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제도 개선 작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유상증자 중점심사와 함께 합병·물적분할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입법을 적극 지원하고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 이행 점검, 사모펀드(PEF) 검사 확대 등 투자자 호보와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후속 조치도 병행한다.
함 부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그간의 성과 및 향후 계획' 브리핑을 열고 "유상증자 중점심사를 지속하고 합병 및 물적분할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입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 산업은 외형적으로 지속 성장 중이다. 지난 2014년 말 1335조원이었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2303조원으로 과거 대비 72.5% 급증했다. 개인투자자 수도 같은 기간 437만명에서 1410만명으로 223% 대폭 늘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의 경영 투명성과 주주권에 대한 인식 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 불공정 거래 및 금융회사의 불건전한 영업행위가 반복되면서 자본시장의 매력도와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이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SG발 주가폭락·파두 사태 등과 같은 시장 가격 불신과 자본시장 신뢰 훼손 △선진국 자본시장과 가상자산 시장 쏠림 등 자본시장 수요기반 약화 △금융투자회사의 내부통제 등 책임 강화 필요성 대두 △투자자의 단기수익 추구 투자행태 및 편중 문제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관계 충돌 심화 등을 꼽았다.
금감원은 기업의 유상증자 결정시 주주가치 영향을 간과한 사례가 다수 발생되고 있다며 지난 2월부터 유상증자를 중점심사하고 있다. 향후에도 금감원은 중점심사 대상인 유상증자에 대해 투자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기재되도록 일관성 있게 심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일정기간 경과 후에는 중점심사제도 성과평가 후 제도를 보완한다.
이와 함께 일반주주 이익보호를 위한 인수·합병(M&A) 등의 제도개선에도 나선다. 현재 합병 및 물적분할과 관련해 논의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입법화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시 공모신주 우선배정 내용은 정무위 법안소위 상정 준비 중이다.
금감원은 운용업계가 투자자 자산의 수탁자로서 책임 있게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제도 정비와 행사내역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공·사모펀드의 상장법인 의결권 행사내역 점검 결과 행사율 및 반대율은 각 91.6%, 6.8%로 전년(79.6%, 5.2%) 대비 개선됐으나, 주요 연금인 국민연금(99.6%, 20.8%)과 공무원연금(97.8%, 8.9%)에 비해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오는 6월 초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현황 점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 전반에 수탁자 책임 활동이 확산될 수 있도록 스튜어드십 코드 운영방안도 지속 개선할 방침이다.
또한 PEF에 대한 감독·검사도 강화한다. 그간 PEF는 국내 M&A 시장에서 기업구조조정, 모험자본 공급 등을 위한 핵심 플레이어 역할을 했지만, PEF 산업이 성장하면서 부정적인 시각도 커졌다.
단기 투자금 회수만을 위한 운용이 기업의 장기성장을 저해한다는 지적과 과도한 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으로 기업 재무구조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노동자, 소상공인, 소액주주 등과의 마찰로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으며 임직원의 일탈행위 등을 감시하는 내부통제마저 부실한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금감원은 PEF의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구조조정과 모험자본 공급 등 PEF 본연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투자규모, 법규준수,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사범위와 수준을 차등화할 예정이다.
또 연 5개 이상 검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금융위와 함께 학계·업계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고려해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보완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시장과 적극 소통하고 정책 제언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자본시장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노력을 중단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알렸다.
더불어 "시장의 자율성은 존중하되, 불공정거래 및 금융투자업계의 신뢰훼손 행위 등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 아래 엄정대응 기조를 지속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영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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