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전국 투표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투표용지를 찢는 것은 물론 투표소에서 유튜브 생중계를 진행하려다가 제지당한 유권자도 있었다.
이날 충남 보령시의 한 투표소에서는 오전 10시 11분쯤 80대 유권자 A씨가 후보자들의 이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투표용지를 찢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중증 시력 저하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자세한 사건 경위 조사에 나섰다. 공직선거법 제244조는 투표용지를 훼손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경기 이천에서도 각각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다. 이들은 투표소에서 기표를 잘못했다며 관리원에게 투표용지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광역시에서는 투표소를 촬영하다가 투표사무원들과 경찰에 제지당하는 일이 잇따랐다. 유권자 B씨는 이날 오전 6시40분쯤 울산 동구 일산동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의 진위를 따지면서 유튜브를 활용해 생중계하려고 하다가 퇴거 조치를 당했다. B씨는 투표용지를 받기 전 선거인명부 확인란에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적지 않으면서 사무원들과 실랑이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에서는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2명이 다시 투표를 시도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유권자 C씨와 D씨는 각각 지난달 29일과 30일 사전투표를 마쳤지만 이날 투표소를 찾아 본투표를 시도하다 현장에서 제지됐다.
부산광역시에서는 투표를 기다리던 유권자가 뒷사람을 폭행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유권자 E씨는 이날 오전 9시45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제1투표소 야외에서 투표를 위해 대기하며 전자담배를 피웠고 이를 제지하던 남성을 말다툼 끝에 폭행했다.
경기 고양시의 한 투표소에서는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특정 후보를 찍으라고 소란을 벌여 경찰이 출동했다. 또 경기 안양시에서는 투표용지 수령인 명부에 투표인과 다른 사람의 서명이 돼 있다는 중복투표 의심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대선 투표를 한 곳인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 투표소 입구에는 '대통령 김문수'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풍선이 걸려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국에 설치된 이색 투표소도 눈길을 끌었다. 투표소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학교나 동사무소 등 관공서에 주로 마련한다. 그러나 공공장소를 마련하지 못했을 경우 민간 시설에 투표소가 설치하기도 한다. 부산 수영구에서는 '레슬링장'에,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서는 웨딩홀에 각각 투표소가 차려졌다. 이 밖에 식당, 택시쉼터, 태권도장 등 다양한 장소가 이색 투표소로 탈바꿈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3일 구로구의 한 결혼식장에 마련된 구로5동 제1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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