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잘 하는 것과 AI 융합"…디딤대 만드는 기업들
한컴, 초안·요약추천 기능 투자
자동 문서작성 '한컴독스' 출시
한글 문서 데이터화도 적극적
한글과컴퓨터가 올해 오피스 SW(소프트웨어)에 LLM(대규모언어모델)을 접목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며 AI 사업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김연수 대표가 'AI를 통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직접 선언한 데 이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컴은 그동안 패키지 오피스 SW인 '한컴오피스'를 중심으로 견고한 성장을 이어왔다. 코로나 시기에는 30년 넘게 쌓아 온 문서 솔루션 기술을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SW)에 접목하고, 웹오피스를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맞춰 제공하는 등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한컴은 지난해부터 그간 축적한 문서 기술에 접목할 AI 기술 개발과 활용에 집중하며 제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LLM과 특정 도메인에 특화된 자체 개발 sLLM(경량형 언어 모델)을 적용하고, 고객이 어떤 모델을 선택해도 효율적으로 구동하도록 연결하는 전·후처리 기술력을 보유해 시장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기반을 갖췄다.
한컴은 지난 1월 딥러닝 기술에 토대를 둔 딥 시맨틱 QA(Question Answering) 플랫폼 개발 등 차별화한 AI 기술을 보유한 '포티투마루'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포티투마루가 개발한 sLLM인 'LLM42'와 검색증강생성(RAG) 기술 'RAG42'를 전자문서 기반 기술과 결합해 기업과 공공기관 등이 생성·보관 중인 한글 문서를 학습시키고, 질의응답과 정보 탐색, 문서 초안 작성, 요약 및 추천 등 다양한 AI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보유한 '한컴이노스트림(구 클립소프트)'의 경영권을 인수해 리포팅툴과 전자서식 솔루션 등을 한컴의 SDK(SW 개발 키트)와 같이 모듈화한 기술과 결합하기로 했다. 올해 선보일 AI 활용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인 한국판 코파일럿 '한컴 어시스턴트'에도 강력한 리포팅 기능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인다. 한컴은 3월, 스페인 AI 생체인식 기업 '페이스피'에도 전략적 투자를 했다. 페이스피는 안면, 지문, 동공, 음성 등 AI 기반의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국내에도 다수의 금융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한컴은 AI 활용 지능형 문서 작성 도구인 '한컴 어시스턴트'와 질의응답 AI 솔루션인 '한컴 피디아'의 베타 버전, AI 자동 문서 작성 기능을 추가한 구독형 문서 편집 서비스 '한컴독스 AI' 정식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컴 어시스턴트는 스마트 문서 작성 엔진을 기반으로 LLM과 연결돼 동작하는 지능형 AI 도구다. 자연어로 명령하면 LLM을 거쳐 내용을 이해하고 의도를 분석해 자동으로 문서 생성을 돕는다. 세계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한컴만이 보유한 스크립트 엔진을 활용해 문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만큼 단순히 LLM을 연동하는 수준의 여타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한컴 피디아는 한컴의 AI 기술과 SDK 기술들을 결합해 고객이 보유한 문서 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해 자연어로 답변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이고 환각 현상을 최소화한다. 구축형으로 제공해 기업 등 고객 정보를 보호하고, sLLM부터 LLM까지 사용 목적에 최적화한 언어 모델을 활용할 수 있어 효율적인 비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한컴은 AI 기반 한글 문서 데이터화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 대부분이 한글 문서로 이뤄진 만큼 한글 문서 안의 정보를 빠르고 유연하게 데이터화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도록 돕는다는 구상이다. 한컴은 김연수 대표 취임 이후 세계적 수준의 문서 기술에 AI 기술을 더하고 이를 SDK 형태로 모듈화해 다양한 기업·기관들의 시스템이나 솔루션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컴의 오피스 솔루션 기술을 집약한 오피스 SDK를 대만의 '케이단 모바일'에 공급해 대만 최초의 자국어 오피스 제품 '케이단 오피스' 패키지를 선보이는 데 기여했다. 최근 PDF 문서에서 AI 데이터를 추출하는 '한컴 데이터 로더'도 내놨다. 타사의 우수한 기술을 한컴의 다양한 생산성 도구에 적용하는 플랫폼화 전략도 펼친다. 기술과 영업력, 사업 기회를 공유하는 협력체인 '한컴얼라이언스'도 발족시켰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한컴이 잘하는 기술을 집약한 다양한 AI 서비스 라인업을 활용해 글로벌 AI 시장에 빠르게 침투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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