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6일 만에 첫 시정연설…李는 22일 만
첫 시정연설 때는 尹도 李와 같이 '화기애애'
이후 여야관계 틀어지며 민주, 尹 시정연설 보이콧
첫 시정연설 때는 尹도 李와 같이 '화기애애'
이후 여야관계 틀어지며 민주, 尹 시정연설 보이콧
이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 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의 지도부 등을 만나 "정치는 없는 길을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여러 위협적 요인이 많아 당연히 다른 시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함께 우뚝 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제가 을(乙)이기 때문에 각별히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관련 시정연설을 진행한 뒤 여야 의원들과 인사하기 위해 약 15분 간 본회의장 내에서 나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통로를 걸어가며 국민의힘 한지아·진종오·박정훈·임종득·인요한 의원 등과 악수를 나눴다. 친윤계 의원인 추경호·윤상현·나경원 의원과도 웃으며 인사했고, 중앙대 법대 선후배 사이인 권성동 의원과는 팔을 툭치며 잠깐 대화도 나눴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안 된다"는 등의 발언을 했고, 이 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미소로 화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도중 박수를 치거나 호응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다가왔을 때에는 악수에 응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도중 "국민의힘이 호응을 하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첫 시정연설에서 여야간 화기애애한 모습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5월 취임 6일 만에 첫 시정연설을 진행했고 본회의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강하게 비판했던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와 인사를 나눴다. 이 당시 강경한 목소리를 내던 윤미향 전 의원 등과도 악수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만 2022년 10월 윤 전 대통령이 2023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할 당시 민주당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 수사 등에 대한 반발의 의미로 민주당이 시정연설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화기애애한 모습은 사라졌다. 특히 대통령 시정연설 도중 야당 의원 일부가 항의 표시로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적은 있지만 시작부터 제1야당이 전면 불참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로 여야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얼어붙었고, 급기야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시정연설에 불참하기도 했다. 11년 만에 대통령 시정연설을 총리가 대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 골목상권에 있는 대구탕집을 찾아 '깜짝 외식'을 한 후 "골목 상권이 살아야 경제가 살고 민생이 산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마친 뒤 해당 음식점으로 이동해 최소한의 경호인력과 점심식사를 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시민과 대화하고 자영업자인 상점 주인과 체감 경제, 민생 경제 현황 등을 살폈다. 그러면서 "국회로 넘어간 추경안이 통과해 시민이 느끼는 삶의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경제회복의 마중물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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