방 판사는 이 소송 건을 배심원단에 회부하지 않고 약식 판결로 메타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차브리아 판사는 메타가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이용해 AI 모델을 훈련시킨 것은 '저작권법의 공정 이용 원칙'(fair use doctrine of copyright law)에 해당하며 따라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최근 또 다른 AI 모델 앤스로픽(Anthropic)의 유사 소송에서 앤스로픽이 승소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 윌리엄 알섭 판사는 지난 23일 작가들이 앤스로픽을 상대로 제기한 비슷한 소송에서 앤스로픽이 저작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알섭 판사는 "앤스로픽의 AI 훈련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저작물의 창의적 요소나 작가 고유의 표현 방식을 일반 대중에게 그대로 재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공정 이용'이며 '변형적인'(transformative) 이용 행위로 간주된다고 판결했다.
이 두 소송은 저작물을 이용해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것은 '공정 이용'(fair use)이라고 주장하며 수년간 미디어기업들과 법적 공방을 벌여 온 테크 기업들의 승소로 보일 수 있다. 차브리아 판사는 실제로 이 소송 건에서는 '공정 이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판결은 일부 기업들이 기대했던 것처럼 전면적인 승소는 아니라는 점이다. 메타와 앤스로픽 소송을 담당한 두 판사 모두 소송의 범위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차브리아 판사는 이번 판결이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사용한 모든 AI 모델 학습이 합법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오히려 이 사건의 원고들이 '잘못된 주장'을 했고, 옳은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차브리아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 판결은 메타가 언어 모델을 학습하기 위해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메타와 같은 저작물 사용 사례에서는, 적어도 피고의 저작물 사용이 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한 기록이 보다 잘 확보된 사례에서는 원고가 승소하는 경우가 많다(at least where those cases have better-developed records on the market effects of the defendant's use)"라고 설명했다.
차브리아 판사는 오히려 이 사건에서 메타가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사용한 것은 '변형 생성적'(transformative)이었다는 판단을 했다. 다시 말해 메타의 AI 모델이 단순히 저자들의 저작물을 재생한 것이 아니고 창의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더불어,차브리아 판사는 원고들이 저자들 입장에서 메타의 저술 복제가 시장에 해를 끼쳤다는 점을 납득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앤스로픽과 메타의 승소는 모두 도서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학습시킨 사례이지만, 다른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기반으로 AI 모델을 학습시킨 사례와 관련해 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이 여러 건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뉴스 기사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학습시킨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미드저니를 상대로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AI 모델을 학습시킨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브리아 판사는 판결문에서 공정 사용에 대한 항변은 사건의 세부 사항에 크게 좌우되며, 일부 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공정 사용에 대한 주장이 더 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브리아 판사는 "특정 유형의 저작물(뉴스 기사) 시장은 AI 결과물과의 간접 경쟁에 훨씬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뉴스 기사의 경우 AI 모델과 간접적 경쟁 상황에 처해있고 취약한 입지이기 때문에 저작권의 공정 사용에 대해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기획]AI 훈련에 저술 활용한 메타, 저작권 침해 소송서 승소](//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2602109989660017[1].jpg "[기획]AI 훈련에 저술 활용한 메타, 저작권 침해 소송서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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