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양강으로 맞붙는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준석(사진) 후보가 선거자금을 일부라도 보전받기 위해서는 10%의 득표율을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해 보수 유권자 사이에서는 김 후보에게 집중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이준석 후보가 활발한 선거운동 등을 벌이면서 중도층의 마음이 움직일지가 관건이다.
이 후보는 11일 부산을 방문해 영남권 민심 공략 행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가덕도신공항 등 주민의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제16대 총선 출마연설을 진행했던 부산 명지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부터 국제선 전용인지, 장거리인지 등이 명확하지 않아 공항의 가치가 계속 흔들렸다"며 "지금 여당은 TK는 TK대로, PK는 PK대로 눈치만 보고 자기 지역에 피해가 갈까봐 말도 못 꺼내는데 그 결과 가덕도 공항은 밍숭맹숭하게 추진되고 기재부도 예산 심사에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좋은 일이 생기면 부산 숙원사업도 정치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도층뿐 아니라 보수 지지자들의 마음도 사로잡겠다는 일념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부산과 대구 모두 민심이 좋다. 당원 가입 추세도 부산이 가장 높다"며 "윤석열 정부의 계엄·탄핵 정국에서 지역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주도권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는 실망감이 개혁신당으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 전 대통령과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김 후보와의 단결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낸 것에 대해 "본인이 잊힐 게 두려워서 하는 이야기"라며 "부산, 경남의 훌륭한 시민께서 어떤 얘기가 나오더라도 결국 미래에 답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뒤에는 "계엄으로 국민을 위협에 빠뜨렸던 세력도 심판받아야 하고, 기고만장해서 삼권분립까지 위협하려고 하는 또 다른 세력 등 두 세력을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12일 자정부터 전남 여수 산단 금호피앤비화학 여수2공장을 방문해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부산에서 여수로 이동하며 영호남 모두를 끌어안겠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지난 4일 이 후보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5월 광주 정신'을 살리겠다는 발언도 했다. 이 후보와 개혁신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995개의 묘비를 일일이 닦고 헌화하는 '친호남' 행보를 보였다. 또 이공계 출신인 만큼 타 후보들과 다른 자신만의 강점을 부각하고 산업계의 부흥을 다시 이끌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이 후보는 여수 일정이 끝난 후 곧바로 서울로 올라와 방송에 출연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이 후보는 자신의 SNS에 "사실 발상을 조금만 자유롭게 해보면 매일 고속버스 막차 타고 다니면서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며 "한 달 동안 제 주거지는 심야 고속버스여도 좋다. 한 분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기 위해 구석구석 다닐 것"이라고 밝혔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일대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축제에 참가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