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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DT인] 전영환 홍익대 교수 "지역 차등 전기요금제, 도·소매 동시 적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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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
39년 동안 한 우물 판 전력 전문가
불편한 진실도 정책 개선 의견 제시
공장 비수도권 이전 등 지역발전 유도
수도권 중심 송전망 계획 수정돼야
[오늘의DT인] 전영환 홍익대 교수 "지역 차등 전기요금제, 도·소매 동시 적용해야"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가 10일 서울시 당산로에 위치한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한나 기자.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별 차등 전기 요금제(차등 요금제)'를 위해선 도매가격 뿐 아니라 소매가격도 함께 도입해야 합니다. 도매가격 차등화만으로는 소비자들이 내는 전기요금이 전혀 달라지지 않습니다."

전영환 홍익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1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2026년부터 시행 예정인 차등 요금제에 대해 "정부는 전력 도매 단계부터 먼저 시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소매 시장도 동시에 제도가 설계되고 진행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차등 요금제는 현행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요금 구조로 돼 있는 시스템과 달리 지역별로 전기 요금을 차등 책정할 수 있는 제도다. 제도가 시행되면 부산, 충남, 강원, 울산 등 발전소가 집중된 지역의 요금은 낮아지게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일단 내년 상반기 도매시장부터 차등요금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에게 체감되는 소매 시장은 2026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전 교수는 "도매 시장은 발전사들이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공사(한전)가 구매하는 시장으로 내년 상반기에 '전력도매가격 차등제'라는 이름으로 먼저 시행될 예정"이라며 "소매는 한전이 이렇게 구매한 전력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정부가 전력 시장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 단계별 접근을 취하고 있지만 도매 시장의 개선에 우선 치중된 것은 한계이자 함정"이라며 "한전이 도매 시장에서 전력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가 정부의 계획대로 2026년 소매 시장의 차등 요금제 도입이 쉽지 않다고 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력 자급률이 낮은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비싼 전기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절반 이상(50.6%)이 수도권에 모여 살지만 지난해 기준 서울의 전력 자급률은 8.9%로 10%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부산은 216.7%로 기준선인 100%를 상회한다.

그는 "소매 시장의 개혁은 정치적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수도권은 가장 큰 전력 소비자로 전기 요금이 오르면 유권자들의 반발 때문에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은 반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그가 소매 시장까지의 차등 요금제 동시 추진을 주장하는 이유는 국내 송전망 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 중 하나라고 보고 있어서다. 지방 지역의 저렴한 전기요금이 결국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과 공장의 비수도권 이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을 위한 최대 현안인 송전 인프라 확충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많은 비수도권 지역은 발전 단가가 저렴하니 현지에서 송전망에 의존하지 않고 전력을 저렴하게 직접 사용할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는 원가도 안 들기 때문에 있어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지역별 거점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현 수도권 중심의 송전망 계획이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의 전력 송전망 계획은 역사적으로 수도권 중심으로 구축돼 왔다. 수도권은 한국의 경제, 행정, 인구의 중심지로, 전력 수요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송전망은 한전이 적자여도 반드시 건설해 나가긴 해야 한다"며 "송전망 자체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송전망 계획 자체를 수도권 수요 위주로, 수도권으로만 전력을 보내기 위해 송전서 구축을 계획하는 것은 답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호남에서 충청으로, 경상에서 호남으로 연결하는 등 지역별 거점 네트워크를 통해 전력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전체적인 방식이 필요하다"며 "거점 연계 송전망이 있어야 자연재해나 기타 요인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도권 중심의 송전망 계획은 탈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를 위해 송·배전 문제를 포함해 전체적인 에너지 계획 관리를 하는 정부부처가 필요하다"며 "지난 5월 31일에 공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실무안에도 송전망의 문제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 타워나 위원회를 구성하고 책임자를 지정해 전체적인 국가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이렇게 해야 정부 부처뿐 아니라 기업들 역시 실행 과정에서 자원의 전체적인 낭비를 줄이고, 전체적인 정책 운영 목표 달성이나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재생에너지 업계에서 깊은 통찰력과 따가운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 학자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석사와 동경대학교 전기공학과 박사 학위를 모두 전력계통제어로 받았고, 1985년 한국전기연구원에 입사해 지금까지 총 39년 간 업계에 몸담으면서, 때로는 불편한 진실이라도 정책 변화와 개선에 대한 의견을 내고 있다.

전 교수는 "그때는 탄소 중립이 화두인 시대는 아니었지만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며 "해외는 재생에너지에 집중을 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아지기 시작했고 국내는 환경적, 정치적 요인 등으로 재생에너지가 쉽기 늘지 않아 지금까지 온 것인데 때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도 있지만 제대로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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