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헌법 파괴 저지를 위한 현장 의원총회에서 "대한민국의 법치와 자유, 민주주의가 절대 권력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그 사이 대한민국 사법 체계는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은 행정부를 장악하기 전부터 입법권을 무기로 삼아 사법부 길들이기 작업을 벌여 왔다"며 "이 대통령은 자신의 범죄 혐의에는 정치 탄압 딱지를 붙여댔고 법원에는 권력의 부역자 프레임을 씌웠으며 마침내 대법원으로 칼끝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이승엽 변호사가 거론되는 것을 겨냥해 "헌법재판소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은 자신의 형사사건 변호인들을 헌법재판관에 앉히려고 노골적인 시도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면서 '비명횡사' 논란이 빚어진 것도 언급했다. 그는 "그야말로 기시감이 든다. 지난 총선 때 당시 이재명 대표는 어떻게 했냐"며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왔고 자신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던 이들에게 공천장을 줬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렇게 국회에 입성한 호위무사들은 당대표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전위부대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이제 헌법재판소에 자신의 측근을 심어 대통령을 겨냥한 그 어떤 법적 화살도 닿을 수 없도록 방탄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의 제1 책무는 헌법 수호지만 입법과 행정을 모두 장악한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은 사법 파괴를 서슴지 않고 있다"며 "법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가 권력 앞에 몸을 낮추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 아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 어떤 사람도 법 위에 설 수 없고 대통령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며 "권력이 법 위에 군림하는 순간 우리는 독재와 마주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절대 권력의 사법 파괴 행위에 끝까지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며 "사법부의 독립을 반드시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법원에도 호소한다"며 "그 어떤 압박과 위협에도 굴하지 말고 지금껏 대한민국이 법치 국가로서 기능해온 원리와 원칙에 따라서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과 대장동 재판을 계속 진행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저희가 여당일 때는 '법 앞에 성역이 없다'고 상식적인 목소리를 냈던 의원들이 있었다"며 "민주당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의원들도 지금 이재명 정부와 법원의 잘못에 대해서 목소리를 높일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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