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공판까지 세번째 법정 공개출석한 尹
'부정선거 영화 왜' '대선 할말' 묵묵부답
檢, 비화폰 서버 압수영장 직권발부 요청
"의원 끌어내" 등 비화폰 기록 확보 가능성
한덕수·이상민·최상목 등 국무회의 행적 조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마지막으로 열린 '내란 수괴 혐의' 공판에 출석했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 계엄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 등의 '수사 리스크'도 불거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수괴·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법원 명령에 따라 법원 지상 출입구를 통해 공개 출석했다.
재판장인 지 부장판사는 앞선 1·2차 공판에서 대통령경호처의 요청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허가했으나, 구속 취소에 이은 특혜 의혹을 받자 3차 공판부터 일반 피고인들과 동일하게 지상으로 출입하도록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전 할 말은 없는지', '부정선거 영화를 왜 관람했는지', '검찰의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 영장 발부 요청에 입장이 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포토라인을 지나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공판에는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계엄 당시 특수부대 병력 269명에게 국회 출동을 지시하고, 지휘차량에 실탄을 싣고 가 현장 지휘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현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준장은 지난 2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으로부터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전기라도 필요하면 끊으라'는 윤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찰 특별수사단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비화폰 통화한 기록이 계엄 종식 후 '원격 삭제'된 정황이 경호처 비화폰 서버 분석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피의자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증거인멸 혐의 관련 수사를 개시한 상태이며 원격 삭제된 윤 전 대통령, 홍 전 차장, 김 전 청장 관련 사용자 정보 기록을 복구하기 위한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특수단 관계자는 전했다.
원격 삭제 시점은 지난해 12월6일로, 윤 전 대통령이 홍 전 차장을 경질했다는 보도가 나오던 무렵이다. 경찰은 또 계엄 선포 당일 국무회의 참석자 중, 내란 혐의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수사하고 있다.
특수단은 이날 오전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을, 낮부터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도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 3인의 진술과, 경호처로부터 확보한 국무회의장 내부와 대통령 집무실 복도 CCTV 영상에 '차이'가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12·3 비상계엄 위헌으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오전 공판을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