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악성 민원인으로 인한 일선 공무원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전화로 폭언이나 욕설을 퍼붓는 민원인에 대해 공무원이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하고, '민원 폭탄'을 쏟아내는 경우 민원시스템 이용을 제한한다.
행정안전부는 2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악성민원의 유형을 폭언, 명예훼손, 성희롱 등으로 세분화하고 그 대응방안을 각급 기관에 안내할 계획이다. 전화와 인터넷, 방문 등 민원신청 수단별로도 악성민원 차단 장치를 마련한다. 행정력 낭비를 야기하는 반복 민원에 대해 조기에 종결할 수 있도록 한다.
악성민원이 발생할 경우 기관 차원에서 적극 대응하도록 전담팀을 운영한다. 민원실에 비상벨을 설치해 폭행이나 기물파손 등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한다. 피해를 입은 공무원이 발생하면 6일 이내 공무상 병가를 낼 수 있도록 하고, 공무원 마음건강센터 등을 통해 회복을 돕는다.
악성 민원인은 공무원을 상대로 징계요구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민원공무원이 악성민원 대응 과정에서 징계요구를 당하면 경위를 참작하고, 악성민원으로 피해를 입은 공무원은 필수 보직기간 내에도 전보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민원공무원에 승진시 가점을 부여하고, 난이도에 따라 민원수당 가산금도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민원처리법과 정보공개법 등 개정이 필요한 법률을 발의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민원 부서에 신규 공무원 대신 경력자를 우선 배치하고, 인사 가점·수당 지급 등의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악성민원으로부터 민원공무원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라며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국민이 안정적으로 민원서비스를 제공받고, 사회에는 민원공무원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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