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첫 날부터 코스피 '급등'
"취임 후 2~3주 안에 처리" 상법 개정 속도 붙나
"취임 후 2~3주 안에 처리" 상법 개정 속도 붙나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 중 2760선을 돌파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장 초반부터 2740선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는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내며 연고점을 돌파했다. 직전 연고점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9일의 2720.64다.
국내 증시의 급등세는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21부터 임기가 공식 개시되면서 장 초반부터 기대감이 집중됐다. 무엇보다도 지난 3일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시된 이후 진행된 연설에서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매진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눈은 증시 활성화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인은 그간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향상, 외국인 투자 여건 개선 등을 강조했다. 주가를 한 번이라도 조작하면 시장에서 영구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비롯해 주주 충실 의무를 포함한 상법 개정, MSCI 선진지수 편입 등을 주장해 온 바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39개 공약 가운데 약 10개가 주식시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며 "AI, 반도체, 에너지, 이차전지, 방산, 항공우주, 조선, 문화콘텐츠, 소상공인 등 다양한 분야가 정책 수혜 업종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AI는 10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GPU 확보, AI 플랫폼 제공 등의 계획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부는 AI에 집중 투자하면서 한국형 플랫폼 개발에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AI 산업 성장 모멘텀이 살아날 것"이라며 "AI 성장과 분리할 수 없는 반도체 산업도 특별법 신속처리를 통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산업 중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동시에 성장할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봤다.
이 대통령이 그간 힘써온 상법 개정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선 후보 시절 이 대통령은 취임 후 2~3주 안에 상법 개정을 처리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으며 대표적인 자본시장 공약이기도 했다. 더불어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의석 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상법개정 등 관련 법안 처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지배구조 관련 정책은 지주회사의 중복상장 제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지배구조 불투명 기업의 개선 요구 등이 예상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저PBR 업종과 자사주 매입 기대가 예상되는 지주회사, 금융업종 등의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고배당 주주환원 주식의 재평가였다면 이재명 정부의 증시부양 정책은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의 재평가로 귀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 선진화와 활성화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핵심 해법이 될 수 있다"며 "특히 PBR 등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저평가된 건설업과 증권 지주사들이 구조적인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을 반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국내 증시에선 관세 수혜주(엔터·미디어, 조선·방산), 글로벌 정책 수혜주(조선·방산·원전), 국내 정책 수혜주(지주·증권·내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세 가지 정책주 사이에서 주도주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전후로 국내 정책 수혜주가 우선 강세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주도하겠으나, 대선 직후 이벤트 소멸과 함께 대선 수혜주는 조금 더 정밀한 판별 과정을 겪으며 단순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서 실제 정부정책 수혜 종목으로 이동할 전망"이라며 "수출 대형주는 수출 둔화세가 확인된다면 강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주도주의 공백이 나타나면 다시 조선·방산 등 글로벌 정책 수혜주가 강세를 이어받는 순환매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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