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디지털자산, 변방 실험수단 아냐"
한은 입장과 배치돼 갈등 불가피
한은 입장과 배치돼 갈등 불가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허용과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디지털자산은 더 이상 변방의 실험적 수단이 아니다"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은 디지털자산의 발행·유통·거래에 이르기까지 전방위 규제를 도입하며 제도화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법제가 아직 부재한 상황"이라고 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 시장은 6월 기준 약 3300조원(2조5000억달러) 규모로 5년새 3배 정도 증가했다. 법안은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며 정책 조율을 하도록 하고 디지털자산 발행을 법률로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특정 자산에 가치를 연동한 가상자산) 발행이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에 발행신고서를 제출하고 수리받으면 된다. 다만 △국내에 설립된 법인 △5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춰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환불 준비금 제도'도 마련해 발행기관이 파산해도 해당 준비금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또 한국디지털자산협회를 자율규제기구로 설립해 거래지원(상장) 적격성 심사, 시장 감시 등의 기능을 맡기고 불공정거래를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이는 이 총재의 입장과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갈등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면 통화정책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일 한은 국제 콘퍼런스에서는 비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해 "자본규제를 우회하는 방향으로 갈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오는 12일 한은 창립 75주년 기념사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메시지를 낼 것으로 추측된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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